프로그래밍 그루비10점
기욤 라포르쥬 외 지음
박제권 옮김/인사이트

 
원서는 Groovy in Action. 이 책이 나온 것은 2006년. 나는 06년 12월 5일에 PDF 버전을 사서 읽었었고, 덕분에 그때 진행하던 프로젝트에 재미있게 적용했었다. 그때, 이런 책은 번역판 안나오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좋은 기술인데 국내에는 알려지지 않는게 안타까웠다.

그리고, 일년 뒤 겨울. 이런 저런 사정이 생겨서, 더 이상은 회사에 출퇴근하는 생활을 하지 않겠다, 는 결심을 하고 이것 저것 손대고 있었는데, 루비온레일즈라는 것을 만져보니 너무 재미있었다. 양재동 “DAUM”사무실에서 루비 사용자 모임 세미나를 한다길래 한번 나가봤다. 그때 우연히 김석준님께서 옆자리에 앉으셨었다. 몇마디 나누다보니 이분이 “레일스 애자일 프로그래밍”을 번역하신 분이었다.

한번 더 김석준님과 만나는 “우연”이 있었는데, 이때는 광화문 근처, 조계사 뒤쪽의 스타벅스였다. 그리고 그 후로도 가끔씩 만나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때 그루비에 대한 내 생각을 석준님께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 한번 시작된 우연은 계속이어졌다. 김석준님이 번역서를 냈던 “인사이트”에서는 이미 Groovy in Action의 국내 판권을 가지고 있었고, 기존에 번역을 진행하던 역자가 사정이 있어서 번역을 중단한 상태였던 것. 태국으로 여행을 다녀온 이후로는, 나도 사회에 대해, 뭔가 기여좀 하면서 살고 싶다랄까, 뭐 그런 생각도 있었고, 전부터 번역이란걸 해보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다.
인사이트 측의 간단한 테스트 번역을 거친 후 2008년 1월에 “번역출판계약서”란 것을 작성하고 번역을 시작했다. 계약서에 따르면 내가 “갑” 이었다. 대기업을 다녀본 적이 없는 나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갑”쪽에 사인을 해봤다.

처음에는 번역 한페이지에, 빨간색 교정 메모가 두페이지는 될 정도였다. 회사에서 보려고 기사 하나를 번역하는 것과, 번역서를 만드는 일은 완전히 다른 작업이었다. 토요일이나 일요일, 또는 밤에 주로 번역을 했고, 시작한지 일년이 지난 지난 달에야 서점에 깔리게 되었다.



책을 받아보니, 나도 이제 역자가 되었구나라는 기쁨, 처음부터 다시 번역하고 싶을 정도의 민망함. 그리고 다른 책으로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는 욕심. 같은 것들이 느껴진다.

어쩌면 인사이트 최대의 실패작이 될지도 모르.. 지만 자바진영의 동적언어들 중에서도 그루비는 활발하게 발전하는 언어이고 확산 가능성도 높은 언어다.(고 생각한다.)

(* 아래 사진: 아무래도 화면에 PDF를 띄워놓는 것 보다는, 출력을 해서 눈으로보고, 손으로 써가며 번역하는 편이 훨씬 편했다. 어느날 밤인가, 어릴 때 본 영화속의 모짜르트 흉내를 내보았다. 번역자란 것이 생각만큼 재미있는 직업은 아니었지만, 즐기자고 마음먹으면, 나름 견딜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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