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어쩌다보니 6명의 개발자가 느슨한 팀의 형태로 동네 커피숍에 모여서 일을 하고 있는데, 그중 네분이 애자일 코칭 과정을 마친 분들입니다. 관심은 많았지만 사정상 참여 못했던 코스라, 과연 그 졸업생들은 어떤 식으로 일하는지 궁금했더랬습니다. 호기심이 채워질 찬스죠.

조금 경험해본 후에, _team그들은 어떤 식으로 일하더라 라는 포스팅을 하고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그보다는 제가 변한 부분이나 제가 얻은 교훈 따위를 정리해두는게 더 의미있을 듯 합니다.

이 팀이 하는 일은 두가지인데, 제가 담당하는 부분은 소스 파일 수가 1800개 정도인 자바 프로그램을 분석해서 한가지 기능을 수정하는 거였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그전의 개발사에서 전달해준 문서는 부실했고, 넘겨준 개발환경은 잘 동작하지 않고, 심지어 소스가 없다면서 클래스 파일을 디컴파일해서 주시기도 했습니다. 뭐.. 그렇죠.

잠깐 마음을 다잡는 오늘의 명언 한마디

“전임자의 아웃풋은 개선의 대상이 될 수는 있지만, 비난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점입니다. 다른 사람의 소스코드를 보았을 때 잘못된 점보다는 배울 점은 없는지 찾아보고, 개선할 부분이 없는지 찾아보는 자세가 바로 주니어에서 시니어로 넘어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http://ppss.kr/archives/49063

암튼, 그간 경험했던 것들을 하나씩 돌아보면…

 

1. 체크인 & 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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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기분은 어떤지, 일하면서 힘든건 없는지 서로 물어보는게 (우리 팀의) 체크인입니다.
일주일간 작업한 결과는 어땠는지, 문제는 없었는지, 개선하고픈 건 없는지 물어보는게 (우리 팀의) 회고입니다.

지속적으로 ‘팀의 현재 상태를 인지한다’ 는 느낌입니다.  그걸 무시하고 ‘일정이 급하니까, 할일이 많으니까’ 급하게 코딩만 진행하지 않는군요.

이런 것을 해서 얻어지는 이득은, 나중에 멀리 돌아가게 되는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인듯 합니다.

지금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급한 일부터 하는 것이 더 위험하다고 하는데요. 그러면 안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요. 그래도 급하니까 라는 핑계를 댈 뿐이구요. 한번씩 상태를 확인하면서 나가는 것 꼭 필요합니다. 해보니 쉽네요.

 

2. 뽀모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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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pomo25분마다 5분씩 쉽니다. 작은 요소입니다만, 그러면서도 중요한 요소인 듯합니다. 건강하게 살려면 이거 해야합니다. 특히 페어코딩 따위의 힘든 일에는 꼭 적용해야 합니다.

전에도 가끔 적용했었는데 요즘엔 여기저기에 막 적용합니다. 번역할 때도 해봤는데, 능률올라갑니다. 5분 쉰다는 부분이 핵심이었습니다. (5분간의 휴식이 다시 집중할 힘을 만들어주더군요.)

개인적인 공부 등에도 적용해보세요. 저녁먹고나서 오늘 공부 뽀모도로 몇개 했는데, 진도 얼만큼나갔고, 좀 힘들었고 어쨌고 저쨌고 하면서 회고도 해보세요. 뿌듯한 느낌도 줍니다.

오전 열한시에 일 시작해서 5 뽀모도로만에 문제 해결하고 퇴근한 날은 정말 개운했습니다. 이렇게만 일할 수 있다면 참.. 좋은데 말이죠. (어쩌면 가능할 것 같다고 기대중입니다.)

 

 

3. 페어코딩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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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번 안해봤습니다. 제가 코딩하고, 옆에 네비게이터가 있었습니다. 뽀모도로에 맞춰서 쉬면서 했습니다.

제 마음속에서 계속해서 “내가 옳아” 라는 말이 튀어올라 왔습니다.

네비게이터가 ‘그걸 분석하는 이유는 뭐죠?’, ‘이거부터 수정하는건 어때요?’ 라고 말을 걸때면 내 속에서 올라오는 녀석을 누르느라 좀 귀찮기도 했습니다. 네비게이터와 오랜 친분이 있는 사이라서 따로 신뢰 구축을 할 필요가 없었다는 게 성공요인 일 수도 있겠습니다만…

어쨌든 중요한 것은, 코딩에 다른 사람의 관점을 받아들이는 신선한 경험을 했다는 거 였습니다. 코딩에 관한한, ‘나는 빠르게 판단할 수 있고 그 판단은 옳고 정확하다’ 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써놓고 보니 좀 민망합니다만, 그 당시에는 좀 많이 신선했습니다. 사실 많은 개발자들이 비슷한 생각을 품고 있지 않을까요?)

그리고, 이때의 느낌을 일상 생활로도 확장해서 좀더 수용성이 넓은 사람이 되려고 시도중입니다. (저 개인의 사고 방식에 문제를 코딩에서도 발견한 셈이죠.)

 

 

4. 다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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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느슨한 팀에서 한명을 제외하고 다른 분들은 모두 처음 뵙는데요. 며칠 지내다보면 아, 이 사람하고는 말이 통하는구나 아니구나, 하는 감이 오지요. 그런 경우 저는 저랑 맞는 사람하고만 잘 지냅니다. 아마 대부분 그렇겠습니다.

어느날 팀 구성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미팅때 마다 계속 서로 안통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그중에 능력자를 두고 다른 사람을 방출하는 것이 보통 아닌가요?” 라는 질문을 했더니, “다양성이 떨어지는 집단이 위기 상황에서는 가장 무너지기 쉽다”고 하는 답이 왔습니다.

그간 제가 맺어온 관계의 한계가 느껴지는 답이었습니다. 나랑 잘 통하는 사람들로만 이루어진 팀이라는게 얼마나 위험한 것이었을까요. 역시 다른 사람의 관점은 틀리고 나는 옳다, 라는 선입견이 작용하고 있었습니다.

(적고보니 이게 이번 과제 기간동안 가장 커다란 깨짐이었습니다. “다양성이 떨어지는 집단이 위기 상황에서는 가장 무너지기 쉽다” … )

 

 

5. 위빠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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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불교가 튀어나옵니다만, 페어코딩하는 분이 가끔 저에게 말을 겁니다. “지금 기분이 어떠세요?” 라고.

지금을 인지하는 훈련을 도와주시는 거죠.

그분 나름의 해석은 ‘회고나 체크인은 팀단위의 현재 상황 인지라고 본다’ 고 하시더군요. 제 생각도 비슷합니다. 그러니까, 체크인, 회고, 뽀모도로, 페어코딩등은 “잠깐 집중하던거에서 손을 떼고, 어깨 힘준거 빼고. 지금 뭘 하는 중이지? 왜 하는거지? 기분은 어때? 기분이 그런 이유는 뭐야?“ 하면서 돌아보게 도와주는 것같습니다.

바쁘니까 지금 기분 같은 건 무시하고 주어진 일이니까, 그냥 묵묵히 걸어가…지 마세요. 안그래도 되더군요.

저는, 지금도 요즘의 이런 저런 트렌드는 티벳불교에 흠뻑빠져 mindfullness 라는 말을 퍼트린 몇몇 학자들의 영향에 의해 만들어진 것들이라고 생각합니다. 위빠사나는 아직도 흥미롭습니다.

아직은 소소한 경험입니다만, 다른 소소한 교훈들이 생기면 또 공유하겠습니다.

 

3 Comments

  1. 쎄미 June 19, 2015 at 7:57 pm

    이 글에서 나온 나쁜 점을 다 하고 있네요…ㅠ

     
    • jinto July 11, 2015 at 1:34 am

      좋은 방향으로 해보면… 또 되더군요. 용기와 신뢰가 필요한 듯 합니다.

       
  2. Pingback: 일과 휴식의 밸런싱(시간관리): 뽀모도로 테크닉 - 하이브아레나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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