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잠자리에 누워서는 한참동안 장난감을 가지고 놀았다.

그러다, 갑자기 생각난듯 이를 흔들어보더니, 아빠도 이를 뽑은 적이 있는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묻는다. 뭐라고 대답을 해줬는데, 그때부터 이 뽑을 생각에 덜컥 겁이 났나보다.

이불속에 들어가서 울어제끼는데, 너무 울어서 엄마가 안고는 한참을 달래주어야 했다. 달래주고 나서도 훌쩍거리면서 병원에 가야하는지, 안뽑으면 생긴다는 덧니는 어떤건지, 계속 물어본다.

아이의 생각이 이뽑으러 가야한다는 걱정에 가로막혀서 아무리 달래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마음챙김을 시켜보자는 생각에, ‘지금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그걸 생각해볼래?’ 라고 무작정 들이대보았다. 하지만, 그런건 통하지 않았다.

전에 MBSR수업에서 들었던 것이 떠올라서, 장난감을 들고 보여주며 말했다.

 

‘아까 이거 들고서 여기 있는 집 그림이 왜 이렇게 생겼는지 엄마한테 물어봤었지? 그때는 지금처럼 무섭지 않았지?’

갑자기 조용해지며, 장난감을 들여다본다.

‘지금 이빨이 그때보다 더 아파졌을까? 그때랑 지금이랑 달라진 거는, 생각뿐이야. 어떤 생각을 하는지가 달라진거야.

네가 어떤 생각을 할지는 네가 선택할 수 있는거고.’

아이는 장난감을 한참동안 쳐다보았다. 내가 하는 말이 무슨뜻인지 고민하는 것 같았다.

‘좀 어렵니?’ 라고 물었더니, 아주 조용하게 ‘네’라고 대답했다.

나는, ‘방금 아빠가 아주 큰 비밀 하나를 가르쳐 준거야’라고 속삭여주었다.

아이는 이뽑기에 대해 이것저것 묻고, 내 덧니를 작은 손으로 이리저리 만져보더니 어느새 조용히 잠들었다.

아이의 마음의 움직임이 한동안이지만, 형체를 가지고 눈앞에 보였었다. 자신의 마음이 만들어낸 공포앞에서 어쩔 쭐 몰라하는 마음. 실제로 이를 뽑는 과정은 순식간에 아픔도 느끼지 못하고 지나가는데. 생각이 만들어낸 공포가 앞으로 나가지 못하게 그를 막고 있었다. 그리고, 마음을 돌리면 한순간에 사라져버린다.

내 마음의 흔들림도 이렇게 투명하게 들여다보고 싶은데, 사실… 내껀 그러지 못할 때가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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