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그빌, 통쾌한 마지막.

심야 영화라 너무 졸려서 앞부분은 거의 못봤다. 약간 졸다가, 눈이 떠진 것은, 니콜 키드먼이 학대받는 장면. 그러니까, 성적으로.. 학대받는 장면. 나는, 잠깐의 잠으로 졸음이 어느정도 해소되었기 때문에 눈이 떠진거라고, 속으로 변명한다.

남자기 때문에 어쩔 수 없어요, 라고 하기에는, 뭔가 그래도, 계속, 미안한 느낌이 들었다. 계속되는 성적, 육체적, 정신적 학대. 비인간적인 인간들. 개.. 마을에 사는 개들. 나를 비판하는 듯한 느낌.


나는, 얼마나, 이기적일까.

타인에게 피해를 주더라도, 나는 계속 내 이익을 지키기 위해서 그를 짓밟을 것인가.

영화 내내, 나의 욕구와 타인에의 배려에 대해서 생각했다. 과연 내가 저 상황에 빠진다면, 나는 “사람처럼” 행동할 수 있을까. 아마도, 반드시 그럴 것이라, 말하지는 못하겠다. 내 이익을 위해서라면, 그가 얼마나 괴로운지… 정도는 내게 문제가 되지 않을수도..

전에 심리학과의 실험 중에,

유리방안에 실험대상이 있고, 밖에서 학생에게 “안에 있는 대상은 실험내용에 동의한 사람이고, 얼마든지 레벨을 올려도 된다.” 라고 알려준다. 이제 학생에게 전기 충격기의 조종간을 쥐어주면, 안에 있는 이가 아무리 괴로와 해도 학생은 상관하지 않고, 조교의 요구에 따라 최대치까지 전기충격을 주더라.

.. 라는 얘기가 있었다. 물론, 진짜 실험대상은 조종간을 쥔 학생이었고, 유리방안에 들어간 이들은 연극 배우들.

사람은, 자신이 안전할꺼라는 믿음만 있으면, 타인의 고통에 얼마든지 무심할 수 있다.


질문의 책의 맨처음 질문은?

어느날 신이 당신 앞에 나타나서, 아프리카에 사는 아주 가난한 이들에게 매일 먹을 빵을 줄테니, 대신에 당신은 앞으로 TV를 보지 않을 수 있겠는가. 라고 묻는다면..

나는, 이 질문에 “아니오”라고 대답했다.

어쩌면, 나는, 내 생각보다, 훨씬 더, 잔인한 사람일 것이다.

 

2 Comments

  1. 만박 August 15, 2003 at 12:31 am

    도그빌…리뷰가 많이 보이는데, 추천인가요? 비추인가요?

     
  2. 돌핀호텔 August 15, 2003 at 9:17 am

    무대라던가 하는 장치가 좀 졸립거든요.
    하지만, 추천입니다.

     

Leave a Reply

 

Theme by HermesThemes

Copyright © 2017 돌핀호텔의 기억.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