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로부터의 귀환
그 유명한 일본 아저씨 다치바나 다카시가 썼다.
책표지대신에 rising earth라는 유명한 사진을 올린다. 다치바나 다카시라는 사람에 대해서는 여기저기 뒤져보면 꽤 자료가 많이 있는 인물이고, 책도 자료가 꽤 많이 있다..
미국사람 몇 명이랑 인터뷰하고, 그걸 정리해서 책으로 냈더니 베스트셀러가 되었더라는, 한마디로 꽤 부러운 이야기기다. 물론, 열심히 썼다. 읽어볼만 하기도 하고.
그, rising earth 라는 유명한 사진을 올린이유는.. 책에서 어느 우주비행사가 한 말이 떠올라서인데.. 그는 분명 우주비행을 한 사람과 안한사람은 다른 사람이라고 했다.(!)
그사람은 유진 서넌이라는 인물이고, 제미니 9호, 아폴로 10호 17호의 멤버였다. 서넌은
우주에서 지구를 볼 때 너무 아름다워 감동을 받게 된다.
라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우주유영 경험을 가지고 있는 몇 안되는 우주인중의 한사람인데..
우주선 안에 갇혀있는 것과 해치를 열고 밖으로 나가는 것은 완전히 질적으로 다른 체험이다. 우주선 밖으로 나갔을 때 비로소 자신의 눈앞에 우주 전체가 있다는 것을 실감한다. 우주라는 무한한 공간의 정 중앙에 자신이라는 존재가 던져져 있다는 느낌이다.
유진 서넌과의 인터뷰는 책의 뒷부분에 실려있다. 약간 지루해질 때 쯤이다. 우주유영을 한 사람이 이런 말을 실감나게 해주면, 듣는 사람도 지루함이 싸악 가시게 마련이다. 게다가 유진이란 사람은 더 충격적인 말을 해주는데… 그건 암흑에 대한 이야기다.
육안으로 보는 지구와 사진으로 보는 지구는 완전히 다르다. 그때 거기에 있는 건 실체이다. 실체와 실체를 찍은 것은 완전히 다르다. 어디가 다르냐고 물어도 잘 설명할순 없지만, 우선 이차원의 사진과 삼차원의 현실이라는 차이가있다. …. 실제로는 지구를 볼때 지구를 넘어 저쪽이 보인다. 지구 저쪽은 아무것도 없는 암흑 천지이다. 완전한 암흑이다. 그 어두움, 그 어두움이 가진 깊이를 보지 못한 사람은 절대로 상상할 수 없다. 그 암흑의 깊이는 지구의 어떤 것으로도 재현할 수 없다. 그 암흑을 보았을 때 비로소 인간은 공간의 무한한 넓이와 시간의 무한한 이어짐을 실감할 수 있다…
어릴 때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를 읽으면서 느꼈던 그 감정이, 바로 이글을 읽을때 다시 떠올랐다. 그러니까, 그런 느낌이란 말이지… 흠…
청룡열차따위의 롤러코스터 계통이나, 번지점프조차도 못하는 나로써는 아마 죽는 그날까지, 그 실감나는 무한이란건 못느끼겠구만… 그래도, 가끔 혼자 누워서, 우주유영하는 상상을 한다던가, 카메라를 들고서 하늘에 들이대고서는 그 느낌을 찍어보려고 꼼지락거리기는 한다.
암튼, 이책, 바로 이부분 때문에, 언젠가 글을 올리고 싶었다. 2002년 11월 10일에 반디앤루니에서 샀고, 그때쯤 읽었다. 끝.
(영어-일본어-한국어라는 번역이 눈에 약간 보이기도 하는데.. 워낙 익숙한 순서라 별로 거슬리지도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