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태국말이 조금씩 들린다. 정확하게 들리는 단어도 아주 조금은 있고, 심지어 문맥과 느낌만으로 대강 무슨말인지 알아듣는다. 하지만, 가지고 온 태국어교본은 보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은 석달이상 머물면서 왜 태국어 공부를 하지 않는지 궁금해 하기도 한다.

나에겐 지금 아는 정도만으로 충분하다. 더 이상은 배우고 싶지 않다. 한국 사람들이 나와 이야기할 때는 우리말로 이야기하다가 바로 옆의 태국사람들과는 태국어로 유창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바로 그 순간에 갑자기 느껴지는 어색함, 내가 잘 모르는 언어로 이야기하는 사람들 사이에 앉아있다는 느낌. 이방인이라는 느낌.

그렇게 앉아있는 상황은 내가 중간계에 와있다는 환상을 갖게한다. 그 정도는 아니라고 해도 어쨌거나 나는 여행중이네, 라는 기분은 갖게 한다.

그래서, 태국말을 열심히 배우지 않는다. 배우더라도, 책을 통해서 배우지는 않는다. 가끔 한단어씩만 지나가던 길에 배울뿐이다. 아직은 중간계에 와있는 듯한 환상에 가끔씩 빠지고 싶다.

 

One Comment

  1. 빨강머리앤 December 5, 2004 at 9:10 pm

    훗..중간계라..
    난또..굉장히 유창해져있을줄 알았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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