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닦는 주식투자자” 라는 책의 27쪽에 이런 글이 나온다.

순 임금이 승(순 임금의 스승으로 추정되는 인물 – 역주) 에게 물었다.

“도를 내 것으로 삼을 수는 없소이까?”

그러자 승이 대답했다.

“내 몸조차 내 것이 아니거늘 하물며 어찌 도를 내 것이라 할 수 있겠나이까?”

“몸이 내 것이 아니라면 대체 누구의 것이란 말이오?”

“아뢰건대, 신체는 천지가 맡겨둔 형상이옵니다. 우리의 생명역시 우리의 것이 아니라 천지가 맡겨둔 기운의 화합이며, 우리의 본성역시 우리의 것이 아니라 천지가 맡겨둔 자연의 이치이옵니다.”

승이 말을 잇는다.

“움직이나 어이하여 움직이는지를 알지 못하고, 움직이지 않으나 어이하여 움직이지 않는지를 알지 못하니 이것이 바로 도이옵니다. 이러한 도를 어찌 내 것으로 삼을 수 있겠나이까?”

참 그럴싸한 문장이었다.

나는, 이 문장의 원문은 무엇인지, 어떻게해서 저런 번역 (한문-영문-우리말) 이 나오는지 그 과정이 궁금해졌다. 구글에서 “승, 순, 장자, 천지” 따위를 입력했더니 잡다한 결과들이 나왔다.

이런저런 검색어들을 넣어보다가, “장자 순 승 물었다” 로 검색하니, 검색결과중에 “육사도” 가 나왔다. 그 페이지에는 “도가의 사회사상과 그 현대적 의의 – 김성환” 이라는 논문이 걸려 있었다. 논문은 논문답게 한글과 한자를 적절히 섞어서 썼고, 나는 더 적절한 검색어를 찾을 수 있었다.

구글에 “莊子 舜 丞 道可得而有乎” 이라는 검색어를 넣어보았다. 우리말로된 검색결과는 존재하지 않았고, 대신 중국어 사이트들이 떴다. 어쨌든, 찬찬히 결과를 보니 문장의 원문은 “장자 외편 지북유(莊子 外篇 知北遊) 의 4번째 문장이었다.

빙고.

중국의 고전들이 몽땅 모여있는 “중국철학서전자화계획” 사이트의 원문과 영문번역을 참고하면 내가 원한 결과는 이런 것이 된다.

舜問乎丞曰:”道可得而有乎?”
Shun asked (his attendant) Cheng, saying, ‘Can I get the Dao and hold it as mine?’
순 임금이 승에게 물었다. “도를 내 것으로 삼을 수는 없소이까?”

曰:”汝身非汝有也,汝何得有夫道?”
The reply was, ‘Your body is not your own to hold – how then can you get and hold the Dao?’
그러자 승이 대답했다. “내 몸조차 내 것이 아니거늘 하물며 어찌 도를 내 것이라 할 수 있겠나이까?”

舜曰:”吾身非吾有也,孰有之哉?”
Shun resumed, ‘If my body be not mine to possess and hold, who holds it?’
“몸이 내 것이 아니라면 대체 누구의 것이란 말이오?”

曰:”是天地之委形也;
Cheng said, ‘It is the bodily form entrusted to you by Heaven and Earth.
신체는 천지가 맡겨둔 형상이옵니다.

生非汝有,是天地之委和也;
Life is not yours to hold. It is the blended harmony (of the Yin and Yang), entrusted to you by Heaven and Earth.
우리의 생명 역시 우리의 것이 아니라 천지가 맡겨둔 기운의 화합이며

性命非汝有,是天地之委順也;
Your nature, constituted as it is, is not yours to hold. It is entrusted to you by Heaven and Earth to act in accordance with it.
우리의 본성 역시 우리의 것이 아니라 천지가 맡겨둔 자연의 이치이옵니다

孫子非汝有,是天地之委蛻也。
Your grandsons and sons are not yours to hold. They are the exuviae entrusted to you by Heaven and Earth.
우리의 자손 또한 우리의 소유가 아니라, 천지가 우리에게 맡겨 허물을 벗고 나오도록 한 것입니다.

故行不知所往,
Therefore when we walk, we should not know where we are going;
움직이나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處不知所持,
when we stop and rest, we should not know what to occupy ourselves with
멈추어 쉬어도 어디에 있는지 알지못하고,

食不知所味.
when we eat, we should not know the taste of our food
먹을 때에도 그 맛을 구분하지 않으니,

天地之强陽氣也,”
all is done by the strong Yang influence of Heaven and Earth’.
이것이 바로 천지를 움직이는 강한 기운이옵니다.

又胡可得而有邪?”
How then can you get (the Dao), and hold it as your own?’
이러한 도를 어찌 내 것으로 삼을 수 있겠나이까?

한번 찾아지고 나니, “지북유” 라는 키워드만 가지고도 여러가지 우리말 번역을 찾을 수 있었다. 필요없는 문장으로 보는지 끝부분은 대강 얼버무려 번역하는 것이 더 그럴싸해보이기도 했다. 처음에 나온 번역처럼.

도 닦는 주식투자자
로버트 코펠 지음, 김시현 옮김/청년정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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