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0일 (치앙마이)

아침이다.

사람을 대할 때 편하게 웃지 못하고, 눈가를 찡그리거나 어깨에 힘을 주는것. 긴장하기 때문이다.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저 사람이 나를 공격할까봐? 내가 무슨 실수를 할까봐? 내 소중한 무엇이 상처받을 까봐? 무엇 때문이지? 단지 타인이기 때문일까?

어쨌든, 내 마음속에 존경과 평화를 품으면 그들도 내게 존경과 평화를 줄것이야.
명상으로 해결되는 문제일지. 혹은 업보의 문제일지.

PICT1053와로롯 시장을 헤맸다. 아침부터 온천에 가려고 했지만, 결국 쌈깡펜이란 마을까지만 가보고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말이 통해야 뭘 해먹든가 하지.

하지만, 안통하는 영어로 길을 가르쳐주던 여고생은 정말 이뻤다. 수줍어 하는 모습도 그랬고.

와로롯시장 안쪽에 있는 식당에서 쌀국수를 먹었는데 꽤 맛있었다. 25 밧이던가.

밤에 게스트하우스에서는 남아공에서 온 흑인 부부를 만났다. 그게.. 남아공에서 왔다는 백인은 꽤 많이 봤지만, 흑인부부는 처음이다.

역시 우리는 미국영어를 배우고 있는거야. 남아공 영어는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지치지 않고, 파든을 반복한다. 그럼, 조금은 알아들을 수 있어.

9월 11일 (치앙마이 – 빠이)

빠이가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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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이가는 길. 이쁘다. 다시 정글이다.

빠이 가는 길은 우리나라 산길과 아주 비슷했지만, 숲이 아니라, 밀림이었다. 에.. 조금 과장되게 말하면 그렇다.

12인승 봉고에 아시아인은 나와 기사뿐. 며칠째인가 우리말을 쓰지 못했다. 가끔은 생각할 때도 영어 단어가 튀어나온다.

9월 11일 오후 두시

가와이이한 일본 여자애를 꼬신다는 건 불가능해 보인다. 뭐, 있어야 꼬시든 말든 하지.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수 있는 곳이라고 쓰여있었는데, 맞는 말 같다.

한국말은 끄적일 때랑 혼자 속으로 생각할 때만. 굿뷰게스트로 가는 다리는 어제 비로 완전히 사라졌고, 리버롯지에 남은 방은 외국애둘이 잡아버렸다. 리버롯지의 긴 생머리 아저씨가 오토바이기사에게 공짜로 샨까지 데려다 주라고 했다.

안 그랬으면, 꽤나 힘들었겠다.

여기는 어찌어찌 잡은 숙소. 샨 게스트 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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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보았던 방들 중에서 가장 열악해보인다. 하지만, 경치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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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전용 테이블, 이 되버린 연못가의 정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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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 가운데에 작은 연못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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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방들은 비싸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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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0밧짜리 숙소지만,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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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해먹이다.

해먹은 처음 올라가보는 것인데, 꽤 편했다. 집에도 하나 만들어 두고 싶다. 정원이 있으면 말이지..

빠이의 경치
이것들 중에는 전에 올린것도 있는데, 암튼.

자, 여기가 스머프가 사는 마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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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이 파라다이스 게스트하우스

시내에서 약간만 나가주면 훨씬 이쁜 숙소가 많다. 하지만, 나는 오토바이를 못타니까. 포기. 잠깐 들러서 사진만 찍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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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은 깔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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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도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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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란다에서 본 정원 (저쪽 정자는 수영장인데, 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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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쁜 집들.

뭐, 대강 이런 경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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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건 그집에서 쉬고 계신 견공.

9월 11일 오후 일곱시

4000원만 주면 어린 손으로 발을 씻어주고 한시간동안 주물러주는 모습을 보면서 약간쯤 짜안해지지 않으면 이상한거다.

낮에 250에 받았던 이얏아줌마의 오래된 손맛에 비하면 성욕이 일어날 정도로 미숙하고 부드럽다.

테레비에선 포드의 자동차와 맥도널드의 햄버거 광고가 나오고 있었다.

세상을 좀더 편하게 만드는 것. 가능한 일이겠지. 그래도, 월급쟁이로 살아가게 될까. 개미와 같은 것이라고 다시한번 생각해본다. 내가 볼수있는 시야는 한정된 거야.

이러면서 살아가는 거라고 결국은 결론짓게 될까.

저녁에 돈계산을 하고 끄적거리는데 불이 꺼져버렸다. 매그라이트가 유용하다. 어쨌든 집에서 비행기표를 사주던가 해야만 귀국할 수 있다. 뭐, 어떻게든 되겠지.

철없는 아저씨다.

그나저나, 끓어오르는 어떤 것 때문에 힘들다. 여긴 말야.. 마약과 섹스의 천국이었잖아. 이젠.. 아니라고?

9월12일

철학사. 68쪽까지 읽었다. 이데아고 뭐고 욕구를 해결못하는 것은 굉장한 스트레스다. 하지만, 한순간 집착을 끊으면 못시도 편해진다. 담배도 마찬가지.

육체가 요구하는 것들을 거부하기는 정말로 힘들다. 순간적으로 길이 보이는 듯 싶다가도, 다시 ‘익숙한 느낌’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오늘은 해가 난다. 따뜻하다. 살것 같다. 그동안은 너무 축축했어.

어쨌든, 욕구는 여러가지 방식으로 해결 될 수 있는 것이다.

좀더 맛있고, 좀더 싼 먹거리가 있는 시장을 발견했다. 외국애들은 이쪽까지는 오지않는다.

아버님과 동생의 생신과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집으로 전화했했다. 오는 길에 전기가 나가더니 가로등까지 꺼졌다. 매그라이트야 고마워.

9월 13일 저녁 11시

트럭기사들이 술먹고 노래를 부른다. 몇시간째다. 낮에 아줌마한테 듣기로는 나말고도 몇사람이 불평을 했다하던데… 우째 그냥 두는 거지?

함부로 싸움을 걸었다간 칼맞을 지도 몰라. 약간 긴장되긴 하지만, 마구 화가나지는 않는다. 산과 숲에서 기운을 받고 있나봐.

 

3 Comments

  1. 빨강머리앤 September 21, 2004 at 5:41 am

    너무 많은 사진들이 배꼽만을 드러내고 있어
    슬퍼..
    스머프가 사는 마을 보고싶어~!!

     
  2. 빨강머리앤 September 21, 2004 at 5:46 am

    어떻게 살아야하는가에 대한 스스로에게 하는 질문은 오빠가 여행을 간뒤로 나에게는 안하고 있어..^^ 그냥 살고 있지 하루하루..지금은 그게 필요해..

     
  3. 빨강머리앤 September 23, 2004 at 3:41 am

    어 오늘은 사진이 다 보이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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