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에어 납치사건
추천을 해주신 joat님의 사이트가 다운되어있습니다만.. “올해 최고의 SF” 라고 하셨길래 샀습니다.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지금도, 서즈데이 넥스트가 처음으로 브론테의 소설 “제인에어” 안으로 빠져들어가 그곳에서 검은 얼룩개와 로체스터를 만나는 장면이 아주 생생하게 기억납니다.
멸종한 동물 되살리기.
그 새는 목이 긴 핑크빛 동물이었다. 주인은 내 눈과 마주치자 수줍게 미소지었다. “남는 DNA 가닥을 플라밍고로 채웠어요. 비둘기를 쓸 걸 그랬나봐요.” 그가 설명했다. “버전 2.9인가요?” “사실은 2.9.1이죠. 약간은 뒤죽박죽이지만 우리에게는 그냥 체스터예요. 우리는 얘를 무엇과도 바꾸지 않을겁니다.” (58쪽)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 말.
잭시트는 설득되지 않았다. “나는 스트레스 같은 것이 있다고 믿지 않습니다. 그저 약한 사람과 강한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123쪽)
아.. 맞다. 나는 약안사람..
제인에어에 등장하는 로체스터와 이 소설의 주인공 서즈데이 넥스트의 대화
… 그러다가 로체스터가 주머니에서 시계를 꺼내서 보았다. “우리가 말하고 있는 동안 나의 제인이 게이트헤드에서 돌아왔군. 내 연필과 노트가 어디있지?” 그는 재킷을 뒤지더니 한 묶음의 스케치북과 연필을 꺼냈다. “나는 우연인 것 처럼 그녀를 만나게 되어있소. 그녀는 곧 이 방향으로 들판을 가로질러 걸어올거요. 내가 어떻게 보여요?” 나는 넥타이를 바로잡아주고 만족스럽다는 듯이 끄덕거렸다… (493쪽)
나카지마 부인은 서즈데이가 책속으로 들어가기전에도 여러번 손필드에 들어간 적이 있었다.
나는 깜짝놀랐다. “그럼 나카지마 부인을 만났군요?” “물론이오. 제인이 게이트헤드에 가 있을 때면 보통 나는 부인의 손님들을 위해 손필드를 여행한다오. 위험도 없고 상당히 돈벌이가 되니까. 요즘같은 세기에도 시골집을 유지하기란 싸게 먹히지 않아요, 넥스트씨” 나는 슬그머니 미소를 떠올렸다. 나는 나카지마 부인이 엄청난 이익을 남겼으리라고 생각했다. 결국 이것은 브론테 팬들에게는 궁극의 여행이고, 일본에는 브론테 팬들이 많았다. (490쪽)
방향을 잘못잡은 애국주의
나는 한숨을 쉬었다. 그의 정치적 입장은 바뀌지 않았고, 나는 논쟁하고 싶지 않았다. 나는 그곳을 벗어나자마자 전쟁이 끝나기를 바랐다. 그것은 정당한 전정을 어떠해야 한다는 내 척도에 맞지 않았다. 나치를 유럽에서 밀어낸 것은 정당했다. 크림반도를 둘러싼 싸움은 외국인 공포증적인 자만심과 잘못 방향을 잡은 애국주의일 뿐이었다. (128쪽)
하데스의 악에 대한 발언
… 이유없고 순수한 악은 가장 순수한 선만큼이나 드물단 말이오. 우리는 모두 그것이 얼마나 드문지 알고있소… (237쪽)
로미오와 줄리엣.
“상처를 입어보지 않은 자가 남의 상처를 비웃는 법이지. 가만! 저 창문에서 쏟아지는 빛은 … (로미오와 줄리엣 2막 2장에서 인용 - 253쪽)
시간 경비대에 대한 서즈데이 넥스트의 의견
어떤 사람들은 시간경비대의 유머감각이 매우 뛰어나다고 말할 것이다. 나는 그것이 그저 짜증날 뿐이라고 말하겠다. 나는 그들이 그저 재미로 신병에게 중력복을 입혀 일주일 후로 쏘아버렸다고 들은 적이 있다. 한 신병이 원뿔 바깥으로 사라졌을 때에야 그 놀이가 금지되었다. 이론적이로는 그는 여전히 그곳에 있을 것이다. 돌아올수도 없고 통실할 수도 없이 그저 우리시간 바깥쪽에. 우리가 그를 따라잡으려면 지금부터 만사천년이 걸린다는 계산이 나왔다. 슬프게도 그는 겨우 20분간 나이를 먹었을 것이다. 농담같은 일이다. - 서즈데이 넥스트, 특작망에서의 생활 인용 - (425쪽)
댓글
eouia : ㅎㅎ 부활했답니다. 새로운 도메인에서 새로운 계정과 새로운 닉으로. 그러나 내용은 여전히 구태의연하게… ^^; http://eouia.net (2003-11-21 05:09:14)
eouia : 아참, 나노 테크놀로지와 인터렉티브 미디어, 그리고 잔혹한 동화가 합쳐진 닐 스테픈슨의 “다이아몬드 에이지”도 추천합니다. ^^; (2003-11-21 05:24:48)
jinto : 앗, 실시간 코멘트. ^^ (2003-11-21 05:36:13)
Milkwood : 저도 여름에 제인 에어 납치사건에 대한 리뷰를 올린 적이 있었군요..그걸로 독서 토론 같은 것도 했지요. 저는 초반이 약간 지나치다고 생각했습니다만. 위에 쓰신 세르부르의 저주가 더 재미있었어요. 그게 제가 본 ‘다아시 경의 모험’과 같은 판인지는 모르지만. 그렇지만 생각해 보니 말씀하신 ‘신들의 사회’가 가장. 약간 기억은 가물합니다만, 읽을 때 기분으로는 제일 재미있었던 듯. (2003-11-21 08:23:29)
eouia : 저는 오히려 앤쏠로지의 단편들이 더 반짝반짝하는 재능들을 볼 수 있어서 좋았지요. 90년대 초반의 한국 SF의 황금기(?)때 출간되었던 도솔이나 고려원, 서울 창작등의 앤쏠로지들은 두고두고 읽어도 늘 영감을 줍니다. (2003-11-21 08:3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