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의 제문제

코몰에 오랜만에 나갔습니다. 불경기..는 어떤 면에서는 행복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갈수록 짧아지고, 짙어지고, 이뻐지네요. 그냥 덤덤하게 보는 것은, 절대로, 불가능 합니다. 그건 그렇고.

강유원의 공부법(발견한 곳)

을 읽고서 그의 공부법자체가 해봄직하다고 느끼기도 했고, 소개된 몇권의 책들이 탐나기도 했더랬습니다. 게다가, 제가 그동안 읽었던 책들이 너무 잡다한 것도 같고.

아무런 내용도 모르면서 그저 멋있다고 비트겐슈타인을 읽어보(려다가 포기하)기도 하고, 처세술부터 우주과학이나, 심령술까지 이것 저것 많이 읽은 것은 같은데, 도무지 줄거리가 없더라는 겁니다.

철학사 책을 읽는다고 해서, 없던 줄거리가 당장 생겨날리는 없습니다만, 그래도, “강유원의 공부법”이란 것이 지금쯤 택해볼만한 것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마음 속에 그분이 소개하신 책들을 품고있다가, 삼성동에 나간 김에 반디에 들렀습니다. 항상 과소비, 하게 되는 곳입니다. 한동안 피해다녔지만, 오랜만에 카드를 믿고 들어갔습니다.

오늘의 서점 쇼핑에서는 한자로 가득한 “철학의 제문제”를 사버렸습니다. 원래는 오분정도만 검사해보고 사려했는데, 십분넘게 고민했습니다. 과연 이걸 다 읽을 수 있겠는가. 라고.

힐쉬베르거의 “서양철학사”는 고민하고 말고 할 것도 없이 포기해버렸구요. 그 두께는 말하자면, 예전의 터보씨정복이나, 펫쫄드의 윈도우즈 프로그래밍과 동일한 수준이었지만, 활자는 더 작은 것 같았고, 내용은 말할 것도 없었습니다. 잠시 손에 들어보고는 ‘묵직하군’ 하고 잠시 바라보다가, 다시 꽂았습니다. 게다가 그게 비슷한 두께의 “하”권도 있더군요.

대신에 프리틀라인의 서양철학사를 샀는데, 철학사는 누구의 책이 좋다, 하는 것은 저위의 묵직한 넘 말고는 전혀 모르는 상태니까, 하나씩 꺼내서 보다가, 제일 명료해 보이는 프리틀라인을 골랐습니다. 실수인지도 모르지만. 지금 다시 읽어보고 있는 “소피의 세계”보다는 좀 그럴싸한게 필요했으니까요.

이제, 다음주면 한달이 넘는 여행을 떠나는데, 그때 가져가려고 샀습니다. 한달안에 모두 읽지는 못할 겁니다. 그래도, 귀국해서까지 계속 읽어댄다면, 연말까지 50번을 채울 수 있겠죠?

이번에 들고다니려는 책은 철학, 금강경, 수학문제집, 영어,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주변화의 원리”입니다.

과연, 동남아를 돌고 돌아오면, 사주풀이 정도는 할 수 있을 겁니다. 할 수 있게 되면, 싸게. 해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