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도둑을 다 읽었다. 다 읽기도 전에도 글을 올렸었다. 이제 다 읽고 정리해둔다.

어제 올린 글에 인용한 것 말고도  저자는 계속해서 “경쟁”의 문제를 언급한다.

“실제로 경쟁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현실적 상황의 문제가 아니라 당사자의 마음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277p)

사회를 보는 시각들 중 하나다. 물론 요즘에는 “승자독식사회“의 해석이 더 와닿는다. 결국 계급이 나를 만들 수 밖에 없다. 내가 날코딩을 해야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좀더 여유로운 해석도 가능할 것이다. 하루키의 말처럼 나는 그리스인이 아니다.

(하지만 마음이 많은 것을 결정한다는 생각에도 깊이 빠져있다. 나는 마음과 상관없이 모든 것이 딱 떨어지는 세상을 살고있지는 않은 것 같다.)

이분은 평생을 선비처럼 살아온 것 같다. 경쟁은 가급적 피했고, 1등이 될 수 있을 때 일부러 2등을 하는 행동도 하곤 했다. 그러면서도 타고난 공부꾼 기질 덕분에 서울대교수로써 안정된 학자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놀라운 점은 자신이 운이 좋아서 그런 인생을 살 수 있었다고 말하는 부분이다.

할아버지에 의해서 초등학교를 중퇴하고 농사일을 해야했지만 그 시기가 자신의 공부깊이를 더해준 고마운 시기였다고 회상하는 장면이 있다. 이것 하나라면 그런 해석도 가능하겠구나, 하고 넘어가겠지만 이분은 그밖의 일들도 대부분 다행이었다는 식으로 해석하곤 한다.

이분의 인생에서 벌어졌던 일들이 모두 좋은 일만은 아니었을텐데, 자신이 긍정적으로 해석했기 때문에 그 모든 일들이 긍정적인 사건이 된 것이리라.

293쪽부터는 물리와 생명, 천문학이야기가 나온다. 여기에는 인용-요약을 하지 않겠다. 직접 책을 읽으면 의외의 보물들이 여기저기에 숨어있다. 이런 저런 학문에서도 그저 외국의 것이 아닌 우리의 것이 만들어지고 있었구나 감탄하게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경영학의 진리체계“가 계속 떠올랐다. 학교에있는 사람들중에도 미국 것을 베끼지 않고 자기 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었다. 얻는 것도 많았고, 생각할 것도 많은 책이다. 한번 읽어보자.

P.S.
읽고나서 후회되는 것이 하나 생겼다. 나는 대학에 입학하고 나서, 이미 천체물리학에서 내가 무엇인가를 이룬다고 해도, 큰 의미가 없을 정도로 학문들이 분화되어버렸기에 핵심적인 비밀을 밝혀내고 싶다는 욕구는 채우기 힘들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또 그런 핑계를 대기 이전에 계산식이 너무 많은, 어려운 분야에 덤비고 있는 것아닌가 하는 두려움도 있었다. 그래서 좀 만만해 보이는 컴퓨터에 미쳐버렸고 나름 잘해내고 있긴하지만…

책을 읽다보니, 세상이란 것이 어차피 개인들이 만들어 가는 것인데, 내 머리속에 들어있던 내 경쟁상대들을 너무나 커다랗고 완벽하게 그렸었구나, 하는 후회가 생겼다. 세상은 당신이나 나 같은 개인들이 만들어가는 것일 뿐일텐데.

 

One Comment

  1. 안개꽃 May 14, 2008 at 3:29 pm

    없어졌나 봤더니 아직도 살아계시네요..후후
    진짜 오랫만에 와 봤는데 이야기들은 여전히 진지하시고 결혼도 하시고 많은 변화네요.
    잘 읽고 갑니다. 주제가 언제나 너무 어렵네요..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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