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열고서
누구나…
누구나, 타인에게 따뜻한 시선을 보내며 살아야 한다고, 착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착하게 산다는 말은 쉽지만, 과연 얼마나 착해야 하는가.
… “당신이 잘 꾸며진 청와대 뜨락에서 국내외 귀빈을 만나고 ‘영애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던 동안 당신과 같은 또래였던 우리들은 얼마 안 되는 돈을 받기 위해 하루종일 공장 먼지를 마셔야했다”(출처)
이런 글을 읽으면, 체제에 대해서 고민하며 살아가는 것 만이 진정한 인간의 삶인 것 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결국은 부채감.
나에게는 타인에 대한 사랑이라기 보다는 부채감으로 느껴진다. 마음으로 부터 사랑을 느끼는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내 울타리안의 사람들에게는 사랑이 느껴지지만, 멀리있는 이들에게는 부채감같은 것만 느껴진다.
그런, 부채감은 있다. 내가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라크에 태어나지도 않았고, 식민시대에 태어나지도 않았다. 가난하지만 쌀을 사주는 부모님은 있다. 그러니까, 정말로 다급한 어떤 일을 코앞에서 겪고 있지 않은 인간인 것이다. 그래도 부채감은 있다. 책을 읽거나 TV를 보면 보이는 불평등에 대해서.
배부른 인간의 유희일지도 모른다.
질문의 책의 첫번째 질문은 이런 종류의 것이었다.
오늘부터 당신이 TV를 보지않으면, 아프리카의 어린이들이 매일 먹을 빵을 하늘로부터 받게된다. 자, 당신은 TV를 포기할 수 있는가?
몇년전, 옆자리의 동료들에게 이 질문을 디밀었을때, 그들은 모두 TV를 포기할 것이라고 답했다. 정말로? 라고 되물었지만 모두 모두 나를 이상한 아이로 쳐다보았다.
난, 포기할 수 없다,고 답했다. 난 그들이 질문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저 질문은 자신과 타인의 욕구중에 궁극적으로 무얼 택하겠냐는 질문이다. 어쩌면 그들은 “자기만족이라는 자신의 욕구”를 택했던 건지도 모르겠다. 그럼 내가 멍청했던 것.
하지만, TV를 포기한다고 대답하면서, 회사에 앉아있는 것은 나로써는 견딜 수 없는 일. 장애자를 위한 자원봉사나, 용산역앞에서 밥퍼주는 일을 하는 것은 아니잖아. 난 내일 여자를 꼬시러 나갈 용돈을 벌고있던 거라고.
어쨌든, 자기만족이든 뭐든, 그들이 이후에 보여준 행동이 나보다는 도덕적이었으니까, 유~ 윈, 이라고 해두자.
인류의 그 80퍼센트를 향한 휴머니즘을 이야기 했던
막스는 하녀 헬레네와, 트로츠키는 젊은 화가와 바람을 피웠다.
그랬다. 욕하고자 하는 인간들에게 그의 인간적인 결점으로 이야기되는 스캔들. 그래서 항상 웃고 넘어갔던 스캔들. 그는 가슴깊이 그 여인을 사랑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평생 월급도 안줬던 거겠지.
어쨌든, 옆방에 할머니가 된 마누라를 두고서, 젊은 여자를 탐하는 것. 인류를 향한 연민과는 좀 다른 것 같아.
인생은 고해고, 세상은 쓰레기장이다. 라는 사실을 먼저 받아들여야 해.
라고 취한 목소리로 중얼거리는 목소리가 들린다. 그걸 먼저 받아들이지 않으면, 그 다음의 모든 이야기는 다 쓰레기일 뿐이라고도 했다. 왠지 진리인 것처럼 들렸다.
너는 너 자신의 행복을 위해서 살아가는 것이고, 그것을 위해서 타인의 마음을 짓밟을 수 있는 놈일 뿐이다. 라는 것을 인정하라는 말인 것 같았다.
맞다. 너는 순수해서 살인도 할꺼야. 라는 그의 말이 잊혀지지 않는다.
일본에서 루비라는 꽤 잘나가는 인터프리터를 만드는 아저씨가, 어딘가에서 했던 말이다.
인생의 목적은, 적어도 어떤 면에서는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이 사람은, 적어도 어떤 면에서는 솔직한 것 같다. 당신이나 나나, 완전히 솔직해지면 완전히 행복해질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