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코르왓 - 7 (캄보디아)
어딘지 기억나지 않는다. 나의 여동생이다.
말했나? 앙코르왓 여행은 힘든 거라고?
우리는 이틀째부터 일정을 확 바꿔서 (어차피 이전에도 서울가든에서 주신 일정표와는 따로 노는 일정이었지만) 대강 대강 놀기로 했다.
지붕이 열리는 봉고였다. 이게 얼마더라?
기본적으로 앙코르왓은 “국립공원” 이다. 게다가 개발이란 것과는 담을 쌓고 살아가는 농촌 한가운데에 있는 폐허. 공기가. 공기가 너무 맑았다.
앙코르왓이 인간이 만든 최고의 돌무더기네 어쩌네 하는 말도 중요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거기 공기가 맑았다는 점이다.
새벽에 일어나 천년전에 지어져서, 몇백년동안 밀림속에 버려져있다가, 겨우 얼마전에 발견된 폐허를 찾아가서, 빵을 먹는다. 그리고 맑은 공기를 들이 마시고는 돌무더기를 만져본다. 이것이 앙코르왓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었다.
암튼 우리는 쉴만한 장소가 보이면 무조건 쉬었다. 여기는 북쪽으로 좀 떨어져있는 사원이었는데, 쉬면서 사람구경하기에 정말 좋았다. 계속되는 투어들과 서양 배낭족들의 행렬이 있었다. 그게 중국인인지 일본인인지 알아맞히기 놀이 같은 것을 하면서 쉬었다.
꼬마 거지들을 쉽게 볼 수 있다. 멀어져 간 뒤에 쫓아가서 10밧을 쥐어줬다. 뭔가를 팔거나 연주를 하는 사람들이 아니면 될 수 있는대로 돈을 주지 말라는 조언을 들었지만. 우리 남매는 이렇게 놀러왔고, 저 친구들은 저렇게 구걸하고 다닌다. 어쩔 수 없었다.
이집은 시엠리엡 시내에 있는 “레드 피아노”라는 식당. 여기서 안젤리나 졸리가 밥을 먹었다고 했다. 맛은 있었지만, 추천할만하지는 않았다. 그냥 “졸리가 먹었대”라고 하는 정도다. 돈이 덤비면, 근처에 소피텔에 가서 디너 부페를 먹어보도록 하자. 우리는 그런 돈은 없었다.
찍지는 않았지만, 소피텔은 너무 예쁘고 넓고 공기도 좋은 곳에 있었다. 묵을만 해보였다. 역시, 돈이 덤빌 때 얘기다.
붓다라운지, 즉, 부처님 휴게실이다.
“앙코르왓?” 이라는 술집이다. “앙코르 뭐?”
앙코르왓이나 따프롬, 프놈바켕 따위의 외우기 힘든 이름의 절들을 찾아다니는 것을 그만두고 우리가 찾은 곳은 “미니어쳐 박물관”. 현지에서 나눠주는 정보지에 나와있어서 가보았다. 우리를 데려간 기사넘은 자기가 소개해 준 것도 아니면서 커미션을 챙겼다. 뭐, 상관없다. 챙겨라.
박물관이라고 되어있지만, 사실은 미니어쳐를 만드신 할아버지네 집일 뿐이다.
처음에는 저 안으로 들어가면 안되겠지, 하고 조심했는데, 할아버지한테 “굉장해요” 라고 말해드렸더니, 손을 붙들고 안으로 들어가신다. 사진을 찍었다.
이런 것, 서양이었으면 벌써 이쁜 박물관에 모셔졌을텐데 말이지.
할아버지가 작업하던 도면이란다.
그 다음에 우리가 찾은 곳은 현재의 캄보디아인들이 자주 찾는 “절” 이었다. 몇백년전의 것 말고, 요즘에 당신들이 가는 곳은 어떤가 궁금했다.
저기는 젊은 스님들이 사는 집인데, 안쪽에서 우리를 불렀다. 그래서,
들어가서 놀아주었다.
캄보디아의 스님은 여자와 말을 할 수 없다. 동생이 사진을 찍을 수 있겠는가를 물었을 때 스님은 동생말고 나를 쳐다보면서 승낙해주었다.
이것이 앙코르 비아!!!
프놈바켕에서 오래된 돌을 찍어보았다. 사실은 가져오고 싶기도 했지만, 당신을 위해서 남겨놓았다. 가서 확인해 보시길.
그중 자연스런 동생의 사진이다. 오빠가 보고싶다고 먼 나라까지 왔었다. 이봐, 조만간 들어가려고 했는데, 너무 춥다며?
댓글
빨강머리앤 : 쩝쩝..나도 남자같은 성격인데 말야.. 뚱뚱해보여도 한눈에 여자라는건 알수 있다는 증거라 생각하고 위안하고 있었지.. 에코홀의 내 표정은 내가 봐도 좋구먼 ^^ 참..여기 겁나 춥다!! (2005-01-13 06:09: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