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티브이에서 낯선 자막을 발견했었다. “김영미 PD”. 그동안 영상으로는 볼 수 없었던 동원호의 선원들을 직접 찍어온 사람. 한동안 그 이름이 기억에 남았었다.

영상으로 무언가를 본다는 것은 강한 인상을 남기는 것이어서, 그전까지는 먼나라 이야기처럼 느껴지던 동원호 이야기가 이젠 남의 일 같지 않아 보였다.

중동에서 전쟁이 나던가 말던가, 이라크에서 폭탄에 터지던가 말던가, 그곳에 나가서 현지 소식을 전하는 것은 일본, 미국기자한테나 가능한 일이고, 우리는 외국방송에 자막을 얹은 화면을 봐야하는구나, 라고 생각했었는데, 아무리 봐도 여자인 듯한 이름의 기자가 해적들의 소굴에 들어가서 촬영을 해왔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었다.

편집권 문제로 시끄러운 와중에도 시사저널이 이번호(876호)에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저 기자의 이야기를 실어주었다.

소말리아 취재를 결심한 것은 6월 초순 한 방송국 보도 기자의 푸념에서 비롯되었다. 그 기자는 외교통상부의 동원호 관련 브리핑을 보며 답답해했다. “외교통상부는 이렇다, 저렇다 하며 브리핑을 하는데 사실 우리(기자들)가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그러니 그대로 받아쓸밖에 ….”

필자가 “직접 소말리아에 가보라” 고 권하자 그는 “물론 직접 취재해보고 싶지만 회사에서 위험하다며 보내주지 않을 것이다” 라며 한숨을 쉬었다. 소말리아는 오랜 내전으로 기자들이 취재하기 어려운 나라 가운데 하나다. 필자는 ‘그렇다면 소속 회사가 없는 프리랜서인 내가 가야 하는 일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시사저널 876호, 56쪽)

멋진 대사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내가 가야 하는 일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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