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별회, 같은 것을 위해 나간다.

간만에 나가본 인사동은 이젠 평일에도 붐빈다. 안씻는다는 중국인들이 무더기로 지나다닌다. 붐비는 것, 쳐다보면서 외국인이 된 것 같았다. 계속 여행을 생각한다. 붐비는 모습을 피할 생각은 없었는데, 어쨌든.

줄없는 거문고소리인가. 그 골목으로 쓰윽 들어간다.


줄없는 거문고 소리 위층에는 동화속에 나오는 찻집이 있다. 어쩌면 ‘센과 치히로’가 있을 법도 하고, ‘귀를 기울이면’에 나오는 골목 어디쯤일 수도 있다.

전영혁의 25시 오프닝이 나오기도 하고, 제목을 알 수 없는 기타연주가 흐르기도 한다.

딱, 그 분위기다.

그 무엇보다도 그 찻집을 동화처럼 만드는 것은 커피다.

‘코스타리카’라는 커피를 주문하면 ‘귀를 기울이면’의 주인공이 바이얼린 장인 밑에서 유학을 마치고 돌아온 듯한 청년이 되물어온다.

“연하게 해드릴까요, 아주 찐하게 해드릴까요”

눈을 껌뻑거리며 대답한다.

“아아주 찐하게요”

한참이나 걸리는 정성스러운 제조과정중에 맡게되는 향기는 입에 침이 고일 정도로 고소했고, 지칠 때쯤 나온 커피맛은 마약처럼 달콤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혼자서만 알고 싶은 집이다. 동화속에 들어가고 싶을 때를 위해서.


주말이 아닌 날, 오후 두시쯤이 좋다. 사실은 그때만 동화같다.

 

3 Comments

  1. 빨강머리앤 August 22, 2004 at 11:50 pm

    우빠나 혼자만 알고 싶은 집을 ^^
    하지만 나의 블로그 보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으니..걱정말게나..오빠 귀국할땐 그 포스팅은 잊혀질테니..

     
  2. hochan August 23, 2004 at 1:08 pm

    여행 떠나신다구요. 건강히 잘 다녀오시구요.
    다시 뵈어요.

     
  3. mithrandir August 24, 2004 at 5:23 pm

    인사동. 맞아요, 요즘은 정말 평일에도 북적거리더군요. 특히나 사진기를 든 그 수많은 사람들… 저도 일전에 학교에서 사진 숙제가 있을 때 인사동을 찾기는 했지만, 그건 정말 찍을 거리가 있어서라기 보다는 그냥 좋아하는 곳이라서 그랬던 건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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