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컬렉터의 최근

태국 짜끄리 왕조의 이야기

박제권
근대 태국의 형성 동대문 도서관에서 발견하고 빌려서 그날 저녁에 다 읽었다. 태국 짜끄리 왕조의 왕들에겐 ‘프라밧 솜뎃 프라풋타 욧파 쭐라록 마하랏’ 같은 긴 이름이 있다. 짧게 부를 때는 라마1세, 라마2세라고 부르기도 한다. 최근에 돌아가신 분은 ‘프라밧 솜뎃 프라짜오유후아 푸미폰 아둔야뎃’ 이면서 라마9세이다. 이 책은 라마1세에서 라마7세까지(서기로는 1782에서 1932까지)의 역사를 이야기한다. 중간 중간에 태국어가 함께 나와 방해가 되는 것이 이 책의 유일한 단점이었다. 번역어를 선정하고 각주로 원어를 알리는게 더 좋았을 것 같다.

픽플즈에 올렸던 책에 관한 사진들

박제권
모래그릇, 낙서입문, 인간실격. 등등등. 표지가 이뻐서 사버린 책. 안에 실린 소설도 좋음. 기타노 다케시의 낙서 입문. 시간때우기는 좋았음. 이건, 일본 영화 ‘안경’. 나나 마누라나 이런 영화를 지루해하지 않는 것이 맞음. 일본 자전거 여행관련 책을 몇권이나 연달아 읽었다. 이 사진이 눈에 확 박혀있다. 어느 책이었던 걸까. 도대체. “가메다는 지금도 여전하겠지요?” - 모래그릇. 나카이 마사히로 주연의 드라마로 시작된 모래그릇 탐구. 결국은 원작 소설까지 구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책 안쪽이 너무 예뻐서, 전같으면 질렀겠지만 도서관에 가면 볼수있으니 지르지 않았다.

희망을 여행하라

박제권
공정여행이라는 유행. 책은 읽을만 하다. (책링크: 희망을 여행하라) 눈에 걸리던 대목.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당신을 도울 수 있죠? 음… 많은데요. 우선 수건을 제자리에 걸어 주세요. 그리고 쓰레기는 쓰레기통에 넣어주세요. 옷은 벗으면 침대에 던져놓지 말고, 의자에 걸어주세요. 늘 제일 큰일은 침대 청소니까요. 예, 그건 물론 제 일이죠. 저는 청소를 해서 돈을 받잖아요. 하지만 이렇게 조금만 도와주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몰라요. 그 나라에 가서 잘 쉬다가 오려고 여행을 떠나는 건데, 그 와중에도 돈을 주고 노동력을 사고 있다는 점에 집중하기 쉽다.

교토 3부작

박제권
그 도시가 내 삶에 들어왔다, 교토 그 도시가 내 삶에 들어왔다, 교토 이혜필 지음/안그라픽스 최소 한달, 길면 반년 정도 머물러주는 그런 여행기. 다들 그런 여행을 꿈꾸지만, 실행에 옮기는 사람은 드물다. 크게 용기를 내서 떠나거나, 아니면 기회가 왔을 때 별 생각없이 따라가주기라도 해야 한다. 그런 이야기가 담긴 책을 찾기위해, 서점에 가면 꼬박꼬박 여행기 쪽을 서성이지만, 요즘들어 성공 확률이 적었었다. 이 책은 간만에 성공. 교토에 대한 호기심이 가득해졌다. 그리고, 이후 교토에 관한 책 몇권을 더 샀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박제권
가급적 어두운 글은 읽지 않으려고 한다. 진지한 것들은 어둡게 마련이어서, 가끔은 어두운 글일 것을 알면서도 들고다니는 경우가 생긴다. “시스템은 억압적인 것이다.” 라고 정하면, 그건 억압적인 것이 된다. 세상은 자유로운 곳이다, 라고 정의하고 나면, 세상은 다시 상당히 자유로운 곳이 되기도 한다. 대개의 중요한 문제들은 자기 주관대로 정의할 수 있다. 이런 문제들은 언제나 계속 등장하고, 작은 문제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도 부딪치게 된다. 나 자신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트는 것이 가능할까. 그런 행동은 억지일까. 혹은 긍정이니 부정이니 하는 것은 존재하지도 않는 것은 아닐까.

젠 컴퓨터

박제권
젠 컴퓨터 - 도서출판 흐름 젠 컴퓨터 필립 토시오 수도 지음, 이사야 옮김/흐름 도서관 한쪽 구석에서 찾아낸 책이다. 서점에서는 이미 절판. 컴퓨터를 켜기전에 우선 컴퓨터에게 절을 하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책이다. 경건하게, 사무라이가 칼을 대하듯이, 그렇게 컴퓨터를 마주하라고 한다. 상당히 흥미진진하다. 71쪽에 우화가 하나 나오는데, 다른 책에서도 이미 본 이야기지만 한번 더 옮겨본다. 검도를 배우려고 찾아온 한 열성적인 젊은이와 스승과의 대화. “사부님, 제가 부지런히 수련한다면 검술을 익히는 데 얼마나 걸리겠습니까?

공부도둑 2

박제권
공부도둑을 다 읽었다. 다 읽기도 전에도 글을 올렸었다. 이제 다 읽고 정리해둔다. 어제 올린 글에 인용한 것 말고도 저자는 계속해서 “경쟁”의 문제를 언급한다. 실제로 경쟁이냐 아니냐 하는 것은 현실적 상황의 문제가 아니라 당사자의 마음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277p) 사회를 보는 시각들 중 하나다. 물론 요즘에는 “승자독식사회“의 해석이 더 와닿는다. 결국 계급이 나를 만들 수 밖에 없다. 내가 날코딩을 해야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좀더 여유로운 해석도 가능할 것이다. 하루키의 말처럼 나는 그리스인이 아니다.

에너지버스

박제권
자기계발서들은 모두 같은 내용인데다가, 형식도 우화식으로 통일되는 것 같다. 다만, 한번씩 읽어주면 일주일치의 의욕은 주니까, 가끔은 사줄 만도 하다. 물론 돈이 별로 없는 요즘에는 잘 안산다. 에너지버스는 서점에서 서서 읽었다. 비싸단말이지. 지난 번에 “1250” 을 샀던 건 작가가 우리나라 사람이라 왠지 사줘야 할것 같기도 하고 그림도 이뻐서였다. 그래도, 에너지버스, 괜찮은 책이다. 긍정적으로 보면말이지. 사실 진짜로 긍정적으로 보면, 내가 혼자서 마음을 달래려고 하는 짓을 이 책에서 그대로 다루고 있다.

커넥티드

박제권
커넥티드 - 다니엘 앨트먼 지음, 노혜숙 옮김/해냄(네오북) 간만에 책이야기. 요새, 책을 안 보고 있다. 상기증이 머리를 쉬고 대신 몸을 쓰거나 마음을 조용히 돌아보아야만 해결되는 ‘증’이라길래. 그래도, 버릇은 어쩔 수 없나, 책냄새나 맡아 보려 교보에 들렀다가 ‘커넥티드’라는 책을 충동구매했다. 베스트셀러 목록에 한참동안 들어있었다. 다 읽고나면 독후감을 올리겠지만, 89쪽까지 읽은 지금, 블로그에 남길 만한 구절이 있다. 나는, 대출이나 주식, 집세, 보험같은 모든 금융 관련된 사업은 사기와 착취를 그럴싸하게 포장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한밤중의 기차에 대하여 혹은 이야기와 포옹에 대하여

박제권
무라카미 하루키 여자아이가 남자아이에게 묻는다. “너는 나를 얼마나 좋아해?” 소년은 한참 생각하고 나서, 조용한 목소리로 “한밤의 기적소리만큼” 이라고 대답한다. 소녀는 잠자코 이야기가 계속되기를 기다린다. 거기에는 틀림없이 무엇인가 이야기가 있을 것이다. “어느날, 밤중에 문득 잠이 깨지.” 그는 이야기 하기 시작한다. “정확한 시간은 알 수 없어 아마 두시나 세시 그쯤이라고 생각해. 그렇지만, 몇 시인가 하는 것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아. 어쨌든 그것은 한 밤중이고, 나는 완전히 외톨이이고, 내 주위에는 아무도 없어. 그것은 정말로 정말로 먼 기적소리야.

우울한 현대인에게 주는 번즈박사의 충고

박제권
김형경의 “사람풍경” 에도 조금 인용되어 있었고, 치료중에도 제목을 들어보았었다. (링크 : 우울한 현대인에게 주는 번즈박사의 충고) 책을 사기전에 서점에서 한번씩 확인해보고 사는 습관을 들여놓았는데, 이 책은 서점에는 없었다. 별 수 없이, 조금은 도움이 되겠지라는 기대로 주문해버렸다. 결과는, 역시 편집이나 번역쪽에서는 많이 쳐졌다 (안그랬으면 별다섯개일텐데…). 언젠가 예쁜 편집과 재번역판이 나오겠지만 다급한 환자들은 별 수 없다. 편집이랑 번역문제가 겹쳐지면 가끔 지루해지기도 하는데… 그래도, 내용으로는 충분히 가치있는 책이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 따위의 말이 적힌 책들은 많이 있다.

바보들이 도망간다

박제권
가평에 놀러가면서 들고 갔다. 동생이 생일선물이라고 사주었다. 정신병 환자 두명이 병원을 탈출해서 이리저리 도망간다는 내용인데, 별로 박진감 같은 것은 없는데, 전에 큐슈쪽으로 여행갈 계획을, 계획만 짜본 적이 있는데, 그때 가려고 했던 곳들이 다 나왔는데, 벳부, 다자이후, 아소산, … 이브스키까지, 별로 재미는 없었지만, 시간도 많고, 정신병원에는 관심이 많아서, 순식간에 다 읽어버렸다. 참, 주인공 두명은, 조증 환자랑 우울증 환자다. 당신이랑. 나. 댓글 김형렬 : “공중그네”도 엽기적인 정신과의사의 치료기인데… 삶에 대한 통찰도, 박진감도 있음.

굿바이 프로이트

박제권
굿바이 프로이트 스티븐 존슨 지음, 이한음 옮김/웅진지식하우스(웅진닷컴) 자신의 두뇌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를 자신의 눈으로 보게 해주는 기계들이 있다. 저자가 체험해 본 기계와 소프트웨어들은 나도 사용해본 적이 있다. 머리에 뭔가를 붙이고는 컴퓨터에 연결한 후, 머리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를 모니터와 스피커를 통해 보여주는 방식이다. 발생하는 신호가 모니터와 스피커로 나타나면, 이를 보면서 원하는 파동이 더 많이 나오도록 조절한다. (예를 들면 알파파가 더 많이 나오도록 한다든가) 나에게는 이게 꽤 매력적인 신규사업아이템으로 보이기도 했었다. 아이들의 집중력향상을 위해서 일부러 뇌파 치료를 받게하러 오는 아줌마들도 있었다.

디아스포라 기행

박제권
디아스포라 기행 서경식 지음, 김혜신 옮김/돌베개 재일조선인 2세 서경식의 글이다. 죽음은 늦고 이른 차이는 있어도 언젠가는 찾아오는, 피할 수 없는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왜 지금이면 안 되는가. 요즈음, 한국의 TV는 하루종일 나를 붉은 악마의 한사람이 되도록 강요한다. 내가 원하지 않아도, 나는 이미 이 땅에 소속되어있고, 가끔 ‘일본이 좋아’ 라는 말을 지껄인다고 해도, 국적을 박탈당하는 일따위는 없다. 이 책은 그렇지 않은 사람의 이야기다. 사람이 체제의 밖에서 홀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있다.

마이퍼니 발렌타인

박제권
‘무라카미 류’의 단편소설 집. 부드러울 것 같은 제목과는 달리, 거의 모든 단편에 SM 에 관한 묘사가 등장하고, 나오는 사람들도 창녀이거나 섹스홀릭에 가까운 사람들이다. 무라카미 류의 장점은, 이런 소설을 읽으면서도 연애소설을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들도록 해준다는 점이다. 이런 장점은 “한없이 투명에 가까운 블루” 에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었다. 그래도, “마이퍼니 발렌타인”은 “69” 나 “초전도 나이트클럽” 만큼 재미있지는 않았다. 대신, 가끔은 읽던 눈을 들어 전철의 저쪽 편, 어두운 창에 비친 내모습을 보면서 멍하니 바라보게 되곤 했다.

THAILAND 큐리어스

박제권
가이드북이라고 하기는 좀 이상하고, 어쨌든 태국에 대한 책이다. 그 나라의 사람과, 역사, 종교, 풍습에 대해서 자세히 나와있다. 지난번 여행 때, “과일에도 먹는 순서가 있어요” 라고 말하는 친구가 있었다. 그래, 여기는 과일이 많은 나라니까, 거기에 얽힌 문화가 우리보다 풍부할꺼야, 라고 호기심이 생겼었다. (아쉽게도 책에는 이에 대한 이야기는 없다.) 또, 다른 사이트에서 알게 된 것으로, 집들이를 할 때는 스님 9 분을 모셔서 복을 비는데, 9 라는 숫자의 발음 (까오) 과 ‘전진하다’라는 말의 발음이 같아서 그런다고 했다.

바람의 노래

박제권
“조금은” 나는 그렇게 대답하고 다시 말을 이었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라구. 조건은 모두 같아. 고장난 비행기에 함께 탄 것처럼 말이야. 물론 운이 좋은 녀석도 있고 나쁜 녀석도 있겠지. 터프한 녀석이 있는가 하면 나약한 녀석도 있을 테고, 부자도 있고 가난뱅이도 있을 거야. 하지만 남들보다 월등히 강한 녀석은 아무 데도 없다구. 모두 같은 거야.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는 자는 언젠가는 그것을 잃어버리지 않을까 겁을 집어먹고 있으며, 아무것도 갖지 못한 자는 영원히 아무것도 가질 수 없는 게 아닐까 걱정하고 있지.

웨하스 의자

박제권
“우에하수 노 이수”. “웨하스 의자”란다. 어린 시절 좋아하던, 사각형의 부서지기 쉬운 과자, 웨하스로 만든 의자. 나는 책 표지를 만드는 사람이 택하지 않은 한 문장이 마음에 들었다. 짐승. 나는 짐승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어둡고 조용한 국수집 방에서. 우리는 모두 짐승이다. 한 마리 한 마리가 서로 다르고, 고독한. 그런데 대체 뭐라고, 사회 따위의 환상을 만들어냈을까. 애인과 대학원생은 아직도 벌레 먹는 식물에 대해 얘기하고 있다. - 228쪽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상상력이다.

찝찔하고 물기있는 바람

박제권
푸켓 선라이즈 사장님을 인사동에서 뵈었다. 이번에 나가면 어느 호텔에서 지낼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푸켓의 어느 호텔도 이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만밧이 넘는 무슨 요트클럽이나, 메리어트라면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그게 아니라면 호텔이 그게 그거지. 차라리 코란따에 게스트하우스가 더 좋을지도. “살인자의 건강법”이 사라졌다. 동생방에 있던 “당신의 주말은 몇개인가” 도 사라졌다. 어디있는 걸까. 이렇게 눈에 띄지 않고 사라진 책은 또 몇권일까. 까짓, 누군가가 잘 읽었으면 그거로 오케이다. 일하는 동안에는 책을 많이본다. 정신없이 봤다. 바람의 열두방향 (어랏, 제목만큼이나 재미있다.

하루키의 여행법 (푸켓)

박제권
싸가지고 온 책이 아니라, 며칠전에 푸켓에 들르셨던 아는 분의 선물이다. 약간 지루하긴 하지만,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읽을 수 밖에 없는 책. 읽는 동안, 만약에 이 책이 내가 처음으로 접한 하루키였다면, 그래도 내가 하루키 팬이 되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곤 했다. 하지만, 그랬다고 해도, 나는 이 책에서도 무언가 나와 꼭 들어맞는 것을 찾아내고서, 지금처럼 하루키 소설속의 무대를 아이디로 쓰고 있을 것 같다. 30여 년이나 지난 이야기 - 그렇다. 나는 한 가지만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