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의 나는 아버지와 별로 친하지도 않았고, 무서워하기만 했었다. 어느날인가 마루, 라고 할만한 곳에서 자고 있던 날이었다. 추워보였을까.

아버지는 나를 안아서 방으로 들여놓으셨다.

아버지 팔에 안겨있던 어느 순간 나는 잠이 깨버렸지만, 어머니와 두분이 속삭이시는 대화를 들으며 그대로 눈을 감고 있었다. 그 순간에 조금은 행복했던 것 같다.

지금, 그때 내가 눈을 살며시 뜨고는 아버지를 향해 웃어주었었더라면, 하고 문득 생각한다.

지금이라도 웃어드릴 수는 있겠지만, 어린 아들을 품에 안고서 그 아이의 따뜻한 미소를 보는 일은, 이제 아버지로써는 경험할 수 없는 일이 되어버렸다.

그때, 그렇게 하지 않은 것이 너무 안타깝다.

  • 강남역, 암리타 268p, Feed 를 읽고.
 

One Comment

  1. 빨강머리앤 July 2, 2004 at 4:54 am

    코가 찡해지는군요..
    지나간것은..모든게 후회던가요..^^
    내 보기에 아버지는 마음속으로 웃었을…알고 있었을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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