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첩에 있던 녀석들을 옮겨적는 것은 오늘로 끝. 이제부터는 싱크가 맞는거쥐.

9월 20일

머리를 다쳤다. 혹시나 이것때문에 내가 죽는다면 말야.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은…
이라고 주접을 떨었다. 뭐라고 끄적이긴 했지만. 옮기기는 민망하다. 피가 나왔으니, 괜찮을 꺼라고 다칠때 함께있던 한국인 물리치료사 아가씨가 말해주었다. 세시간정도 푹 자고 나니, 아직도 멀쩡히 살아있었다.

에.. 저녁때.. 챨리님 팀이 다시 오셨다. 열쇠를 가져가는 바람에 다시 오신 거린다. 이런 쉽게 가라앉을 줄 알았는데, 마음이 다시 흐트려져 버렸다.

사람 마음이다. 언제나, 자기밖의 존재에 쉽게 흥분하고, 기뻐하고, 아쉬워한다.

그렇게 된다.

오늘 새벽.

토발즈. 스톨만. 백남준. 황병기.
내것.
사랑. 여자. 결혼. 책임. 생활.
생활.
자유. 착착. 이란. 짜라투스트라.
이란. 착착.

소심하고 겁많은 인간이다. 아까 저녁때 머리를 다치고서 속으로는 굉장히 겁을 냈었다. 게다가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운때문이겠지만, 약간 어지럽고 속도 울렁거렸었다. 술때문일꺼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가 너무 소심해보였다.

하지만, 죽는다고 해도. 사무실에서 코딩하다가 다친게 아니라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었다. 다행이다.

아직 못찾았다고 해도 뭔가 그럴싸한 것을 찾고 있었던 것이 안심이었다. 무엇보다도 솔직해져 있던것이 좋았다. 뭐, 지금 생각해보면, 끄적거리기도 민망한 일이지만 말이다.

새벽 두시

그나저나, 머리에 상처는 왜 생긴 것인가? 적어두자.

갑자기 하늘에서 엄지손가락만한 우박이 떨어져서, 라던가. 퍼스널 트래킹 도중에 산적을 만나서 라던가. 뭐 오토바이에서 날아가다가.. 라고 하면 터프해 보일텐데..

사실은 식당에서 화장실 갔다 오는 길에 나무로 만든 바에 부딪혔다. 다행히 옆방에 들어온 물리치료사 아가씨 덕에 약도 바르고, 조언도 들었다.

그 아가씨는 어딜가나 한국인을 몰고 다닌다고 했다. 그.. 아시안이라곤 한사람도 없던 동네에서.. 내 옆방에 들어온거나.. 또.. 방금 어떤 한국학생을 만나서.. 피씨방으로 데리고 들어왔다.

열두개의 포스팅으로 일단 지금까지의 여행초기 보고를 끝. 내고…

이제.. 밥먹으러 나가봐야겠다.

밥먹으러 나가려는데, 또 전기가 나갔다 들어왔다 한다. ftp hash on 지켜보고 있다. 머.. 올라가겠지. 아.. 배고파.

여기까지… 그동안 수첩에 끄적거린 것을 모두 옮겼다. 여행중에는 어떤 식으로 블로깅을 하는게 좋은 걸까.

 

6 Comments

  1. 빨강머리앤 September 21, 2004 at 5:58 am

    수고데쓰..
    근데 세번째태국초기-11이 젤로 재미지구만.ㅋㅋ

     
  2. 빼기레빼리 September 21, 2004 at 5:59 am

    잠깐이지만..얘기나눠서 반가웠습니다..^^
    근데..저보다 거기 혼자 계신분이 훨 좋아보이는데..바꾸믄 안되나요?..^^;;
    머리 상처는 빨리 아무시구요..
    이쁜여자가 정 보고 싶으시믄..제 사진이라도 하나 보내드릴까요?..ㅋㅋ

     
  3. jjuni September 21, 2004 at 10:03 pm

    마지막 말이 ‘머리 아파’가 아니라 ‘배고파’라서 다행이네요^^

     
  4. 짜다 September 22, 2004 at 7:40 am

    빠이에 빠질거라 짐작은했더만.. 신문에 나겠어요 태국에 한국인 이장이 2명 생겼다고.. 빠이이장과 피피이장.. 그리고 긍정적인 앵벌이 계획을 만들어 두었으니 빨리 내려오슈 ^^

     
  5. 마니또 September 22, 2004 at 11:58 pm

    다치셨군요…드디어…여행자보험 들고갔으니 다행이네요…앞으론 다치지도 말고 배곯지도말고
    누군갈 그리워도말고 혼자, 혼자, 혼자를 지금처럼 즐기셔요…가보고 싶네요…빠이…오시면 가는길 정확히 알려주셔요,,,꼬옥

     
  6. hochan September 24, 2004 at 12:42 am

    저는 그렇게 길고 자유롭고 불안한 여행을 해본 적이 없어서 마냥 부럽기만 하네요. 아프지 마세요. 다시 뵈야죠.

     

Leave a Reply

 

Theme by HermesThemes

Copyright © 2017 돌핀호텔의 기억.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