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독백-3

24:07 호엔끼엠 옆에서

날씨가 나쁘다. 그래선지 별로 덥지 않다. 이젠, 내 영어도 꽤 잘 통한다.

현지인 까페골목을 걷다가 길에서 메실주 같은 것을 팔고 있었다. 지나쳐 걷다가 용기를 내어 물었다. 손짓, 발짓. 그 아주머니는 완벽하게 비위생적인 플라스틱통을 열어보이며 젓가락을 주었다. 하나 먹어보라는 시늉을 한다.

‘돈을 내야하나?’, ‘얼마짜리지?’

속으로 궁금해하며 먹어보니 너무 짜다. 짱아찌 같았다. 천천히 씹어보는데, “한봉지 주랴?” 는 시늉을 한다. “노 땡큐 - 착한 아주머니, 사드리고 싶지만, 너무 짜다구요”

구시가쪽에서 길거리 티셔츠 발견.

상당히 귀여운 베트공 여인이 티셔츠를 팔고있다. 3달라 달라던 것을 2달라로 깎았다. 그리고는 한참동안 이것저것 입어본 것이 미안해, 마지막에는 그냥 달라는 대로주었다.

그 옆에 부채파는 아줌마가 다가오더니 2달라를 부른다. 그냥지나가니 1달라. 더 지나가니 … “이치만동” 이라한다.

하나 사드렸다. 예쁜 여자에겐 약하다.

이곳의 구시가는 아무리 걸어다녀도 지치지 않는다. 그냥 하염없이 걸었다. 길을 잃기도 하고, 대강 호수가 저어쪽에 보이기만 하면 괜찮다는 생각으로 계속 걸었다.

12:25 호엔끼엠

방금 회룡관 앞에서 땀을 뻘뻘흘리던 아주머니 한분이 다가오며 “바나나?, 피치?” 라고 물었다. 갑자기 그린 파파야 향기의 예쁜 목소리의 여자애가 떠올랐다. 그 여자애가 자라나 아주머니가 되었다. 여기 말은 사실은 굉장히 이쁘다.

그린 파파야 향기, 라는 영화가 있었다. 거기에 나오는 아름다운 베트남발음이 떠올랐다. 너무 귀여운 발음. 길거리에서 아주머니의 발음을 들을때 갑자기 그 영화가 떠올랐다.

15:37 구시가

구시가를 헤멨다. 분짜. 항마 57 먹는것, 걷는 것. kaisi, 차다…. 님들. 호숫가, 바람부는 까페에서, 둘이 앉아서 끄적거린다. 이대로 있고 싶다 드디어 여행온 느낌이 진하게 든다. 계속 이렇게 있고 싶다.

저 시장은 느끼한 냄새로 가득하다. 조금 걷다보면, 온몸에서 순대냄새가 날것 같았다.

21:07

암리타 106~107p

암리타를 읽는다.

언제나처럼, 하루키를 들고가고 싶었지만 다른 책을 들고가게된다.

다음번에는 “해변의 카프카”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