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강화, 모순론, 일본말투
아직 쿼런틴도 다 못봤는데, 서점에 들어가고 말았다. “문장강화” , “모순론”
혹시나하고 뒤져본 모순관련된 서적중에 저자의 이름이 “모택동” 인 것이 있어서 아무생각없이 사버렸고, “문장강화”는 일본말투를 고치는데 도움이 될까해서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는 일본말투에 대해서 얼마전에 어느 블로그에서 읽었던 것을 상기하며, 내가 왜 이렇게 된거지라고 속으로 중얼거렸다.
“은하철도 999”를 보고 충격을 먹고, “미래소년 코난”으로 어린시절을 보내다가, “크라잉 프리맨”을 보고 다시 충격. 요즈음은 “고쿠센” 이나 “하레와 구우” (아.. 오늘 것도 정말 재미있었다) 를 보고 킥킥거린다.
소설은 노르웨이의 숲으로 시작해서, 69, 초전도 나이트클럽, 프리즌 호텔 따위를 읽었는데.. 이런 사람이 “도오유 고또가…” 를 그대로 번역기에 넣었다가 빼낸 문장을 어색하게 느낀다면 그것도 이상할 것이다. (이런 문장 전체가 왠지 일본 말투. 그리고, 이렇게 자뻑하는 것도 일본식이라고 하던데.)
문제는 나와 비슷한 세대가 슬슬 컨텐츠 생산자가 되어가고 있다는 점. 은하철도 999의 원제가 쓰리나인이란 것을 뒤늦게 알아버린 아이들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문화가 어디 멀리까지 갈 수 있겠나. 과거에 우리가 글자며 종교를 전해주었듯, 이미 식민지 - 혹은 신식민지 - 문화는 재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그럼 월북작가의 문장론을 굳이 보려는 이유는?
식민지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에는 한계가 있을테니, 원래 이쪽에 있던 것을 한번더 확인해 둬야 한다는 단순한 생각이다. 그런다고 영어로 되어있는 전산용어들을 전부 한글로 바꾸지도 못할꺼고, 한번 습관이 되어버린 일본어 글투도 완전히 고쳐지지는 않을 테지만, 그래도, 이런 글이 있다는 것을 알아 두는 것, 꼭 필요한 것이다.
p.s. 오늘 알게된 좋은 것, “범우사” 의 문고판은 싸고, 또 좋은 것들로 꽉 차있다.
p.s. 가끔 일본 말투에 대한 글을 보고있으면, 언젠가 강호동이 TV에서 했던 “베스트 웃긴 포즈상” 이 떠오른다. 그게.. 어느 나라말이지?
댓글
hochan : 저도 일본말투(글투?)를 무지 혐오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가끔씩 제 글에도 그런 흔적을 느낄 때가 있는데, 그럴때는 몰래하던 엄청 쪽팔린 일을 들킨 것 같다고 할까요. 아무래도 하루끼 소설과 여러 만화들이 큰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제권님과 제가 블로그계의 국어순화를 위해서 앞장 설까요 말까요? (그리고, 무슨무슨 군, 무슨무슨 양, 제군들… 이런거 다 일본식 표현이라고 하더군요.) (2003-12-03 01:31:52)
hanti : 그 일본말투 관련된 글, 혹시 제 블로그에서 읽으신건 아니었는지? ^^ http://hanti.x-y.net/ipds/archives/000310.html (2003-12-28 14:07: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