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읽어보고 싶은 구절들에는 쬐끄만 북마크(!)를 붙여놓았다.

이런 것을 이제야 읽는 것이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이쪽 책들은 구하기 힘든 것이 전통이니까.

이책도 와리께서 “나중에 절판될테니 서점에 있을 때 사두지그래~” 라고 말해서 구해두었다.

당연히 읽을만 하지만, 이 책을 미군 장교들이 읽는다고 생각하니 소름이 끼치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읽으면서 나도 고개를 까딱거리거나, 그럴싸하구나.. 라고 동의했던 것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서투른 노동은 가치를 쉽게 감소시켜 버린다. 재능이 없는 요리사는 멀쩡한 밀가루를 … 쓰레기로 바꿀 수 있다.

인간은 윤리적본능 따위는 가지고 있지 않아. … 우리는 훈련과 경험, 그리고 엄격한 정신 수양을 통해 윤리 의식을 획득하는 것이다.

은행을 가든, 음식점을 가든 비숙련공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있는 것을 보면서, 이런 현상과 노동시장의 경직성과는 어떤 관계가 있는 건지 생각해보곤 한다.

예전에 은행에 가서 “금융상품”들에 대해서 물어보았을 때에 주저하거나, 모르겠다고 하는 사람을 본적이 있던가. 일 잘하던 그 사람들은 다들 어디로 간거지.

예전에 택시를 탔을 때, 길 모르는 사람을 만난적이 있던가. 그 기사들은 다들 어디로 간거지.

비 숙련공들이 그 자리에 앉아있고, 숙련공들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있어…

다… 이민갔나?

이 책은 “시민권을 얻기 위해서는 그만한 책임을 져야만 하는 거” 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3 Comments

  1. 단군 December 29, 2003 at 8:12 am

    작가의 의도와는 다르게 상당히 위험해져버린 책이지요.

    군사문화와 획일화된 전체주의적 사고방식, 자본주의가 가지고 있는 속성을 비꼬고 풍자하는 소설이었는데 작가의 메세지가 텍스트에 비해 너무 약했는지 오히려 그것을 찬양하는 듯한 책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려.

    이 책을 탐독하고 전쟁에 대한 근거없는 열정에 빠져 월남전에 자원했던 철없던 미국의 젊은이들은 자신의 군복위에 흩뿌려진 전우의 피와 살점을 보며, 그리고 포성과 총탄소리, 비명소리에 질려 참호속에 웅크리고 떨면서 이 책을 저주했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책속에 나왔던 제권씨가 거론한 텍스트는 그냥 전쟁광과 전체주의에 좀먹힌 가엾은 영혼의 비명정도로 쳐도 무관할겁니다. 문제는 이렇게 좀먹힌 영혼들이 우리나라에 많을뿐더러 미국에는 더 많다는 것이죠. –;

    노동은 숙련, 비숙련 여부를 떠나 노동 그 자체로 찬양받아야 마땅하며 가치있는 것이겠지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 경험없는 젊은이들이 취직후 열심히 일하며 흘리는 땀을 자본주의적 가치로 평가하기에는 너무 아까워요.
    서투른 노동의 가치는 그 자체로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거창한 이유까지 대지 않아도 노동은 가장 단순한 인간의 ‘살기 위한 몸무림’이니까요.

    그 다음,
    인간은 태어날때 윤리적 본능을 가지고 태어나지 않는다는데에 동의.
    그러나 훈련과 경험, 그리고 엄격한 정신 수양을 통해 윤리 의식을 획득하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의 기계화’가 되어가는 것은 아닐까요? 윤리의식을 획득하도록 하는 과정이 아니라 권력자와 자본가들이 필요로하는 인간성 상실의 윤리파괴가 되는 것은 아닐까요?

    쓰다보니 슬퍼집니다. 왠지 작금의 현실같아서요. T.T

     
  2. 와리 December 31, 2003 at 10:20 am

    Mobilesuit Gundam RX-78의 실사판이 보고싶어집니다. 미국에서 찍는다는 얘기만 들었는데..
    미노프즈키입자와 뉴타입은 필요하게 될까요.

     
  3. eouia January 24, 2004 at 3:57 pm

    단군님과 조금 다른 생각.
    원래 하인라인은 상당한 보수주의자이며, 월남전 찬성론자로도 유명할 만큼 극우보수적 색채가 강합니다.
    파시즘이라기보다는 리버리태니즘이라고 하는 것이 더 맞긴 하겠지만, 하인라인은 비꼬기 위해 그렇게 쓴 것 이 아니라, 본인 자신이 실제로 그런 가치관을 숭상한답니다.

     

Leave a Reply

 

Theme by HermesThemes

Copyright © 2017 돌핀호텔의 기억.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