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한 대 자유인

깨달음을 얻었다고 하는 분입니다. 기억하는 이도 있을지 모르겠는데, 전에 TV에서 서울대출신의 스님들이 다큐멘터리에 나온 적이 있는데, 그 스님들이 이분의 제자들이었습니다.

서울대 불교연구회의 멤버들이 어느날 “강정진거사”를 만난다. 앉은 자리에서 18시간동안 대화를 나눈이들은 그자리에서 사제의 인연을 맺는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학생들은 머리를 깎고 산으로 들어간다.

대학교 이름도 그렇고, 스토리도 그렇고 뭔가 그럴싸합니다. 아마 저도 이분을 실제로 만나보면 깊은 감화를 받아 머리를 깍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책을 본 느낌은 좀 다릅니다.

보통 이런식의 책을 쓴 사람들은.. 자신의 수행방법이 가장 올바른 방법이며, 다른 이의 방법은 모두 엉터리라는 주장을 합니다. 엉터리 수행법이라서 엉터리 불교를 만들어내고, 그것은 오히려 수행하지 않는 것보다 못하며, 오히려 죄악이다. 라고 하는 것이 이런 책의 스토립니다. 이책도 역시 그런 식의 주장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도올처럼 동안거 하안거를 백번이상 거치지도 않았고, 이분처럼 어릴 때부터 꾸준히 수행을 해오지도 않았기 때문에, 누가 죄악을 저지르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허나, 이분이 정말 오랜동안 꾸준히 수행을 해온 것은 읽는 내내 느낄수가 있더군요.

“옴마니반메훔”을 계속해서 읽었더니 어떠어떠한 현상이 일어나더라, 라고 세세하게 이야기 해주는데, 무슨 꿈나라 같은 요상한 이야기를 하지 않으시더군요. 그저 수행하는 과정에서 생길 법한 이야기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와중에 범할 수 있는 오류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나와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수행방법이외의 모든 방법은 다 틀렸다” 라고 하는 부분들은 제가 검증할 수 없는 것이라, 귀에 약간씩 걸리지만, 그냥 넘어가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직접 해보면 좋겠지만, 그 수행이란 것이 거의 평생을 소요하는 것이더군요.

중간에 성철스님을 뵙기 위해서 삼천배를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데, 그게 그냥 절만 해대는 것이 아니더군요. 저녁 다섯시에 공양을 하고, 절을 할 법당청소도 하고, 저녁6시부터 절을 시작합니다. 다음날 새벽 세시가 되어서야 끝난다고 하는군요. 이런 식의 생생한 수행과정이 몇가지 더 있습니다.

저로써는 읽어볼만 했는데, 다른 사람에게도 그럴꺼라고 하기는 힘드네요.

나는 깨달음을 얻었다. 나만이 옳다라고 주장하는 사람에게 반드시 생기는 일입니다만.. “영원한 대자유인을 읽고 허구성을 지적함” 이라는 책도 나와있습니다. 또, 공부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말만 그럴싸하게 하는 사람이라는 비판을 하는 경우도 꽤 있습니다.

이래서야, 불교가 기독교보다 더 열린종교라던가, 하는 말에 그다지 수긍이 가질 않습니다. 도올의 금강경강해나, 영원한대자유인이나, 모두 자기만이 옳다고 하니… 잘 가려서 믿고, 잘 가려서 읽고, 그래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