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홍보처에 민원을 넣었다. 민원이라 함은 얼굴이 붉어지거나, 심신이 피곤해지는 종류의 작업을 말하는 것이었는데, 요즘은 그렇지도 않은 것 같다.

어젠가 그젠가, 봉사활동을 하겠다는 학생들이 도착했다. 헌데, 날아오기 전에 복장통일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던 것, 덕분에 “알록달록 봉사단”이 되어버렸다.

이들이 이쪽에서 얼핏본 “다이내믹 코리아” 티셔츠를 보고서 저거다, 저거로 통일하자, 라고 결심했나보다. 이런 때 입기에는 기막히게 딱 맞는 옷일 것 같긴 하다.

좋아. 입을 수 있게 해주자. 서울에 국정홍보처 모 과장에게 전화를 해보지만, 안받는다. 전화를 안받길래, 동절기? 탄력근무제는? 하면서 몇번이나 전화를 했었다. 그러다 퍼뜩 정신이 든다. 아. 1월 1일이다.

이런 때 – 설날, 추석 등등등 다들 집에 있을 때 – 우리는 인터넷을 떠올린다. 외국에서도 그렇다. http://www.allim.go.kr/warp/webapp/bbs/list?meta_id=allim_qna 에 들어가면 된다. 70번에 올렸다. 긍정적 검토가 있기를 기대한다.

어쨌든, 전화를 안받아주신 덕분에 국정홍보처에는 어떤 민원들이 올라오는지 잠깐 들여다 볼 수 있었다.

… 어찌된 일인지 북한 영토까지 합쳐서 The Republic of Korea라고 나와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한핏줄이고 하나의 한국?되길 원하긴 하나, 어쨌든 북한은 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 라는 국제적 공식 명칭이 있고 체제와 사상이 다른 한 국가인데 북한과 대한민국을 합쳐서 The Republic of Korea 라고 표기한 점이 좀 유감스럽습니다. 더군다나 지도상으로는 서울만이 수도인 것 처럼 표기되고 북한의 수도인 평양이 부산이나 대전과 다름없는 하나의 광역도시처럼 표시되어 있기까지 합니다. 또한 왼편의 부가설명에는 South Korea라는 언급은 있으나 North Korea에 대한 설명은 단 한마디도 없습니다. 물론 대한민국을 홍보하면서 북한까지 설명할 필요는 없지만 지도상에 북한이 없음은 일본이 대한민국의 독도와 동해를 자기네 나라 영역인 양 표기하는 것과 다름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라는 민원에 대해서..

우리나라 헌법 제3조에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 」라고 명시되어 있습니다
물론, 대한민국의 주권이 아직 북한지역까지 미치지 못하는 현실적인 한계는 있습니다만 지금까지 우리 헌법은 제3조의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 드립니다

라고 “처리완료” 되어있다.

그랬다. 우리나라 헌법상, 수도는 서울이고 북한은 우리 영토이다. 뭐, 그렇단다.

얼마전에 캄보디아에서 모 냉면집에 갔었다. 앙코르왓에 들리는 모든 한국인이 들리는 곳이지만, 들렸다는 말을 공식적으로 할 수 는 없단다. 허가받지 않은 접촉은 법에 의해 금지되어있다는 말을 들었다. 아마도.. 그들이 불법적으로 “우리땅”을 점유하고 있기때문이 아닐까.

불법으로 우리 영토를 점유하는 이들의 딸들이 하는 공연은 굉장히 섹시했다. 그것이 사회주의적 사실주의기법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굉장히 섹시했고, 여행사에서 단체로 끌고온 할아버지들께서는 한동안 입을 다물지 않고 계셨었다. 그래. 우리는 한겨레다.

어쨌든, 새해가 되었다. 새해가 무얼까. 지난해와 비슷한 또다른 해일뿐이다. 다만, 이번 해에도, 그저, 지난 해처럼, 계속 자유롭기 만을 바란다. 가장 큰 복이다.

 

One Comment

  1. 단군 January 3, 2005 at 12:02 am

    제권옹. 어여 돌아오시오. 지나번에 이야가 했던 그 활동건 말이오. 그게 제권씨도 할 수 있다하오. 구체적인 사례도 있소. 바로 얼마전에 간 우리 회사 사람도 그 사례오. 어여 돌아오시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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