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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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33 기상 . 옥상 온천 (조식 없다)
08:38 출발
09:29 유후다케
09:51 유후인
10:49 아점. 누루카와 소바. 맛있다.
11:53 커피 캐러반 (긴린코, 지브리, 몸빼. )
14:25 료칸 체크인 ( 온천후 산보)
18:05 저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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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유후인으로 가는 날. 벳부시내를 빠져나와, 유후인으로 향했다.

저, 아저씨들 어쩐지 전국일주라도 하는 듯한 분위기였다.

벳부를 출발한지 한시간도 안되서 유후다케 산 중턱 휴게소에 도착했다.
저 아래가 유후인.

 

유후다케앞 휴게소.

 

이 동네의 모든 공사는 주식회사 유후에서 싹쓸이하는 건가.

 

료칸 타츠미에 도착해서, 주차를 부탁하고 체크인(3시)시간까지 돌아다녔다.

작년에 우리 가족들이 앉아서 쉬던 의자도 그대로 있고.

 

단체손님들도 여전하고.

그때 못가본 소바집 – 누루카와 – 에 와봤다. 맛있다는 얘길 듣긴 했는데, 진짜 맛있었다.

 

저 아저씨, 하루종일 국수를 만들고 계셨다.

맛있던 메밀 국수. 수제랑 기계로 뽑은 거랑은 아무래도 맛이 다른가보다.

마지막에 소바차라는 걸 주시면서, 간장그릇에 부어서 마셔보라고 주셨는데, 오호… 특이한 단맛이다.

식사후에는 커피를 마셔야한다. 두번째 방문하는 캐러반. 나는 한국에서는 구하기 힘든… 블루마운틴을 주문했고.

친구는 터키식 커피를 주문했다. 터키식 커피. 색다르다.

아저씨한테 “저 여기 두번째예요” 라면서 아이폰으로 블로그를 보여드렸다. “작년에는 가족들이랑 왔었어요”

아저씨는 안경을 꺼내시더니… 뭐라고 감탄하신다. 아이폰에 대한 감탄인지, 사진이 좋다는 건지는 모르겠다. 어쨌든, 친한 척을 했더니, 뭔가 해주고 싶으셨나보다.

“이건 터키식 커피잖아? 아래쪽에 가루가 있으니까, 다 마시면 안돼… 자 이 정도 남았을 때 말이지” 하면서 받침대를 잔 위에 덮더니 휘이~익. 뒤집었다. 이때 아저씨 폼이 상당히 멋있었다.

그리고 저렇게 엎어놓으셨다. “3분만 기다려봐.”

3분쯤 지났을 때, 아저씨는 컵을 바로하면서 말했다.

“자, 저안에 뭔가 무늬가 보일텐데, 그 무늬에 어떤 의미가 있는 거거든. 터키사람들은 이슬람을 믿는 사람들이라 점괘 같은 건 안믿어, 다 신이 하시는 일이니까, 그래도 모두들 커피를 마신 후엔 저렇게 하는거야.” “아…난 뜻은 몰라. 저 모양을 보고,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는지 자기가 판단해야지. 자 뭔가가 보여?”

내 눈에는 지혜의 상징인 올빼미가 보였다. 교토에서부터 지혜를 갈구한 덕분인지, 마스터상이 하는 일본어를 반이상 알아들은것 같다. 혹은 전혀 다르게 이해하고 있는 건지도….

 

긴린코다. 지나가는 사람들은 모두 친구한테 사진을 부탁한다. 나도 똑같이 큼직한 카메란데… 니콘이 펜탁스보다 좋은거야? 아니면 내 얼굴이 신뢰가 안가는 거야?

 

긴린코 오리들. 튼실하다.

 

저 할머니가, 오리를 보시더니 한마디 하셨다. “오이시소오….”, 그말을 듣고 킥킥 웃으며 쳐다보니까, 할머니도 웃으신다. 그죠 할머니? 맛있어보이죠?

그러고 보니…

아들 녀석을 데리고 오면 오리를 귀여워할까. 먹고싶어할까.

 

이 문은 나로써는 유후인의 첫인상 같은 것이다. 처음 유후인에 왔을 때는 해가 지고난 어두운 시간이었고, 관광버스 정류소에서부터 여기까지 이리저리 일식 가옥 사이를 헤매면서 걸어왔다. 마침내, 이 문을 나서는 순간, 불빛이 반짝거리는 긴린코를 만날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버스를 향해 돌아설 때, 문 바로 안쪽에 있는 이 집의 테이블에 앉아있는 이들을 부러워 했었다. 지금 이 집을 보면서 드는 생각은… 유후인이라는 동네는 여자를 꼬시는 청년이나, 불륜 유부남에게 작업 장소로 탁월한 곳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남녀 모두 설레이라고 만들어놓은 장소.

어쨌든, 언젠가 저기서 호수를 보면서 로맨틱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겠지 !

  다들 그대로 있었다. 장사도 잘되고.

아이스크림 여전히 달고 맛있다.

 

결국 저 집에서 지름신을 영접했다. 그래봐야 워낙 비싼 아이템들이 많아서 얼마 지르지는 못했지만.

 

푸딩이다. 지난번 그집이 더 맛있던 것 같지만, 이 동네 푸딩이 다 맛있지 뭐.

지브리 가게 맞은 편에는 기차 공원이 있다. 공원에서는 할아버지들이 크리켓을 하고, 지친 관광객들이 다리를 쉬고 있었다.

이것도 질렀다. 너무 편해보여서. 이 녀석의 이름은 “몸뻬”, 역시 일본말이었다. (저거 진짜로 편하다. 후기쓰는 지금도 입고있다.)

타츠미 내부.

 

목욕탕.
여탕은 모르겠고, 남탕에서는 목을 길게 빼면 유후다케가 보일 수도 있다. 뜨끈한 온천에 몸을 담가주고는, 다시 밖에나가 하릴없이 거닐었다.

 

춘분 연휴가 시작되는 날이라, 사람이 꽤 많았다.

 

방에 차려준 음식.

타츠미 료칸. 위치는 괜찮다. 헌데… 어쩐지 마키바노이에가 더 좋았다는 느낌이다. 타츠미 아줌마는 한국말도 배우는등 빠릿빠릿한 면은 있었지만, 지난번 이용한 마키바노이에랑 비교하면, 어딘가 모르게 불편했다. 저녁에 살살 녹는 소고기도 안나왔고.

아.. 저 문옆에 내 비옷이 보인다. 아줌마가 밖에 걸어야한다고 해서 걸어두었다가 잊고 왔다. (혹시 타츠미 가시는 분중에 한국인이 두고간 비옷 – 일본말로 갓파 – 를 찾아다 주시는 분 계시면, 커피쏠께요. 저날 하루밖에 안쓴건데.. ㅜㅜ)

 

내일은 뭘해야 하나, 고민하며, 세번인가… 네번인가.. 탕을 드나들다가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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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오늘의 감상.

전에 일본인들이 자식교육에 얼마나 엄격한지 (패는지)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었다. 오늘, 길에서 아이 머리를 퍽퍽 패는 아줌마를 봤다. 유후인 메인로드였는데, 아이가 떼를 쓰니까, ‘어디서 이러는 거야’ 라고 말하면서 좀 무섭게 때리고 있었다. 아빠도 아니고 엄마였는데 꽤 심했다.

또, 어린아이들이 어른한테 뭔가를 요구할 때, 굉장히 야무지게 말하는 것도 눈에 띄었다. 아직 코맹맹이 소리를 내며 징징거릴 것 같은 아이들이 “지난 번에 사주기로 하셨으니까, 제가 가서 골라올께요.” 라고 말하는 느낌. 부모에게 계약이행을 요구하는 느낌이랄까.

나름대로 끄적거려봤다.

자연은 대개는 풍요롭거나 신비롭다. 하지만 지진 화산 해일 태풍이 마을을 엎어버리기도 한다. 어디든 신비한 힘이 있어보이면 신사를 만들고, 신을 모셔야 한다. 혹시 신이 노하셔서 마을이 날아가버렸다면, 모두 한마음으로 복구해야한다. 이런 마을 일에 빠지면 안된다. 다른 사람에게 트집을 잡혀서는 안된다. 왕따당할 것이다. 길에서도 잘못하면 두들겨 팬다. 아이를 위해서라고 생각하지만, 사실 다른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 걱정이다. 이런.. 식일까.

라고 써놨는데, 지금 읽어보니 너무 비약이 심한 것 같다. 사람이 다 비슷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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