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과 성당
한참 아플때였는데, 지하철에서, 큰 소리로 전도하던 아저씨를 한동안 노려봤었다. 천국에 가기 위해서 그 칸에 타고있는 사람들이 취해야할 몇가지 행동에 대한 주장을 하고계셨는데, 비논리적인데다 목소리도 꽤 시끄러웠다.
“댁처럼 시끄러운 사람이 있는 곳이면 난 안갈라요. 좀 닥치쇼” 라고 나보다 나이도 많은 사람한테 막소리를 했었다. 그쪽이 먼저 시끄러운 비논리를 보여줬으니, 화낼만도 했다, 고 생각했지만, 글쎄.. 그때 내가 그런 저런 생각을 가지고서 행동했던 건 아니지 싶다.
다만, 화내고 싶었기 때문에, 준비된 상태였기때문에 누가 와서 무슨 말을 걸어도 화냈을 것이다. 즉, 화냈기 때문에 화낸 것이지, 다른 이유가 있던것은 아니다. 그것을 깨닫기 까지는 한참이나 걸렸다.
요전에 그 아저씨와 한팀을 이루면 좋을 것 같은, 아주머니를 보았다. 그분은 목소리가 쉬어버린 상태라, 더욱 듣기 힘들었지만,
그때 마침 풍경이 울리니 스님께서는,
“저 풍경소리를 내놓겠는가?”
하셨다. 나는 즉시 손뼉을 ‘딱’치면서 말했다.
“이 소리는 어디서 나왔겠습니까” - 영원한 대자유인 중에서
와 같은 상태가 되려고 노력하면서 가만히 쳐다보았다. 저 아주머니에게는, 지금 자신이 하는 말이 최상의 진리이리라.
부처님께서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작은 업으로 인한 등창으로 고생하셨다던가… 마음이 맑아진다면, 자신이 지은 업이 더 잘 보이게 되면 어쩌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그럼 결국 자신이 죄인이라는 것을 처음부터 인정하고, 시작하는 카톨릭도 진리였다는 말?
그저께 밤에 누워서, 한참동안이나 실바마인드컨트롤을 하며 이것 저것 생각을 따라가다가 문득 내가 많이 성당에 다니고 싶어하나보다, 라고 하고 잠들었었다.
P.S. 그래도, 그 아주머니의 쉰 목소리는 좀 듣기 싫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