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평생에 얼마나 많은 “여행”을 하게될까. 기대된다. 될 수 있는대로, 많이 했으면 좋겠다.
출국전에 손에 든 돈은 착한아저씨가 보내준 10만원과 통장에 있던 9만원, 동생이 나중에 갚으라며 보내준 5만원이 전부였다. 그나마 그중에 2만원은 방콕에 아는 분께 책을 두권 사드리라고 했다. 아쿠타가와상을 받은 (누구더라?) 의 “달”과 아사다지로의 “프리즌호텔 1권”.
“프리즌호텔은 1권만 보면, 4권까지 몽땅 보고싶어지는 책이라 고문이 될꺼”라고 했더니, 다음에 나갈 때 한권씩 사다드리면 된다고 했다. 하지만, 인천공항출국층의 서점에는 두권모두 없었다. 따라서, 무라카미류의 “69” 를 사다드렸다. 어쩌다보니, 읽을만한 책은 모두 일본소설들이 되버렸다. (알고보니 2층을 더 내려가면 더 큰 서점이 있던데.. )
어쨌든 25만원을 들고, 공항에서 달러로 환전했다. 카드한도는 9만원이 남아있다. 이 정도면 괜찮겠다 싶었다. 귀국해보니, 어느새 통장잔고는 130만원. 우렁각시들이 나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고 계신다. 믿어라, 그러면 잔고가 늘어날 것이다.
이런 저런 일들이 있었고, 지난번 귀국때 죽음에 가까운 공포를 느끼게 했던 “비행공포증”은 어느정도 극복한 것 같다. 하지만, 배에서 느낀 “해상공포”는 더 힘들었다. 땅에 발을 딛고난 후에 시작되는 어지럼증이란…
아무튼, 지금은 서울이고, 정신없는 일주일이 지났다.
항상 정신을 차리고 깨어있으려고 하지만, 그냥 잠들어서 보내는 시간이 대부분인 것 같다. 우렁각시들이 보내준 돈으로 인터넷공유기 GW 400A (드디어!) 와 하드디스크 케이블, USB-IDE 연결케이블 따위를 샀다. 그리고, 주변에 고마웠던 사람들에게 용돈과 밥과 차를 대접했다.
이제 입사를 해볼까 하는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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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강머리앤 : 잔고야 생겨라 (2005-04-27 14:2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