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컬렉터의 최근

찝찔하고 물기있는 바람

박제권
푸켓 선라이즈 사장님을 인사동에서 뵈었다. 이번에 나가면 어느 호텔에서 지낼 것인가를 고민하다가, 푸켓의 어느 호텔도 이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만밧이 넘는 무슨 요트클럽이나, 메리어트라면 괜찮을지도 모르겠다. 그게 아니라면 호텔이 그게 그거지. 차라리 코란따에 게스트하우스가 더 좋을지도. “살인자의 건강법”이 사라졌다. 동생방에 있던 “당신의 주말은 몇개인가” 도 사라졌다. 어디있는 걸까. 이렇게 눈에 띄지 않고 사라진 책은 또 몇권일까. 까짓, 누군가가 잘 읽었으면 그거로 오케이다. 일하는 동안에는 책을 많이본다. 정신없이 봤다. 바람의 열두방향 (어랏, 제목만큼이나 재미있다.

하루키의 여행법 (푸켓)

박제권
싸가지고 온 책이 아니라, 며칠전에 푸켓에 들르셨던 아는 분의 선물이다. 약간 지루하긴 하지만, 하루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읽을 수 밖에 없는 책. 읽는 동안, 만약에 이 책이 내가 처음으로 접한 하루키였다면, 그래도 내가 하루키 팬이 되었을까 하는 의문이 들곤 했다. 하지만, 그랬다고 해도, 나는 이 책에서도 무언가 나와 꼭 들어맞는 것을 찾아내고서, 지금처럼 하루키 소설속의 무대를 아이디로 쓰고 있을 것 같다. 30여 년이나 지난 이야기 - 그렇다. 나는 한 가지만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다.

이머전스

박제권
저기 끝에 무엇이 있는지, 혹은 우리가 어디까지 와 있는지 알려주는 책이다. 다만 꽤 현학적이다. 미국에서 잘나간 책들에서 자주 본다. 카오스나 복잡계에 대해서 이미 들어본 사람이면 조금 더 읽기 쉬웠을 것이고, 이미 그 새로운 패러다임이 많이 완성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겠다. 철학에서 시작된, 예술가가 시작한, 혹은 수학자가 제시한 어떤 개념 하나가 주변으로 퍼져나가고 이것이 사회와 시대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커지는 경우가 있다. 복잡계나 카오스로 불리던 것이 가지는 진짜 의미가 무엇이었는지 그리고 그 개념이 어디까지 와있는지 이 책을 읽으면서 탐햄해보자.

철학의 제문제

박제권
코몰에 오랜만에 나갔습니다. 불경기..는 어떤 면에서는 행복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갈수록 짧아지고, 짙어지고, 이뻐지네요. 그냥 덤덤하게 보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 합니다. 그건 그렇고. 강유원의 공부법(발견한 곳) 을 읽고서 그의 공부법자체가 해봄직하다고 느끼기도 했고, 소개된 몇권의 책들이 탐나기도 했더랬습니다. 게다가, 제가 그동안 읽었던 책들이 너무 잡다한 것도 같고. 아무런 내용도 모르면서 그저 멋있다고 비트겐슈타인을 읽어보(려다가 포기하)기도 하고, 처세술부터 우주과학이나, 심령술까지 이것 저것 많이 읽은 것은 같은데, 도무지 줄거리가 없더라는 겁니다. 철학사 책을 읽는다고 해서, 없던 줄거리가 당장 생겨날리는 없습니다만, 그래도, “강유원의 공부법”이란 것이 지금쯤 택해볼만한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 부처가 사는 나라

박제권
어떤 책을 읽기 전에, 책의 저자에 대해서 들은 것이 있다면, 읽는 동안 약간의 색안경을 쓰게된다. 예를 들어, 책을 쓴 이가, 나이들어 큰스님 소리를 듣게 되었어도 신도가 절을 할 때면 항상 함께 합장을 하였다 던가, 장좌불와 - 눕지않고 자지않음 - 을 말그대로 실천하였다 던가, 혹은 쌀 한줌으로 하루를 연명하면서 깨우침을 얻기 위해 토굴생활을 했다는 것을 들으면 그렇다. 똑똑하다는 소리를 들은 한 청년이 삼십년 넘게 토굴속에서 하루 한끼로 정진하였다면, 그의 설법을 읽으면서 완전히 객관적이 되는 것은 힘들다.

고마워, 과연 너구리야

박제권
28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이순신에 관해 글을 썼던 작가 김훈이 대상을 받았다. 이번 작품집은 돈이 없는 관계로 동생에게 빌려서 읽었는데, 김훈의 수필은 그럴싸하긴 했지만, 강한 무엇이 없었다. 그저 그랬다. 그 다음에 실린 소설도 그저 그랬다. 그저 그런 소설들이네, 라고 생각하면서, 중간에 실린 소설들을 다 건너뛰어버렸다. 글은 그럴싸하고, 페이지수도 잘 채워주고 있지만, 마치 나의 블로그처럼 말만 많을 뿐 임팩트가 없었다. 모른다, 그중에 좋은 작품이 있을지도. 하지만 너무 더워서 읽고 싶은 마음이 싹 달아나 버렸다.

무라카미류 - 69

박제권
1969년 봄이었다 그 날, 3학년 최초의 종합시험이 끝났다. 아마도 내평생 최악의 성적이 될 것 같았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나의 성적은 끝없이 하강해 갔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부모의 이혼, 동생의 갑작스런 자살, 나 자신이 니체에 경도했다는 것, 할머니가 불치의 병에 걸렸다는 것, 때문이라고 하면 거짓말이고, 그냥 공부가 싫었을 뿐이다. 류는 고등학교 3학년의 선생들을 “우리를 가축으로 만드는 자본주의의 앞잡이”라고 한다. 우리는 가축이 되어가는 걸까. 가축과 인간의 차이는 뭘까. 할머니 밑에서 자란 장남은 예의 바른 인간이면서, 자기 뜻대로 되지 않을 때는 견딜 수 없는 인간이기도 하다.

다빈치 코드

박제권
저자는, 예수의 일생과 이후 성당기사단 따위의 음모론에 관한 책을 스무권정도 읽은 것 같다. “예수의 후손은 사실은 바라바”, 아니면 “사실은 나폴레옹” 같은 얘기들을 너무 많이 읽다보니, “사실은 철가면이…” 라고 해도 놀라지 않는다. 하지만, 결론까지 와보니… 이건 너무 뻔한 얘기였잖아. 역시, 내가 책을 써봐도 같은 결론이 나오오, 라는 얘긴가? 예전에 “헤르메스의 기둥” 을 읽을 때는 과도하게 흥분했었는데, 지금 보면 다들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다. 선배와의 잡담중에 “사실 이황이 고봉과 싸운 이유는 그들이 서로 부자지간이었기 때문이었는데…” 따위의 한국적 음모론이 나온다면 그럴싸하지 않을까, 공상했었다.

홀로그램 우주

박제권
삼차원 적인 이미지이며, 공간의 이동으로 시간의 흐름을 흉내내기도 하는 홀로그램. 한번도 본적은 없지만, 들을 때마다 내가 가진 상식의 어딘가에 구멍이 뚫린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초능력 관련한 세미나에서 만난 방사선 기사분의 추천으로 읽게 되었다. 사실 사회의 이곳 저곳에는 여러가지 사람들이 있는 것이다. 당신의 옆에도 나처럼 초능력에 미친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어제 찍은 MRI에 초능력자의 염력이 녹아있다던가, 지금 쓰고 있는 워드프로쎄서의 버튼들이 사실은 하룻밤 명상의 결과라던가, 그런 얘기다.) 어쨌든 이책은 그 홀로그램이라는 현상에 대한 책이고, 또, 그 현상을 심리학자, 물리학자, 초상현상 연구자들이 어떤 식으로 받아들였는지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암리타

박제권
이번엔 요시모토 바나나다. 문장자체가 이런 저런 아기자기함으로 가득차있다. 자신에 대해서 솔직한 시선을 가지도록 유도하는 대목도 많다. 여행하는 동안 계속 이 책을 읽었고, 그래서 수첩에는 아기자기하면서도 우울한 문장들만이 남게 되었다. - 베트남에서 106~ 107p 라고 수첩에 적어놓았다. 중요한 부분인 것 같지만, 지금 읽어보면 왜 적었는지 알 수 없다. 아마도, 이국의 하늘을 바라보며, 가족에 대한 문장을 읽으려니 괜시리 감동같은 것을 느꼈었나보다. 그 옆에 적어놓은 210p 는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이었고, 224p 는 혼자서 남자를 바라보는 장면이었다.

경영학의 진리체계

박제권
이 책을 어떻게 추천해야 좋을까. 나는 서른 넘은 지금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른다고, 혼자서 자책하는 인간이고, 어쩌면 평생 이러고 살면서 투덜거릴지도 모른다고까지 생각한다. 그런 인간이다. 혼자서.. 괜시리 고민만 많다. 저자 윤석철은 우리나라에서 독문학, 철학, 물리학을 전공하고, 미국에서 전기공학과 경영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하지만, 책을 읽는 내내, 나는 그가 어떤 학위를 가졌는지 자랑하는 글을 한 줄도 볼 수 없었다. 개인의 이력은 책의 맨뒤에 가서야 약간만 언급한다. 이 책을 발견한 것은, 서점에서 서성이다가, 그의 사생활과 연구활동에 대한 글을 읽었을 때였다.

자네 일은 재미있나?

박제권
간만에 책에 관한 로그. 이 책을 처음 읽은 것은 2003년 8월, 작년 이었다. 다 읽고난 후에, 언젠가 다시 읽어볼만 하다, 했었는데, 오늘에야 다시한번 읽게 되었다. 한번 잡으면 두시간정도면 다 읽을 수 있는 분량이다. 사실 처세나 성공에 관한 책은 서점에 나와 있는 것들을 모두 다 읽어도 상관없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써먹을 수 없는 것도 있고, 웃기는 글도 있긴 하지만, 가끔 자신에 대해서나, 일에 대해서, 곰곰히 생각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 주기 때문이다.

마이엠에 올라간다.

박제권
그냥 가져다 쓰세요. 라고 했던 것이 약간 후회된다. 다시 한번 정성껏 다듬어서 보내드렸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도, 지금 거기까지 신경 쓰기는 힘드니까… . 마이엠(mym.net)에 북컬렉터가 올라가고 있다. 상당히 부끄럽다. 댓글 빨강머리앤 : 근데 마이엠 어디있는거얌? 못 찾겠어 (2004-04-12 03:36:58) jinto : 그건.. 비밀 이지만.. 문화공작소를 찾아봐. (2004-04-12 03:41:05)

목숨걸고일한다.

박제권
안사려다가 산 책. 이런 류의 책들 중에는 한번읽고 책장에 꽂아놓으면 다시는 펴보지 않는 녀석들이 있다. 그래도, 결국은 사버렸다. … 하지만, 서양책이라니. “선배님, 저는 꼬부랑 글씨라면 읽을 줄 아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선배는 그때 이렇게 딱 잘라 물었다. “자네 스스로를 기술자라고 생각하나?” 당혹스런 질문이었다. “아니, 뭐 그런 당연한 사실을 물어보십니까?” 그러자 선배가 이렇게 말했다. “기술자는 말로 떠벌이는 사람이 아냐. 그림과 도면을 뚫어지도록 쳐다보면 저절로 이해될 거야” …. 이 독일책을 나는 이후 20년동안 매일 보았다.

안 산 책

박제권
목숨걸고 일한다 (링크) 6명짜리 회사에서 우주선의 부품을 만들었다고 한다. 고집불통의 할아버지 엔지니어가 “장인이란 이래야 하는 것” 이라고 강하게 말씀하신다. 제목을 보자마자. 또 서문을 읽으면서 꼭 봐야만하는 책이란 걸 본능적으로 느꼈다. 하지만, 뒤쪽을 들여다보고는 한번읽고 버릴 책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들었다. 다이아몬드 에이지 (링크) 너무 두껍다. 일단 지금 손에 잡고 있는 “우울과 몽상”을 다 읽고나서 인터넷으로 사려고 안샀다. 어쨌든 오늘은 안 산 책이다. 대신 소설 한권을 한번에 휘익~ 써버린다고 하는 아멜리 노통을 사주었다.

거기서 그것과 하나 되시게

박제권
한글로 된 불교서적보다 영어로 번역되었다가 다시 한글로 번역된 책들이 더 쉽습니다. 외국인들에게 차근 차근 설명해주다보니 그렇게 된 것이겠지요? 이 책도 읽어볼만 합니다. 어렵게 호흡법을 설명해놓은 책들에서 보기 힘든, 아주 간단하면서도 핵심적인 호흡법 강좌같은 것이 실려있기도 하고 말이죠. 우리나라에서 하고 있는 화두선은 함부로 따라가기 힘들다고 합니다. 하지만, 틱낫한 스님이 하고 계신 공부법은 일반인들도 왠만큼 공부하면 길이 보인다고 하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납니다. 어렵지도 않구요. “화”에서 처럼 뜬구름잡는 것만 늘어놓지도 않았구요. 명상에 대한 입문서로 읽어볼만 합니다.

한옥으로 다시 읽는

박제권
집은 보수적인 것이라, “온돌”이 정착하는데에 거의 천년에 가까운 세월이 걸렸다. “한옥으로 다시 읽는 집 이야기” 라는 책은 그런 역사와 문화 그리고 건물에 대한 이야기다. 주로 한옥을 이야기하지만, 집의 구조에 집착해서 일일이 설명하는 책이 아니다. 현재의 가옥 구조에서 TV를 향해 쇼파를 놓아둔 거실구조가 장식장의 높이를 30센치 내외가 되게끔 만들었다. 라던가, 70년대에는 30평형 아파트에도 식모방이라고 해서, 부엌의 바로 옆에 따로 방이 있었다. 라는 식으로 현재와 연결지어주는 부분이 많아서 읽기 좋았다.

아웨와 바알

박제권
바알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어느 만화에서 였다. 심해에 잠수정이 내려갔는데, 이상한 사람이 잠수복도 입지 않고서 그들 앞에 나타난다. 그리고 자신의 이름을 말해준다. “바알시이파” 라고. 하지만, 그 이름을 들은 허접 캐릭터들은 “뭐? 발시려 아파?” 라고 웃긴다. 다른 사람에게 함부로 말하지는 못하지만, 바알에 대해서 들을 때마다 떠오르는 장면이다. 바알은 지금은 그냥 아무것도 아닌 신으로 알려져있지만, (사실 신이라고 하기도 뭐하지만) 히브리성경에는 한참동안이나 “바알”을 공격하는 말들이 나온다. 그것은 왕이 바뀌고 시대가 흘러가도, 이미 너무 넓게 퍼져있던 기존 종교를 없애버리기가 너무 힘들었기 때문이다.

누군지 모르는..

박제권
리퍼러를 보고 있었다. 가끔 흔적이 남아있지만 누군지는 전혀 짐작이 가지않는 분이있다. 그분은 웹페이지에 북마크를 적어놓으시고는 가끔 들어오신다. 거기서 발견한 “곰 아줌마 이야기” 일단 위시리스트에 적어둔다. 적다보니, 전에 적어둔 “다이아몬드 에이지”가 보인다. 책사는 것도 과소비야.. 라고 생각한다. 그리고는 이분이 지난주에 과소비한 것을 발견했다. 반가운 동지를 발견(?). 과소비 내용중에 “‘책벌레’는 사람들이 재미없다길래 주문.” 이라는 대목에서 존경심을 느낀다. “곰 아줌마..“에서 인용해놓으신 구절이 “박민규”의 것이라 나도 재인용해본다. 이제 내가 할 일은, 세상을 띄엄띄엄 알고자 하는 이 나쁜 습관을 고쳐나가는 것이었다.

애덤 스미스 구하기

박제권
몇달간 스택에 쌓여있었는데, 꺼낸지 이틀만에 다 읽어버렸다. 꽤 빨리읽히는 책이다. “시장에 모든 것을 맡겨라!” 로 알려진 애덤스미스. 그가 사실은 “경제학은 도덕철학이다” 라는 말에 더 무게를 뒀다고 하는 내용이다. 우리 자신의 행동의 타당성에 진심으로 신중을 기하는 것이… 덕의 진정한 정수이다. - 애덤스미스 도덕감정론 얼마전에 내가 이익을 취하는 것이 정당한 행동일까에 대해서 고민했었다. (딱 열흘전이네..) 이익을 취하는 것이 정당한가에 대해서 고민했다는 것이 너무 현학적이라고 느껴지기도 하지만- 그러니까, 좀 웃기긴 하지만 - 암튼 고민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