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최소한의 품위 유지비를 위해서 알바를 하고 있었다. 다목적 무결점 서버, 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정체불명의 소켓서비스다. 기능은 없다. 그냥 서버다.

어쨌든, 그것을 만든다고 용돈을 주는 사장님도 (그저께의 사장님과는 다른 회사) 대단하지만, 뭘 만든다고 딱 말하기도 힘들면서 코딩은 계속 하고 있는 나도 신기하다. 결과물이 궁금해서 계속 만들고 있는지도.

그래봐야 생기는 액수는 뻔하다. 먹고 사는 것은 부모님과 동생에게 신세지니까 별문제 없다. “이상의 날개”보다는 럭셔리하다고 자부한다. 결혼도 안했고, 직장도 없다. 인생에 대해 고민한다는 핑계로, 여행이나 다니고 있는데…

그런데, 최소한 항공권은 내 손으로 사야한다. 600원짜리 쌀국수를 길가에서 먹더라도 어쨌든 돈은 필요한거고, 귀국했다고, 얼굴도장 찍으러 갈 때 최소한 박카스라도 사가야한다. (고 생각한다.)

자, 하필이면 카드출금하는 날짜에 맞춰서, 알바하는 회사에서 전화가 온다. 10년 엔지니어 생활동안 계속 겪어왔던 것이니, 예상을 안한건 아니지만.. 어쨌든 난감하다. 이런 때를 대비해서 통장에 꿍쳐놓은 돈. 같은 건 없다.

어찌할 것인가.

진지하게 고민해본다. 모든 연줄을 동원해서 그렇게도 싫어하던 아주작은 회사 () 에 머리를 디밀것인가. 아니면, 아주 밝은 회사 (…)에 디밀어 볼것인가. 아니면 가능성이 그나마 있는 쪽에 가서 “지난번엔 그냥 가서 죄송했습니다, 지금이라도 괜찮으시면..” 하고 허리를 90도로 숙일 것인가. (나오키상처럼 이미지라도 줏어서 올리고 싶지만… 귀찮다.)

가끔 전화해주던 그 헤드헌터는 이민갔나보다. 우리나라에는 연차휴가 한달정도에 주5일이하 근무 사업장은 존재하지 않는 것 같다. 꿈깨고 정신차려야 하나보다.

에라. 일단은 잠이나 자자.

 

2 Comments

  1. kks July 15, 2004 at 2:35 pm

    끄응~ 현실이 무섭죠. :(

     
  2. 권지현 July 17, 2004 at 5:34 pm

    알바하실 기술이 있으시니 걱정은 없으시겠는데요.

    종종 탈출을 꿈꾸지만, 전 도표그리는 것 밖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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