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이빠이

일본인 히피 할아버지께 작별인사를 드렸다.

사요나라 토롱상. 이븐 이프 유 돈노, 유 기브미 매니 띵즈. 아리가또.

남아공에서 온 흑인 커플을 만난적이 있는가. 나는 치앙마이에서 만난 적이 있다. 보통은 남아공출신 백인만을 만날수있다. 자신들도 아마 최초일꺼라고 말한다. 어쨌든, 헤어진지 한달만에 빠이에서 다시만났다. 반가왔다. 착한 사람들이고, 미국과 석유전쟁, 이스라엘따위 따위들에 대해서 거의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가끔은 불쌍할 정도로 미국애들이 공격받는 것을 본다. 그게 그애 잘못이냐, 부시일당때문이지. 뭐, 어쨌든 착해보이는 미국젊은이가 욕먹는다. 그게 또 다른 감정을 불러오겠지. 또 전쟁도 불러올꺼고. 어쨌든, 나는 여기를 떠나기로 했다. 토론은 나중에 하고, 맥주도 그만 먹자고..

동네에 아는 사람들을 하나씩 만나서, 나 간다고 인사드렸다. 고마웠다고. 여기에서 많은 것을 가져간다고. 다음에 다시 오겠다는 약속은 못한다고 했다. 그게 일년이 될지, 이년이 될지 모르겠다. 어쩌면 다음에 오면 이곳은 너무 변해있을 것 같다.

또, 허재영선배와 함께 일했다는 지현씨는 다음에는 네팔로 돌아갈 것 같다. 빠이는 그 모든 곳을 거친후에 오는 득도의 자리, 라고 하는데, 나는 새치기 했었다. 새치기 해서 기분좋았다.

깨달음의

이런 순간이 있었다. 갑자기 물소리와 나무가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 뜨거운 태양, 이런 것들이 나를 감싸안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는, 그런 순간이 있었다. 또, 이런 순간도 있었다. 갑자기 앞에 앉은 사람의 마음이 내 마음과 비슷할 꺼라고 느껴지는 그런 순간.

그녀가 어째서 호텔투어를 싫어했는지, 어째서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는 여행을 하고 싶어했는지, 이제서야 알았다.

스무살때, 이쁘게 살자고 했던 여자애가 떠오른다. 내 보기에 그녀는 별로 이쁘게 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세상에 옳고 그른것은 없다고, 오로지, 좋고 싫은 것만 있다고 한다. 그녀는 나름대로 이쁘게 살고있는 것이리라.

그래서, 나는 결코 타인을 이해할 수 없으리라.

가야할 곳

포카리, 네팔, 거뭇. 코팡아. 옴기리바바지. 가야할 곳이 너무 많다. 되고 싶은 것도 너무 많다. 언제나 아티스트들이 부러웠다. 언제나. 언제나. 항상.

결국은 건축도 공부한다. 결국은 음악도 공부한다. 결국은 철학도 공부한다. 음양오행도 공부한다. 하지만, 목적은 달라. 그냥 공부한다. 그게 내 속에 쌓여서. 내 물건에 들어가기만 하면 되는 거야. 그렇지? 그렇지?

내 보기에 내 작품이 만족스럽기만 하다면, 타인은 몰라줘도 어쩔 수 없는 거야. 그거에 집착하지 않는거야. 그게 삼천원짜리 목각인형이든 뭐든 말야. 그렇게 살아왔으면서도.. 계속해서 그렇지 않기를 바라는 것을 중단하기로 해.

관성이란 것 때문에, 가끔 밀려갈 때도 있겠지만, 그런것 상관안하기로 해. 그냥 가면 되는 거지뭐.

안녕 빠이

모든 이들에게 정성껏. 맛사지를 해주시던, 친절했던 아주머니는 밤이면 또다른 문을 열어놓고 계셨다. 너무 슬펐다. 이상한 것도 피우고, 맥주도 마셨걸랑. 기분이 굉장히 좋을 때였는데, 아주머니가 뭘 말하는지 알아듣고는 굉장히 슬퍼졌다.

나를 바라보는 눈길이 너무 안타까와서 하마터면 알았다고 할뻔 했지만, 그냥 달을 한번 쳐다보고 꼭 안아드리고는 방으로 돌아왔다. 사람들에게 내가 무얼 줄 수 있나? 응?

한번의 결심으로 모든게 해결되는 이쁘장한 종교같은 것은 세상엔 없다. 관성은 계속해서 결심을 흔들것이고, 결심은 종국에는 하찮아 보일 것이다. 그래도, 조급해 하지 마라.

어쨌든, 어쨌든, 더이상 부러운 사람은 없다. 부럽다고 느껴지면 그 사람을 죽였다. 잘살고 있네, 라고 느껴지는 사람으로 바꿔놓았다. 깨끗한 공기를 마시고, 깨끗한 물을 먹고, 깨끗한 상상을 한다. 욕구와 욕망앞에서 편안해지도록 최면을 걸어라. 편안한게 받아들여라. 그들은 문제가 아니다. 너 자신이다.

 

There is no real problem. There is problem cause it is not real.

인사하러 다니기

여행자가 한곳에 오래 머물고 있으면, 언젠가 자기가 떠나야 할 때가 되면 스스로 알게된다는 말을 들었다. 신기하게도, 나도 그걸 알게되었다. 이제는 더이상 이곳에 있을 이유가 없다.

한사람 한사람 찾아다니며 인사하는 중에, 이 더운 땡볕아래서 뭐하러 이리 걸어가는가,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다. 그들이 반겨주든 말든 상관없는 거야. 내가 좋아하면 그만이다. 그게. 핵심이다. 그지?

 

4 Comments

  1. 치비 October 3, 2004 at 11:20 am

    어머빠이를 떠나시나봐요..
    웬지..빠이에 항상 계실것같았는데….빠이는 누가 지키지요? ^^ 좋은 여행하시길 바래요~

     
  2. 쎄뤼 October 3, 2004 at 12:27 pm

    생각보다 빨리 떠나시네요…
    푸켓에서도 좋은 추억 만드시길~

     
  3. 와리 October 4, 2004 at 9:03 am

    버럭! 대체 [여행자]가 한 곳에서 대략 한달이나 있으면 어떻하자는 것입니까…
    미지의 세계를 찾아서 떠나십시오. 언제나 끝이 있겠습니까? 알 수 없는 질문과 대답!

     
  4. 쎄뤼 October 4, 2004 at 11:02 am

    사진 올릴려고 했는데 올릴때가 없네요…메일로 보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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