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사진은 못올렸지만, 내일 떠나기로 했다.
다 좋은디, 싸고, 사람들 좋고, 바다 이쁘고, 하늘도 이쁘고, 근디… 외롭다. 너무 많이 외롭다.
빠이랑 비슷한 분위기이긴 한데, 배낭들이 모여있는 곳이라기 보다는 서양에서 온 온갖 국적의 커플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싸니까.. 젊은 커플들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겠지?
수영하고, 밥먹고, 뽀뽀하고. 술마시고.
방금도 어떤 커플이 나혼자 밥먹는 앞에서 한시간은 뽀뽀를 한 것 같다. 음.. 그리구.. 방으루.. 들어가드라구.. 짜슥들.. ㅜㅜ
염장도 이런 염장이 없어요.
사랑을 나누기에 정말 좋은 곳.
어제 옆자리에 있던 일본인 청년이 오늘 내가 묵는 숙소의 레스토랑에 앉아있었다. 말을 걸까 말까 망설이다가 걸어보았다.
이름은 오노에 다이스께, 별명은 류!.. 그.. 무라카미 류랑 같은 류, 다. 한자로는 용이라고 쓸껄? 말을 걸고, 이것 저것 이야기하는데, 브라질리언 탬버린이라는 판테이로를 꺼내서 잠깐동안 연주를 해준다. 헉. 너무 잘하잖아. 멋져. 예술이다.
혹시 엑스재팬을 아는가. TEARS에서 “이고꾸노 소라(이국의 하늘)” 분을 불러주었더니, 중학교때 밴드에서 드럼을 했고, 엑스를 꼬피했었다고 말했다. 헉. 아티스트다. 함께, 구레나이를 잠깐 불러보았다. 옆자리의 서양애들이 쳐다봤을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라이레에 다녀왔다. 이뻤을 것 같다 옛날에는. 지금은 공사중인 곳이 많고, 호텔들은 너무 비싸고. 게스트하우스도 비싸다. 후미진 곳에 몇개 있긴 했지만, 별로 머물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것들은 어제 오늘 찍은 사진들.
떠나기 전날이던가, 푸켓타운에 비가 억수로 왔었다.
버스를 타고서 타운을 떠나 코팡안으로 출발. 하지만, 중간에 이 버스에서 내려서 끄라비로 왔다.
여기는 끄라비 타운의 선착장. 물냄새가 나고, 밤이건 낮이건 몇명의 사람들이 서성이고 있다. 한밤중에 여기 앉아서 물냄새를 즐기고 있었다.
끄라비다.
어쩌다보니 이리로 와버렸다. 여기는 타운의 차(CHA)게스트 하우스.
아무런 계획도 없고, 어제 오늘 주워들은 몇마디 정보가 끄라비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 그래서, 그냥 라이레라고 하는, 육지 속의 섬 이라는 곳까지 곧바로 들어가려고 했다.
“끄라비는 세군데로 나눌 수 있어요. 타운. 아오낭. 라이레” “라이레에 내려서, 선착장에서 오른쪽으로 쭈욱 들어가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싼 게스트하우스가 나와요” “아오낭은 빠통이랑 비슷하게 번화해요.”
그리고, 라이레는 락클라이밍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를 전부터 들었었다. 어제 아리랑에서 잠깐 나왔던 락 클라이밍.
버스를 타고 한참을 가고 있었다. 버스 앞에 AIR라고 쓰여있는 것들은 에어컨버스다. 그넘들은 절대로 에어컨을 끄지 않는다. 내 바로 뒷자리에 앉아있던 서양커플이 “프로즌 업” 될 것 같다고 떠들었는데, 그 단어를 듣는 순간 아이스크림이 연상되었다. 배가 고파서 그랬나보다. 문제는.. 에어컨 버스가 아닌 일반버스는 진짜 덥다는 것.
어쨌든, 오는 길에 갑자기 머릿속에서 코팡안에 가지마라, 는 말이 들려왔다. 분열초긴가? 너무 분명하게 들려와서, 한참 고민했는데, 결국은 끄라비로 가기로 했다.
길거리에서 또 셀렉남을 먹었다. 수랏타니에서는 국수만 먹는다.
치앙마이에 들어갔을 때, 남아공에서 왔다는 흑인 부부 에이브러험과 도나를 만났었다. 서로의 일정을 물어볼 때 나는 “아 윌 고우 투 빠이, 앤 메이비 스테이 데어 포에버”라고 말했었다. 그 부부는, 농담도 잘하셔, 라는 눈빛으로 한참이나 호탕하게 웃어댔었다.
삼주뒤에 빠이에서 어슬렁대고 있을 때, 갑자기 그 부부를 만났다. 나를 만난 그들은 포옹을 해대면서 한참동안이나 반가운 인사를 나눴었다. 며칠 후에 내가 빠이를 나올때 맥주를 권하면서 (우리나라 사람처럼..) 끝까지 무! . (고 포 잇!)이라고 했었다.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혹은 하찮은 동네. 빠통.
프롬텝. 푸켓의 가장 남쪽. 석양을 보러 갔었다.
프롬텝에서 바라본 “르 메르디앙 요트클럽” .
사실은, 요트클럽의 왼쪽에 있는 조용해보이는 비치에 가고싶었다. 그곳으로 가는 길은 찾기 힘들어서 현지인들이랑, 유럽인들 몇몇밖엔 없었다.
여기는 프롬텝보다는 조용한, 석양이 이쁜 장소. 현지인들을 위한 장소처럼 보였다.
프롬텝쪽을 바라보았다.
절벽이다.
이곳 조용한 뷰포인트에는, 풍차가 있다. 돌고있다.
결국, 오늘의 투어는 푸켓에서도 아무도 모르는 조용한 비치를 찾아가는 것으로 끝났다. 여기는 심지어 150밧짜리 방갈로도 있다.
아무리해도, 나이트 클럽은 좋아지지 않는다. 사람들과 어울리기 위해서 가긴하지만 귀가 아프고, 심장이 쿵쾅거려.. 하지만.. 어쨌든, 빠통에서 최고로 잘나가는 나이트클럽 바나나에 가보았다. 사진은 없다. ㅜㅜ
요사이 사진기를 안들고 다녀서 좋은 사진들이 없다. 나중에 다른 분들 사진기로 찍은 것들을 보내주시면, 그때 올리자.
그저께는 차를 한대 빌려서 공항에서부터 프롬텝까지 서해를 따라서 드라이브 했다. 넓은 바다로 태양이 저무는 모습은 정말 예뻤다.
어젠가.. 빠이가 신호등이 들어선 이후로 빠르게 변해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런 전기 신호가 사람들을 통제해버리면, 사람들도 옆사람을 통제하고 싶어지나보다.
어제까지는 징하게 비가왔었다. 오늘은 해가 쨍쨍해서 밖에 나가보았다.
300밧이나 하는 돈을 주고 툭툭을 타지는 못하겠고, 일이 있어 해변쪽에 나가시는 분 차를 얻어탔다.
얼마만에 보는 까론 비치인지 모르겠다. 빠통을 지나서, 까론쪽으로 들어가던 길이었다. 푸켓에 들어 온 후로 비치를 제대로 못봤다고 말씀드리니까, 그럼 송혜교랑 비가 자전거를 타던 곳으로 가서 석양이나 보자고 하셨다.
몇몇 서양아이들과 아주머니가 계셨고, 송혜교랑 비가 자전거 타던 곳에서는 태국인 가족들이 피크닉을 나와있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사람이 없었다.
태국은 행복한 나라다.
조금만 더…
조용한 곳에서 혼자있다가 들어가려고 합니다. 십년만에 이런 시간을 가져보고 있습니다. 이제 좀 살것 같습니다.
오늘부터 일주일 정도만 사람들을 만나고나면 집에 가야하지만, 혹시나 집에서 항공권값보다 조금만 더 보내준다면, 어느 섬에 들어가서 하루종일을 아무것도 안하기, 한번만 더 해보려고 합니다.
뭐 그동안 꽤… 열심히 일했으니까. 조금만 더 게을러 지는 것, 괜찮겠지요?
..
그건 그렇고… 다들 자기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어느만큼 오랜동안 보이지 않으면, 사실은 잊혀지는 거죠. 온라인으로 만나는 분들은 항상 보고 있으니, 그렇지도 않겠지만.
어제 저녁 여섯시에 버스를 타서 타운에 오늘 오후 한시반에 도착했다. 300밧짜리 여행사버스는 몸을 상당히 피곤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싸잖아!!!
둘째 조이님과 로얄푸켓씨티 로비에서 맥주한잔 하고 나왔다. 여기는 썬라이즈.
다음은 버스안에서 끄적 거린것.
10⁄6 화 7:09 PM
버스 (300밧)를 타고 푸켓으로 간다. 여행초기에 남부터미널에 가서 푸켓행 999버스를 예약하던 기억이 난다. 차다님이 전화로 불러준 “빠이 콘쏭 싸이 따이 캅”. 하지만, 나는 내가 쓴 글씨를 잘못읽어서 “빠이 콘쏭 싸이 마이캅” 이라고 읽었다. 운전수는 용케도 남부터미널로 갔다.
정글뉴스쪽에 있다. 파쑤멘 요새 근처라 위치가 좋다. 하지만, 뭔가 안땡겨. 내일 왓포를 볼까말까.. 고민하고 있다.
그냥 버스타고 푸켓으로 나가버리는 게 속편할지. 앙코르왓을 한번 봐주는게 좋을지 모르겠다. 앙코르왓. 다음에 가야겠지?
빠이에 뭔가를 두고 온 것 같아. 정말로.
거기에서 힘을 얻고 나온건 맞지만, 바깥세상은 역시 별로야. 자꾸만, 돌아가고 싶어. 하지만, 들어갔던 길을 따라서 쭈욱 나가봐야지. 언제나 남자들의 이야기는 똑같아. 지난번 풀문에서 일본애들 두명을 데리고 잤다는 이야기. 외국애들이 어떻다는 이야기.
솔직히 말하면, 부러워.
정글 트래킹을 했다. 힘들었다. 산을 몇개나 넘으면서 하루종일을 걸었지만, 하지만, 다시하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하체를 과도하게 사용하면, 상체의 긴장이 풀릴꺼라고 한의사가 말했었는데, 맞는말이었다. 올라가는 길이 힘들어지면, 나도 모르게 어깨와 가슴에 힘을 주게 되었다. 어느순간, “아, 풀자. 산이랑 나무랑 보면서 풀어버리자” 라고 생각하니까, 금방 어깨가 풀렸다. 이런 것을 말하는 것이었다. (어쩌면, 엘리아저씨 덕분인지도 몰라)
아일랜드에서 온 청년 세명과 한국에서온 웹쪽일 하시는 아가씨한사람, 그리고 나. 다섯명이 팀이었다. 자.. 사진이다.
신발
원래는 이것보다 더 하얀 신발이다.
마음에 드는 사진들이다.
사진 참 잘찍었다.
보야님의 선물. 잘 쓰고있습니다~
수지님이다.
신발..
시장.
댓글
수지 : 우와 건진사진중 제 튼튼한 몸매가 있다니.. 영광이라고 해야할지.. 다리는 정말 튼실하구만여 멋진사진입니다 다녀와서 주실거져? (2004-09-26 13:52:17)
자 오랜만에 사진을 올려보자.
꼬치, 망고스틴, 람부탄.
지금은 망고스틴 까는 법을 배워서, 잘깐다.
지금 쓰는 방. 럭셔리하다.
방의 앞. 역시 럭셔리하다.
아저씨가 주신 정체불명의 음료수
다시 아보다야
간만에 럭셔리 디너. 챨리님 만세
수지님이 남편 챨리님을 찍고 있다.
수지님과 온천에 갔다. 하지만, 접근할 수 는 없다. 챨리님이 있다. 이 사진은 분명 수지님의 허락을 득하고 찍은 것. 결코… 몰카가 아니다. 온천.. 50밧이다. 온천. 좋다.
온천 가는 길에 보이는 빠이다.
이것은 재떨이.
수첩에 있던 녀석들을 옮겨적는 것은 오늘로 끝. 이제부터는 싱크가 맞는거쥐.
9월 20일
머리를 다쳤다. 혹시나 이것때문에 내가 죽는다면 말야. 마지막으로 남기고 싶은 말은…
이라고 주접을 떨었다. 뭐라고 끄적이긴 했지만. 옮기기는 민망하다. 피가 나왔으니, 괜찮을 꺼라고 다칠때 함께있던 한국인 물리치료사 아가씨가 말해주었다. 세시간정도 푹 자고 나니, 아직도 멀쩡히 살아있었다.
에.. 저녁때.. 챨리님 팀이 다시 오셨다. 열쇠를 가져가는 바람에 다시 오신 거린다. 이런 쉽게 가라앉을 줄 알았는데, 마음이 다시 흐트려져 버렸다.
9월13일
오늘 저녁은 궁상을 떨어본다.
맨밥(카오빠우) 5밧 마마컵라면 12밧 돼지꼬치두개 10밧. 합이 27밧. 900원? 그리고, 쌩솜을 샀다. 70밧.
쌩쏨은 괜히 샀다. 외롭다. 아주 많이.
친절하고 항상 웃는 사람들의 속에는 귀찮다, 는 감정도 있을 수 밖에 없다. 오밧짜리 맨밥을 파는 사람은 아무래도 이십오밧짜리 볶음밥을 파는 사람에 비해 귀찮음이 강할 수 있다. 사실 십밧짜리 커리덮밥을 파는 아줌마가 제일 친절했다.
당신들도 나도 살아가고 있는 거다. 그런 의미에서, 잘 살아가라는 웃음이다. 고마운 미소들이다.
9월 13일 열두시
빠이에서 길을 걷다가 하늘을 보거나, 외곽에 게스트하우스를 구경하던 길에 빠이쪽을 쳐다보았을 때, 숨이멎고 미칠 것만 같았다.
쟝그리니에가 알제리의 풍경을 보고 끄적거렸던 그 느낌일까. (섬.. 인가?)
십년전에 최초의 게스트하우스였던 리버롯지의 생머리 아저씨는 여기가 그저 메홍쏜으로 가는 경유지일 뿐이었다고 했다.
사람들은 아무나 보면 인사한다.
오토바이타고 지나가던 할아버지도 눈만 마주치면 환하게 웃어준다. 내가 먼저 보낸 웃음보다 훨씬 환하게.
마을 사람들 모두가 밤마다 모여서 자아비판이라도 하는 걸까. ‘아 동무는 어째 아까 웃지 않았소?
9월 10일 (치앙마이)
아침이다.
사람을 대할 때 편하게 웃지 못하고, 눈가를 찡그리거나 어깨에 힘을 주는것. 긴장하기 때문이다.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저 사람이 나를 공격할까봐? 내가 무슨 실수를 할까봐? 내 소중한 무엇이 상처받을 까봐? 무엇 때문이지? 단지 타인이기 때문일까?
와로롯 시장을 헤맸다. 아침부터 온천에 가려고 했지만, 결국 쌈깡펜이란 마을까지만 가보고 돌아올 수 밖에 없었다. 말이 통해야 뭘 해먹든가 하지.
하지만, 안통하는 영어로 길을 가르쳐주던 여고생은 정말 이뻤다. 수줍어 하는 모습도 그랬고.
수첩에 적혀있던 것들을 옮겨적는 중이다. 이때까지는 아직 푸켓이었고, 치앙마이로 올라오는 길에도 뭔가를 끄적거렸다.
반타이 리조트, 다른 사람 자는 데 껴서잤다.
어제 단체로 푸켓에 들어오던 대만인지, 홍콩인지, 한국인지 모를 신혼부부 여러분. 안녕히 주무셨는가? 건너편의 방들은 모두 모두 커튼을 쳐놓으셨네 그랴.
머릿속에 건너편의 방들에서 각각 열심히 뭔가를 했을 꺼란 생각이 자꾸만 떠올랐다.
우리는 그런대로 종족보존에 성공하고 있는 거야. 잘하고있어. 친구들!
9월7일 10시
내일 떠나기로. 찰리님을 못보지만,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