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14일 아침.

09:00 기상
09:27  전철, 요도야바시에서 게이한혼센으로
10:47  산조역 도착(내리자마자 절, 발견, 짐맡기고 배회. 기온. 신바지쪽 주유.)
11:18  시조대교
12:28  커피숍 (아줌마로부터 정보 획득.)
13:00  무사시 초밥
13:18  툴리스 커피
14:20  테라마치, 혼묘지.
15:08  체크인. (친구 == 헤이안 신궁, 나    == 어슬렁, 개울(시라카와) 선광사, 화정여고)
16:23  접선, 쇼렌인
16:48  헤이안신궁 앞 (숙소로 귀가)
19:20  저녁 식사
20:26  라이트업 찍으러 출동 (흩어짐)
21:30  친구 접선. 귀가 : 야사카진자-기온-시조-산조
22:40  시조역 앞에서 재즈. 우왕 쿧 !!!


두 사람의 사진은 렌트카에 붙일라고 가져갔는데 숙소에서만 썼다. 차에 타기전에 짐을 정리하다보니 정작 차에는 붙이지 못했다. 미안.


저 위에 여자는 우리나라 배우인 줄 알았다. 일드를 너무 많이 보고 있다. 지금 다시 봐도 우리나라 배우인 것 같다.


교토로 가는 전철. 처음엔 넓게 갔는데, 중간에 상당히 뚱뚱한 아저씨가 옆자리에 앉더니 큰소리로 코를 골면서 잔다.  혹시 일본 지하철에서는 이런일이 자주있는건가 싶어, 주변을 살펴보니, 다들 얼굴을 찌푸리고 있다.

한번 깨워볼까 싶었는데, 시비를 걸만큼 심하지는 않았고, 일본인들이 조용하기를 기대하는 내 마음 때문에 더 짜증을 내고 있는 것 같기도 했다. 일본인이라고 모두, 항상 주변을 신경쓰는 건 아니겠다. 이런 저런 사람이 있을꺼다. 내가 살아남으려면 조용한 동네로 이사하기를 꿈꾸기보다는 이런 상황에도 적절하게 대처하도록 나를 다듬는게 맞다.

잔뜩 짜증난 것 같지만, 사실 이 상황에 대해 나름대로 철학적, 심리적 고찰을 하느라 정작 깊은 짜증 같은 건 내지 못했다. 예민하던 성격이 많이 깎여나간 것 같아 다행이다.


오사카에서 교토까지는 대강 이런 분위기. (아이폰으로 찍어서 화질은 별로지만, 그래도 분위기는 기억나게 해준다.)  가끔 강이나 나즈막한 산도 보이는 한적한 주택가가 주욱 이어졌다.

교토역이 아닌 산조역에서 내렸다. 숙소는 산조역 바로 앞에 있는 이로하 료칸.

나중에 뒤져보니 교토에는 신사나 절이 2000개 정도 있단다.


그때는 얼마짜린지 기억도 못하고 있었는데, 이로하는 꽤 비싼 여관이다. 예약한 후에 동생에게 자랑질하는데, 2004년 동생이 교토왔을 때도 여기를 이용했다며, ‘괜찮은 곳이지’ 란다. 일박에 만엔짜리니까… 괜찮아야 한다.

짐을 맡겨놓고 동네를 둘러보기로 했다. 뒷골목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기온이 나올꺼다.


시라카와,라고 읽는다. 교토의 동쪽은 東山이라고 쓰고, 히가시야마,라고 읽는다. 지도를 보니까 그렇게 쓰여있다.


이로하는 위치가 환상적이다. 서쪽으로는 산조대교, 남쪽으로는 기온이 코앞. 기요미즈데라나 난젠지도 걸어갈 만한 거리다. 덕분에 너무 심하게 걸어다녔다. (오사카에서는 위치가 않좋았는데도 걸었다. 우린… 걷는게 좋았나보다.)

시라카와를 따라서 신바시쪽으로 가보았다.


가기전에 참고로 보았던 아소비바 따위에도 나온, 교토의 대표적인 거리. 가끔 모델들이 사진 찍으러도오고, 기모노입은 사람들도 같이 사진 잘 찍어준다는데, 별로 보이지 않았다. 저녁때 갈껄 그랬나.

저 개천 옆 가게들은 엄청 비싸겠지, 라고 생각했다. 여기나 아니면 폰토쵸에 가게들에 한번 가보자고 마누라한테 졸라봤는데, 별로란다. 가이세키는 영 요리같지 않단다. 맞다. 사실 그런데에 돈쓰느니 푸켓에나 한번 더 가는게 보람찬 일일지도 모르겠다.


3월의 일요일, 시조역이었다. 꽤나 많은 사람들. 우리가 교토를 떠난 뒤 얼마있다가 벚꽃이 피었다는데, 그때는 저보다 훨씬 북적였겠지.

시조대교에서 찍은 가모가와.

해보고 싶었던 것 하나가 바로 이뤄졌다. “판타스틱 호루모”에 비오는 시조대교에서 소호루모 결투가 벌어지는 대목이 나오는데, 그 대목을 읽으면서 시조대교에 가보고 싶다고 불끈… 결심했었다. (사실 음양사의 흔적도 찾아가볼까 했는데, 그건 너무 오래된 이야기라 제대로 찾아낼 자신이 없었다.)


폰토쵸. 양쪽이 모두 밥집, 술집이다. 먹을만한 집들도 있다지만, 우린 회전초밥을 먹어보기로 했다. 여긴 기본적으로 비싸보였다.


일본식 집에서 이층의 저 부분만 보면, 카메라를 땡기곤 했다. 아늑함. 향수. 어린 시절. 숨바꼭질. 그런 것들이 떠오르는 공간이었다.

나만, 그런가.


폰토쵸를 걷다가, 중간에 가모가와쪽으로 트인 공간이 나왔다.


재미있는 길이다. 더 어렸다면 한번 내려가 봤겠지.


왠지 들어가도 될 것 같은 까페가 있어, 문을 열어보니 아주머니 한분이 카운터를 지키고 있었다. 커피 마실 수 있냐고 물어보며 들어가 앉았다. 안되는 일본어로 몇마디 말을 걸어보았다.


아주머니는 아드님도 축구를 하고 있고, 자신도 박지성의 후안(팬)이었다고 하셨다. 박지성이 교토에서 뛴적이 있는 줄은 몰랐는데, 친구녀석이 자세히 알고 있었다(교토 퍼플 상가라는 구단이었단다). 교토 구단에서는 박지성을 유럽으로 보내면서 ‘언제든지 돌아와도 좋다’고 했단다. (‘언젠가는 교토에 돌아와줘’ 였던가…) 아주머니는 박지성이 교토에서 뛸 때 바꾸짱, 이라고 부르면서 응원했었단다. 아줌마… 우리도 바꾸짱이예요…


한국사람들은 많이오는지 물었더니, 별로 안온다면서 한국여자들은 어째서 그리 이쁜가요, 라고 되묻기도 했다. 전에 여자 둘이 들어와서 커피를 마신적이 있는데, 어찌나 예쁜지 여배우냐고 물었더니 좋아하며 웃더라는 말씀. 하긴, 한국에 와서 보니 한국여자들이 평균적으로 더 미인인 것 같다. 일본 관광객들이 화장품을 많이 사가는 건 그런 이미지 때문일까.

조용하고 쓸쓸한 느낌이 나는 절을 추천해달라고 하니 “오하라의 산센인” 에 가보라고, 약도랑 가는 방법을 적어주셨다. (시즈카나… 사비시이.. 라고 아는 단어들을 총동원 했었다.) 아주 조용하고 좋다고 추천하셨다. 또 저렴한 스시집들 중에 추천할만한 곳이 있는지도 물었더니, 무사시가 갓파보다 20엔 비싸지만 그 가격차에 비해서는 더 맛있다고 하신다. 그렇다면, 다음 장소는 무사시 초밥이다.

아주머니께 인사하고 밥먹으러 간다.


산센인을 설명해주신 메모가 더 그럴싸했는데, 안타깝게도 무사시를 안내한 쪽지밖에 안남았다. 당연한 거겠지만, 한자를 쓰윽쓰윽 그려내는 대목이 꽤 멋있었다.

까페는 폰토쵸가 끝나는 곳에서 약간 왼쪽에 있다. 혹시 폰토쵸까지 갔다가 진한 에스프레소를 마시고 싶거나, 조용하게 커피한잔 하실 분들은 참고하시라.

 

One Comment

  1. 스프 April 3, 2010 at 3:29 am

    시조대교에 서셨군요..
    난 꿈꾸지 않아서 못간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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