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만 여기 있다가. 비자런을 하러 캄보디아나 말레이지아에 갔다와야겠다. 그리고, 다시 싼 항공권을 기다려야지.

곪아서 수술했던 발목은 오늘 아침에 보니 완전히 나았다. 이쁘게 흉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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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그리는 상에 딱맞게 모양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인간들이 있다. 블로그에 코멘트하나 달리는 것도 길이를 조절해두었다. 이상한 것에 집착한다고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런 것 하나에도 내가 그리는 상이 있다.

뭐, 그런 종류의 사소한 것들에도 집착하곤 한다. 마음에 안들면 괴로와 한다. 그래서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은 가끔, 저 인간이 이번엔 뭐가 맘에 안들어서 저러나 하고 갸웃거릴 때가 있다.

대체로 우리나라 남자들 중에 이런 인간.. 많다.

하지만, 활동적인 사람들 중에는 처음 그린 상이 뭐든지 상관없이 그때 그때의 상황에 따라 자기를 절묘하게 맞춰가는 사람들이 있다. 정말 능숙해보인다.

내 입장에서 볼때는 성인군자처럼 보이기도 한다. 적어도 삼사일은 내가 만든 상을 깨뜨리고, 포기하는데에 온 힘을 쏟아야만 포기할 수 있은데, 저인간은 어찌 저리 잘 맞춰가나 싶다.

사람에 대해서도 자잘한 몇가지 사유로 마음에서 접어버리곤 한다. 그래서, 나는 사람을 잘 사귀지 못한다. 딱 이만큼의 거리가 편하다. 더이상 접근하면, 내가 그리던 상과 다르다는 것을 자꾸만 알게되고, 그래서, 마음을 접게되곤했다. 이제는 그러지 말자라고 다짐하지만, 그건 다짐으로 되는 일이 아니다. 너무 시니컬인 것 같기는 하지만 “인생을 살아가는 건 하나 하나 포기해 가는 거”라고, 하루키상이 말했었다. 어쨌거나.

모든 일이 내 마음에 그려놓았던 것과 같아지지는 않는다는 것임은 확실하다. 그러나… 마음에 그려지는 그림만큼 중요한 것도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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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나, 예술가, 학자를 하면 딱 맞는 성격이라고 사주도 그렇고 심리검사도 그렇다고 답이 나왔었다. 자기가 그려놓은 그림에 집착해서 그걸 완성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부어버리는 건 맞는데, 엔지니어도 제대로 하려면 제일 필요한건 상상력이 아닐까. 공상을 잘 하긴 하지만, 나에게 창의력이나 상상력이 있다고 하는 건 거짓말 처럼 느껴진다. 있는지 없는지 잘 모르겠다.

피피랑 푸켓을 오가는 배 같은 것. 간단해 보이지만, 사실 상상력이 필요한 일이었다.

존 그레이라는 할아버지가 있다. 그 할아버지가 만든 “존 그레이스 씨 카누” 라는 투어 프로그램이 있다. 이 동네에서 저녁때 출발해서 한밤중에 안다만의 바다 한가운데에서 조용하게 별과 바다를 느끼는 프로그램이다.

그 아저씨가 하루에 한번씩 푸켓에서 피피까지 갔다가 스노클링도 하고, 코 까이에서 밥도 먹는 그런 프로그램도 만들어냈었다. 우리나라 사람들 모두가 한번씩 체험했을 법한 “피피 일일 투어”가 그것.

하나투어든 롯데관광이든 모두가 그것을 한다. 매일 매일 피피섬의 로달람베이에서는 한국인들이 11시에 왕창 들어왔다가, 두세시간동안 머물다가 다시 돌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거로 돈을 벌고 있고,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하루짜리 투어를 즐기고 돌아갔을까. 십년전에 나도 했었고, 오늘도 그 배는 똑같이 떠나간다.

결국, 한사람의 상상력이 만들어낸 작은 아이디어 하나가, 십년이 넘는 동안 수 십만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지금도 투어 인스펙션을 하겠다고 요청하면, 그 할아버지가… 작은 카약을 몰고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들려준다.

세상은 저런 사람들이 만들어 내는 거라고 하면 비약이 심하겠고, 또 영웅주의라고 까지 할 수 도 있겠다. 하지만. 결국은 그런 사람의 마음이다. iPOD 도 마찬가지다. 뭔가를 만들어내겠다는 마음. 사람들에게 뭔가를 주겠다는 마음.

언젠가 “귀를 기울이면” 이라는 일본 애니메이션을 본 적이 있다. 멋진 소리를 내는 바이얼린을 만들어내겠다는 중삐리의 이야기. 작은 사랑이야기도 있었다. 어쨌든, 멋진 소리를 내는 바이얼린을 만들겠어요. 라는 그런 이야기였다.

인스펙션 하러갔다가 존 그레이 할아버지를 만나고 왔다는 사람을 쳐다보고 적어본다. 기회가 되면 인스펙션에 쫓아가고 싶어졌다. 아님 그 할아버지가 하는 투어만큼은 참가해보고 싶다. iPOD를 사고 싶은 것과 비슷한 이유다.

 

One Comment

  1. 빨강머리앤 November 17, 2004 at 9:36 p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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