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길상사에 다녀왔습니다. 거기의 불상중 하나는 천주교신자이신 조각가 최종태씨께서 만드셨습니다. 앞에서 바라보며 절했습니다.

길상사는 일단 서울시내에 있는 절들 중에서 그나마 조용하고, 또 신도들이 열심히 봉사활동을 하는 등… 호감을 가지게 하는 절이었습니다. 전부터 한번은 가봐야지.. 생각했지만, 왠지 선뜻가게되질 않았는데, 동생의 친구가 다녀왔다는 로그를 올린 것을 보고 그럼, 나도.. 라고 하고 다녀왔습니다.

절까지 가는 길은 너무 이쁘더군요. 집들이…

다들 잘사는 사람들인것 같았습니다. 절의 바로 앞에는 파나마 대사관같은 것도 있었습니다. 공기도 좋았구요. 일요일이라 좀 소란스러운 듯도 했습니다.

이곳의 신도들은 꽤 열심히 수행을 하는 것처럼 보이더군요. 가끔 들리는 말로는 조계사의 신도들도 열심히 공부한다고 들었습니다.

봉은사도 마찬가지고.. 요즘은 절에 다니는 젊은 분들이 열심히 공부하는 분위기인가봅니다.

마음공부를 해야한다고 했는데, 주역이라도 펼쳐놔야 하는 건가.. 하는 따위의 생각을 하면서 간 것이었기때문에, 이곳의 불자들이 공부하는 모습에 남다른 관심이 가더군요.

맑고 향기롭게.. 라고 하는 스티커를 인사동에서 보신일이 있나요? 길상사가 그 단체의 본부이기도 합니다.

좋은일 하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명패에 걸려있는 덩쿨의 이름은 “풍선덩쿨”이라고 쓰여있었습니다.

저희가 사진을 찍고 구경하는 와중에도, 휠체어에 앉아있는 장애어린이와 함께 그 단체의 회원으로 보이는 분이 말도 붙이고, 덩쿨을 보여주기도 하면서 같이 얘기해주더군요.

길상사의 가장 중요한 건물은 대웅전이 아니라, 극락전이라고 합니다. 자세한 사연은 길상사 홈페이지에 올라있습니다만, 시주자의 극락왕생을 기원한다고 하는 약간은 독특한 점이 있더군요.

그리고, 이곳의 개원법회에는 김수환추기경께서도 참가하셨었다고 합니다.

아래의 사진이 극락전의 모습입니다. 그런데, 오늘 이곳 극락전에서, 좀 말하기 뭣한 일을 했습니다.

날씨도 좋았구요. 한 열분 남짓한 불자들께서 극락전의 부처님께 절을 하고 계셨습니다. 저도 전에 회룡사에 갈때에 인터넷으로 봤던 것이 있어서, 절을 해보려고 들어섰습니다.

헌데, 잘 안되더군요. 그냥 한참동안 서서 다른 사람들 절하는 것을 쳐다보기도하고, 또, 부처님 상을 보면서 내가 여기에 왜 있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만 그러다가, 울고 말았습니다. 왜 울었는지 잘 모르겠더군요. 그냥 눈물이랑 콧물이 계속 나왔습니다. 그렇게 삼배만 하고, 반배를 올리고 나왔습니다. 왜… 울었을까요.

아직도, 정확히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도, 어쩌면, 내가 그리 잘난 것은 아니라는,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눈물이 났던 것 같습니다. 그것도 모르고 살아온 것이 너무 크게 후회가 되어서 그랬던것 같습니다.

마음을 추스리고, 길상사안의 녹차 2천원하는 셀프 찻집에 들어갔습니다.

그곳의 창문에는 합창단을 모집한다는 공고가 있었습니다.

매주 화요일 열두시에 모일 수 있는 분들이 어떤 분들일지 잠시 생각해보았습니다만, 역시, 아주머니들일 것 같다. 고 생각했습니다. 설마 청년 실업이 아무리 심각하다고 해도, 그렇게 모이기는 힘들지 않을까요?

저희는 길상사 부처님께 몇번 반배하고, 절을 나왔습니다. 그리고, 조금 걸어서 나오다가 택시를 타고 안국동으로 향했습니다.

저는, 조만간 다시 와서 부처님께 절하기로 마음먹고 있습니다. (여러분, 혹시 절에 가시면요. 대웅전에서 반배라도 하고 구경하세요. 성당에 가시면 성모상앞에서 한번씩 기도해주시고요. 그냥 구경만 하시면 안될것 같아요.)

어쩌면, 동안거에 끼워달라고 할지도 모르겠습니다만, 글쎄요. 저같은 초짜가 낄자리가 있을지… 아무튼, 이렇게 종교적인 곳에서 울어본 것이 너무 오래전인것 같습니다. 이제.. 좀있으면 정신차리고 이쁘게 살게 되겠지요? 그렇게 기대해봅니다..

안국동쪽으로 나와서 아름다운가게를 갔습니다. 일요일은 안하더군요. 그 앞에 있던 안내문입니다. 수익금이 어디어디에 쓰였는지를 알려줍니다.

유기농재료만 사용한다는 인사동의 “시천주”. 맛있었구요. 이곳에 혹시 가게되시면 꼭 “추억의 빠다비빔밥”을 드셔보시기 바랍니다. 나오실 때 녹색화폐도 달라고 하시구요. “녹색화폐”… 는 인터넷어딘가에 자료가 있을 겁니다만.. 암튼 가볼만한 집입니다. 좀 비싸지만.

밥먹고나서 손가락을 한번 그려봤습니다. 제 엄지손가락입니다. 잘… 그렸죠?


친구의 얼굴을 그려줬는데, 영, 다른 사람이더군요. 그 그림을 보고 친구도 한번 시도해보겠답니다.
하지만, 곧 우는 얼굴이되더니…
이런 … 이것이 저랍니다… 작게 축소해놓으니 비슷해보이기도 합니다만.. 별로 비슷하지 않았습니다.


그다음에는.. 줄긋기 놀이도 했구요..

요즈음 제가 입고 다니는 바지입니다. 질경이에서 샀는데, 진짜 편합니다. 어울리지는 않지만 이 바지에 검은색 나이키 아쿠아슈즈를 신으면 꼭 고무신을 신은 것 처럼 보여서 꽤 잘어울립니다.

추가:

이글을 쓰다가, 다시 눈물이 찔끔하네요. 죄를 많이 지었나봅니다. 정말로 많이 …

어쩌면, 전에, 지리산 마음 수련원에 관한 다큐멘터리의 한장면과 비슷한 것도 같습니다. 그냥 쏟아지는 눈물을 제어할 수가 없는 그런 상태였습니다.

 

4 Comments

  1. 가람 October 19, 2003 at 3:41 pm

    그러셨군요………
    그것은 아마도 님의 루트가 삼보가카야의 연화장에 연원을 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비구도, 대처승도, 우바새도 아니지만 종종 길상사를 찾습니다. 님께서 가신 하루 전날에도 방문을 해서 108배를 하고 천수경을 독송했지요. 경내를 돌면서 경행을 하기도 하고 대명왕진언을 염불화두로 삼기도 하고 침묵의 방에서 명상도 했더랬습니다…

    한국 땅에서 카톨릭은 기독교보다는 불교와 더욱 친화적입니다. 우리나라에만 있는 현상이지요.
    저는 소견으로 성모와 관음보살을 한 원류라고 생각한답니다. 님께서 카톨릭과 인연이 있다면 아마도 성모의 자애로움에 많이 이끌릴 것입니다.

    님의 모든 의문과 갈등을 종식시킬 해답은 거두절미하고 님의 내면에 있습니다. 이것은 말이나 상징이나 비유가 아닌 사실 그 자체입니다. 이것을 명확하게 알기 전까지 인간은 누구나 방황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2. 김선영 October 19, 2003 at 11:04 pm

    그러셨군요. 오라버니…
    저는 부처 앞에 무릎꿇고 앉아서
    어떻게 빌어야 하는지
    무엇을 빌어야 하는지
    뭘 바라는지 등등을 생각하다가
    결국은 울고 말았습니다.

     
  3. 빨강머리앤 October 20, 2003 at 12:48 am

    울어야지..
    울고싶으면..
    왜 울고 싶은지 모르지만 눈물이 날때..
    그때도 울어야겟지..^^
    뭣을 막겠어..

    지금 난 콧물도 막지 못하공 있어..

     
  4. jinto October 27, 2003 at 4:48 am

    가람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선영아, 소개해줘서 고마웠다.
    앤, 음냐..
    안개꽃님, 저는 안개꽃님이 어떤분이실까 궁금해요..^^

     

Leave a Reply

 

Theme by HermesThemes

Copyright © 2017 돌핀호텔의 기억.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