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이드북이라고 하기는 좀 이상하고, 어쨌든 태국에 대한 책이다. 그 나라의 사람과, 역사, 종교, 풍습에 대해서 자세히 나와있다.

지난번 여행 때, “과일에도 먹는 순서가 있어요” 라고 말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래, 여기는 과일이 많은 나라니까, 거기에 얽힌 문화가 우리보다 풍부할꺼야, 라고 호기심이 생겼었다. (아쉽게도 책에는 이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또, 다른 사이트에서 알게 된 것으로, 집들이를 할 때는 스님 9 분을 모셔서 복을 비는데, 9 라는 숫자의 발음 (까오) 과 ‘전진하다’라는 말의 발음이 같아서 그런다고 했다. (책에서는 태국인이 3이라는 숫자를 좋아해서 3×3 이라 9분을 모신다고 쓰여있다.)

그 동안의 가이드 북에서는 맨 앞쪽에서 잠깐 스쳐지나는 정도로만 설명하는 부분을 책 한권 분량으로 늘여놓은 것이 이 책이다. 따라서, 호텔리뷰나 게스트하우스 소개 같은 것은 기대하기 힘들다. 대신 다른 방면의 여러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다.

태국인들의 귀신에 집착하는 경향은 이미 여러번 들었는데, 남부에서 자주 볼 수 있었던, 집앞의 자그마한 사당은 북부에 가면 집안에 모셔놓는 형태로 바뀐다던가, 하는 세밀한 분석도 들어있다.

귀신에 대한 이야기로 방콕의 스쿰빗에 자주 출몰하던 귀신이 지금은 소이 몇번의 사원에 봉인되어있다는 따위의 이야기도 있었다.

책에는 이것 말고도 재미있는 이야기가 꽤 많아서 결국은 책을 잡고는 네시간만에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책을 읽고 나면 그들의 풍습이랄까, 성격이랄까 하는 것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는 이해하게 되는데, 예를 들면, 한국인이 운영하는 여행사에서 일 잘하던 아가씨가 어느날 “이틀동안 집에 가서 어머니 좀 보고 올께요” 라고 휴가를 내고서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더라, 라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책을 보면, 그들이 어째서 그런 행동을 했는지 (약간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하지만, 오리엔탈리즘따위가 책을 보는 내내 떠오르기 했다. “그들은 이러이러 한 사람들이라서 이러이러한 행동을 한다.” 라는 기술이, 가만히 읽다보면, 어쩐지 사람에 대한 설명이라기 보다는 종족에 대한 기술처럼 보이기도 한다. (시리즈의 “한국” 편을 보고 싶어지기도 했다.)

게다가, 조금씩 과장하는 면도 있어서, 살아본 경험이 있는 사람으로부터 이건 좀 오바네, 라는 의견을 듣기도 했다. 나 역시 내가 만났던 태국인들은 별로 다를 바 없는 사람들 일 뿐인데.. 책을 보면 뭔가 특수한 인종인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이런 저런 단점도 있지만, 전체적으로는 꽤 잘 쓰여진 책으로, 아, 이래서 그랬군, 하는 대목이 많았다.

현지에서 몇십년을 살면서, 현지인과 결혼하고, 거기서 교수생활을 하고있는 (치앙마이가 정신적 고향이라고 하시네) 외국인으로써, 꽤 깊이 있게 분석을 했고, 쉽게 쓴 것이고, 상당 부분은 정확하고, 게다가 그 이유가 뭘까에 대해서까지 잘 서술하고 있는 책이다. 그 나라에 관심있는 사람은 한번 읽어보면 좋겠다.

 

One Comment

  1. 란셋 January 24, 2006 at 5:16 am

    우리의 Travelbay에 컨텐츠를 제공하는 김선겸씨가 이 시리즈의 사진을 공급하고 있음. 세상 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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