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라비다.

어쩌다보니 이리로 와버렸다. 여기는 타운의 차(CHA)게스트 하우스.

아무런 계획도 없고, 어제 오늘 주워들은 몇마디 정보가 끄라비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 그래서, 그냥 라이레라고 하는, 육지 속의 섬 이라는 곳까지 곧바로 들어가려고 했다.

“끄라비는 세군데로 나눌 수 있어요. 타운. 아오낭. 라이레”

“라이레에 내려서, 선착장에서 오른쪽으로 쭈욱 들어가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싼 게스트하우스가 나와요”

“아오낭은 빠통이랑 비슷하게 번화해요.”

그리고, 라이레는 락클라이밍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를 전부터 들었었다. 어제 아리랑에서 잠깐 나왔던 락 클라이밍.

이게 내가 아는 전부. 전에 헬로타이를 읽을 때, 끄라비는 건너 뛰었었다. 자세히 읽어둘걸.

버스터미널에 내리면서, ‘내가 알고왔거든’ 하는 표정으로 “라이레”라고 말했더니, 역시, 배가 없을 꺼라는 둥, 싼 숙소가 있다는 둥 했다. 당황스러웠지만, 결국 앞에서 서성이던 독일 아가씨 두명에게 접근했다.

“난 라이레 가거든? 너넨?”

다행히 론리플래닛을 들고 있다. 타운으로 간단다. 나도 즉각 계획수정. 모를 땐 따라가는게 최고다. 게스트하우스이름을 하나 말하길래, 따라갔다. 첫번째 게스트하우스는 실패. 두번째 게스트하우스는 성공. “차게스트하우스”다. 입구에 피씨들이 있어서 글을 올린다. 어..랏. 방금 뒤쪽으로 한국말하는 사람이 지나갔다.

암튼, 독일 아가씨들은 내일 아침 코란따로 간단다. “굳바이, 앤, 봉 보야지~” 라고 했더니, 내일 아침에 내 방문을 두드리고 다시 인사하겠단다. 그냥 가셔도 되는데요… 뭐, 그래도, 깨우면 깨야지. 게다가 어쩌면 코란따에서 만나지 않겠는가 라는 말을 하길래. 미안하지만, 여자친구가 라이레로 올건데요. 라고 나의 꿈을 사실처럼 말해줬다.

뭐, 이 친구들이 나한테 관심있어서 이러는건 아니겠지? 음… 오바.. 다. 넘치는 자신감.

어젯밤부터 감기가 오는가 싶었는데, 추운 에어컨 버스를 타고 여섯시간을 달렸더니, 머리가 띵하다. 태국사람들은 아무도 춥다는 말을 안한다. 더운 것도 잘 견디고, 추운 것도 잘 견디는 건지. 에어컨 버스는 반드시 에어컨을 켜야한다는 법이라도 있는 건지 잘 모르겠다.

아까 버스를 타고 달리는데, 긴장이 풀리기도 하고, 다시 긴장되기도 하고, 말 안통하는 외국애들이랑 떠들 때는 약간 힘들기도 하고, 길가에 야자수들을 쳐다보면 서울이 생각나기도 하고…

동생이 너무 외롭겠구나도 생각하고, 부모님은 잘 계신지도 생각하고, 스프린트쪽 작업은 그리 힘들지 않을꺼라는 말도 생각나고, 빠이도 생각나고, 그랬다. 슬슬 끝내야겠지? 어쨌든.

이렇게 아직도 나는 여행중이다.

그리고… 많이 보고싶은 사람도 있고…

 

3 Comments

  1. November 8, 2004 at 11:47 pm

    많이 보고 싶은 사람..저여?..^^

     
  2. 빨강머리앤 November 9, 2004 at 2:38 am

    꿈 같은 이야기인걸..
    내가 달려가주면 좋겠지만..ㅋㅋ
    난 여자친구도 아니고..게다가 돈도 없고 휴가도 없지..
    혹 모르지 남자친구의 글이었다면 달려갔을지도 ㅋㅋ

     
  3. Pingback: 끝이 보일수록 처음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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