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13일 – 여행 이틀째.


09:31 비지니스 파크역
10:02 친구 천수각 등정
11:22 오사카성 앞 해자 배회
11:37 JR 오사카 고엔역. 료마 포스트 발견. (전철, 앞이 트여있음 !!! )
12:03 우메다역. !!! 인파 !!!
13:07 요도바시에서 K-7 구매성공
14:29 한큐32번가 덴뿌라, 사케, 미즈와리로.
15:15 한큐32번가 전망대에서 K-7 개봉
16:41 요도바시 1층에서 커피한잔
18:35 기노쿠니야 서점에서 사진집 세권 지름. (기차통학, 아이의사진 어른의 사진 1,2권)
19:00 저녁, 라멘. 우메다역 1층 먹거리 골목. (어제코스 한번더 걸어감.)
21:30 호텔 도착. (다리 아픔.)

오늘의 시작은 오사카 성으로 해보자.
성에 가는 길에 담쟁이가 멋진 건물을 만났다.


오사카 성.

모양은 옛것이지만, 신축 건물이다. 저 빛나는 금 장식이, 유치해보였다. 안그런가?


성은 운동하기 좋은 공원이기도 하다.


나는 이미 천수각이란 곳을 세번이나, 네번이나 올라갔었던 사람이다. 그것도 아기를 안고서 말이지. 이런 신축 빌딩에는 올라갈 수 없다. 미안.

친구를 혼자 올려보내고 나는 혼자 광장을 서성였다. 오늘 잠에서 깨어나면서 약간 공황 징후가 보였지만 견딜만 했다. 잘 보면, 사라진다.


지금 이 순간은, 오랜만에 자신과 하나가 된, 살아있다는 느낌.


저기 비행기가 오사카성을 향해 날아가고 있다.


일본에 오면 어떤 냄새가 난다. 그리고 코가 기억한다. 아 이거. 지난번에도 맡았었어. 물때 냄샐까… 분유같기도 하고. 세제가 제일 유력한데, 아직 불확실하다.

저 아저씨는 강아지를 산책시키다가 지나가는 또다른 애견인과 담소중이다. 지하철에서도 아는 사람을 만난건지 중간에 서서 얘기 나누는 사람들을 몇번 보았다. 오사카, 적당히 크고 적당히 작은 도시같다. “세인토 바나도까, 나” 지나가던 할아버지도 애견인들 담소에 한마디 거들고 간다.

구마모토에 반했었는데, 어디든 비슷하다.


성을 나와 오사카고엔역으로 갔다. 저것은 료마 !

전국 어디를 가던 료마를 볼 수 있었다. 후쿠야마의 인기때문이겠지만 11편까지 본 소감으로는 너무 징징 짜는 느낌. 갈릴레오때가 훨씬 좋았다. 하지만, 어쨌든, 잘생기긴 했어.

저 포스터를 저때 몰래 떼어왔어야 했다. 혹시 NHK에 가면 팔고 있을라나.


전철 앞이 트여있다. 아들이 보면 엄청신기해하겠다. 사실 내가봐도 신기하다.


내가 저 사람들을 헤치고 우메다역을 걸어다녔다는 기쁨에 젖어서 한컷 찍어두었다.

우메다역에 초행이라면 공간 지각 능력이 뛰어난 사람도 반드시 헤매게된다. 이틀동안 몇번이나 저 인파 속을 헤집고 다닌 결과, 현 위치 파악은 대강 할 수 있는 경지에 도달했다.

 

하지만… 그건 현위치일 뿐, 주어진 목적지에 가는 방법은 여전히 미지수. 평면이라면 대강 알겠는데, “지하 혹은 지상 몇층” 이라는 높이까지 더해지면 찾을 수 없게된다.


어찌어찌해서 HEP-FIVE의 관람차가 보이는 식당에서 맛있는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이 한큐32번가란 녀석은 찾아오기가 꽤 힘들었다. 한큐그랜드빌딩의 27에서 31층까지를 부르는 이름이 “한큐32번가”란다. 안내판에 “한큐그랜드빌딩”은 있었지만 “한큐32번가”는 없었다. 거의 바로 앞에 와서야 “32번가”라는 단어를 발견했다.

저 HEP-FIVE의 HEP은 ‘한큐 엔터테인먼트 플레이스’의 약자다. 가만보면 내가 오늘 돌아다닌 동네 전체가 이 한큐라는 재벌 땅이다. 어떻게 해서 이런 공간이 있을 수 있는지 궁금했는데, “한큐 한신 재벌 부동산” 이라는 키워드로 구글 검색을 해보면 이런 저런 이야기들을 알 수 있다. 극장이나 구단따위로 시민들이 불만을 품지않게끔 한다, 는 설명도 있는데, 시민들이 얼마나 좋아하는지는 알 수 없지만, 이런 공간에 저렇게 북적대는 걸 봐선 재벌이름이 자꾸 들려도 괜찮은 갑다. 코엑스몰처럼 이름만 봐선 누가 주인인지 알 수 없는 우리랑은 조금 다른 듯. 재벌에 대한 묘한 적대감이 이들에겐 없는 걸까.


450엔짜리 사케를 “미즈와리”로 추가했다. 도대체 왜 미즈와리로 먹는지 궁금했었는데, 먹어보니 그런대로 괜찮았다. 향을 은은하게 즐기고 싶어서 그랬어요,라는 느낌?

밥먹기전에 요도바시에서 K-7을 질렀다. 장시간의 협상끝에 119000엔에 획득. 별로 큰 이익은 아니지만, 환전할 때 환율을 잘 받아갔으니 이익은 이익이다.

아이폰으로 비꾸카메라 사이트에 접속해서 “저기는 얼만데, 여기는 왜 저렇게 비싸요?” 라니까, 꼼꼼하게 가격을 챙기더니, 나를 쳐다보면서 “진짜로 살껀가요?” 라고 물었다. (아니, 그렇게 묻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하이” 라고 대답해줬다.

아저씨, 한참을 어딘가 전화하고, 마지노선을 알아보더니, 저 가격을 제시했다. 소비세는 지금 깎아 주는 것이 아니라, 공항에서 환불받는 거라고 말했는데, (아니 말한것 같았는데) 공항에서는 받지 못했다. 공항 아저씨는 저 가격이 면세 가격이라고 했다. 문제는… 기타큐슈 공항에선 나 같은 인종을 처음 보는 것 같았다는 것. 어쩐지 일본어가 딸려서 5만원 손해본 느낌이다. 물론, 아닐 수도 있다. 언제나 진실은 저 너머에…


식당이 있는 층의 전망대 앞에서 K-7을 개봉했다. 이 상자는 고이고이 펼쳐서 트렁크에 깔아두었다가, 집에 돌아온 후 이 사진을 참고해서 그대로
복원했다. 혹시 팔게 될 때를 대비해서…


역사적인 첫 컷, 이라고는 하지만, 공사중인 오사카 우메다 역일 뿐이다.
좋은 카메라라고 해서 감동적인 사진을 찍어주지는 않는다. 뭐, 당연한 일이다.


번들 줌으로 땡겨봤다. 잘 땡겨진다.

사진질을 조금해주다가, 다시 한번 우메다역 북쪽 한큐3번가 기노쿠니야 서점에 가서 섹션별 배치를 꼼꼼하게 살폈다. 쓸모는 없지만, 다시한번 살펴보면 북서쪽 구석이 각종 사진집, 북동쪽에는 유아, 학습따위, 동쪽은 역사, 종교, 기술, 중앙은 단행본 등등, 남쪽으로 가면서 소설 따위, 남쪽 입구에는 잡지가 있다. 교보는… 음… 여행코너랑 소설코너만 기억난다. 컴퓨터는 없는 거나 마찬가지고.


서점에서 요도바시카메라쪽으로 가려다가 만난 불단. 빌딩을 만들면서도 불단을 없애지는 못했던 걸까. 위치는 초라하지만 내실은 있는 곳인 듯했다. 가이드 북에는 설명이 없었다. 어런거 설명해주는 가이드북은 없겠지, 있으면 너무 두껍던지.


요도바시 1층 까페에서 쉬었다. 이틀째일 뿐인데, 안쓰던 몸이라 그런가 벌써 응급신호들을 보내온다. 일단 무시. 어떻게 나온 여행인데… 더 돌아다녀야만 한다.


우메다역 지하 (라고 하긴 뭐하고 1층이라기도 애매한) 의 식당가에서 발견한 라면집. 세가지 대표적인 라면을 골라먹을 수 있다. 가게 이름은 모른다. 빨간 노렌이 있던 집이라는 것 밖에.

의외로 맛있었다. 사실 일본에서 먹은 음식들은 대체로 입에 맞았다. (우동빼고, 우동은… 기념으로 먹어줬다. 먹을만도 했고… 하지만 그거 먹으러 다시 가고 싶지는 않다.)

우쨌든, 오늘도 호텔까지 걸어보기로 한다. 저게 상당히 유명한 극장이라는데,

 


저건 꽤 재미있는 과학관이라는데, 이번엔 못들어가봤다.


이쪽 물가는 싼듯.. 비싼듯.. 갈피를 잡기 힘들다. 한국에서도 맥주든 생맥주든 자주 먹는 편이 아니라, 더 잘모르겠다. 대강 보면 우리랑 비슷한 것 같다.



내가 본 편의점중에 가장 크고 세련된 놈 같다. 색깔만 보면 호텔 바 같다. 주인 취향이 고급스런갑다.

카수가 빌딩이다. 유명한 건물인지는 모르겠다.
노출된 계단이 특이했다.


어제 쉬어가던 공원에 다시왔다. 이 공원의 낮은 보지 못했지만 낮에 와도 꽤 좋을 것 같은 공원.
이름은… 우츠보공원 – 靭(うつぼ)公園. 이 부근에 조용한 까페들도 꽤 보이고, 옷가게들도 어쩐지 여자들이 좋아할 것 같은 느낌이다. 특히 공원에 창을 대고 있는 까페들에는 한번 들어가보고 싶었다.

 


밤에 본 것만으로도 참 좋았던 이 공원은 사실 어시장이었다고 한다. (“우츠보”는 “곰치”)
2차 대전 때 공습으로 폐허가 되었다가, 미군이 비행장으로 사용했고, 그래서 공원이 길쭉하단다. 중앙에 오래된, 차마 없애지 못한 신령스런 나무가 있다는데 몰라서 못갔다. 다리도 아팠고… 뒤져보니 나무 사진을 올린 일본 블로거가 있다. 신령스러워 보인다.


나는 시대에 뒤떨어진 델X1을 들고왔지만, 아이폰이 있어서 액정이 작다는 것 빼고는 디지털 생활에 지장은 없었다. 충전기도 로밍회사에서 같이 빌려줬다. 충전기는 USB로 연결할 수 있다.


친구는 무려 맥북을 들고오셨다. 테더링이 될꺼라는 내 정보 때문이었다. 미안. 이래서 가이드는 하면 안된다. 잘못된 정보를 들고 오더라도 나 혼자만 힘든 거면 상쾌할 수 있다.

발은 아무 이상없는데, 무릎이 슬슬 아프다고 신호를 보냈다. 아직 교토는 시작도 안했는데?? 무릎을 주무르면서, 일본어가 가득한 테레비를 보는데 갑자기 등장한 목욕신.


급흥분했지만, 이런 건 우리나라에서도 나온다구. 일본 테레비면 좀더 심해야 하는 것 아닌가. 훈계해줬다.


이번 여행에 큰 도움을 주신 론리플래닛 교토편 소책자. 이건 계획도 없던 몇년전에 교보에서 누군가에게 사달라고 해서 얻어낸 녀석이다. 가끔 이 녀석을 보면서 꿈을 키웠었는데… 역시 꿈꾸다보면 언젠가는 이루어지게 되는 거다.

 

One Comment

  1. 스프 April 3, 2010 at 3:28 am

    음..오사카성은 유치한거…맞지..
    그리구..갈릴레오 아저씨는 잘 생기긴 했으나..늙. 었.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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