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서밖의 예수
아주 한참 전에 정신세계사에서 나온 것이었는데, 세일한다고 해서 샀다. 알고보니, 아마존에서 주문했던 “Gnostic Gospels”의 번역본이었다.! (번역판을 사버렸는데, 원서를 읽기도 뭐하고, 결국은 낭비가 되어버렸다. ) 번역자는 가끔 TV에서 초능력같은 주제로 이야기하는 방건웅박사.
좀 학술적인 내용이 많아서 읽다가 지루해지기도 한다. 나는 사해문서, 쿰란 따위가 나오는 책은 꼭 읽어야한다. 거기에는 뭔가 그럴싸한 진리가 숨어있을 꺼라는 기대를 항상 하고 있다. 전에 올렸던 것 처럼 언젠가 출판할꺼라 희망하면서 도마복음을 번역하곤 한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느낀 것.
- 3~4세기에 정치투쟁의 결과로써 "정통과 이단"이 나뉘었다, 라고 하는 것은 이미 다 아는 이야기니까.. 라고 할 정도로 이슈가 되지 못한다는 것.
- 신약의 형성기에 중동은 불교권과의 교류가 있었으며, 영지주의 문서들에 그 흔적이 남았다고 주장하기도 한다는 것.
- 영지주의 문서들을 읽는다고 해서 나에게 영지(靈知)가 생기지는 않는다는 점.
- 도마복음 따위의 영지주의 문서들도 역시 도마가 쓰지는 않았다는 (당연한) 사실.
- 그래도, 사해문서들은 여전히 그럴싸해보인다는 점
그런데.. 믿음이라고 하는 것은 어쩌면 그동안 우습게 보았던 문장
“그것이 불합리하기 때문에 나는 그것을 믿는다”
라는 문장속에 답이 있던 것은 아닐까. 사흘동안 가사 상태에 있다가 깨어나는 것은 가능한 일이지만, 그것을 현실적인 가능성으로 끌어내려서는 안되고, 믿음으로만 가능한것으로 놓아 두었을 때에 종교가 된다는 도올의 주장이 맞는 것같기도 하다.
P.S 어제 보니 “털없는 원숭이”의 정신세계사판은 절판되고, “영언”이란 곳에서 같은 번역자의 이름으로 출판되었다. “영언”에서는 정식으로 판권을 사서 출판한거라고 한다. 설마.. 털없는 원숭이도 판권안사고 출판했던 걸까? 정신세계사에는 정신이.. 없는 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