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파 치료
공황장애. 그동안 아무일도 아닌데 분노가 치밀어 오르던 것도 이 녀석 때문이란다. 치료를 받기로 했다. 더이상 혼자서 명상과 호흡으로 가라앉히는 것은 무리가 있다.
공황장애는, 요즘엔 TV에도 몇번나오고 해서 꽤 유명한 병이지만, 어쨌든 당해보지 않은 인간에게 설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간단하게는 “감각을 받아들이는 뇌의 하부가 쓸데없이 과민하게 반응”하는 병이다.
손발이 저렸던 것이나, 숨이 막힐것 같다던가, 비행기안에서 괴로왔다던가, 따위따위, 그리고, 수시로 마음속으로 분노가 치밀어 올랐던 것까지도…. 역시 범인은 이 방안에 있었다.
그래서…
병원들 홈페이지를 뒤져봤는데, 그럴싸한 치료법이 없었다. 근육이완훈련, 초보적인 복식호흡훈련, 이딴건 혼자서도 몇년이나 해왔던 녀석들이다.
인지행동치료라는 것이 좀 땡기긴했는데, “전 알콜중독입니다.” 라고 말하는 영화장면이 떠올랐다. 돈내고 하긴 아깝지 않을까 싶었다.
막판에 그거라도 받을 생각으로 서핑을 하던 중에 “뇌파” 를 기준으로 치료한다는 병원을 발견했다. 게다가, “공황장애 최고 권위자” 라던가.. 하는 평가도 있었다.
좋앗.
시중에서 파는 “알파파 검출기” 라는 것이 믿을 만한 녀석이 못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이 병원에서 쓰는 뇌파 검출기는 작고 까만 것이 꽤 비싸 보였다. 한 삼천정도 한단다. 검출되는 뇌파 그래프도 이쁘장했는데, 언젠가 그래프를 받아오면 스캔해서 보여주고 싶다.
치료과정은 안정된 베타파가 나오도록 화면과 소리를 들으면서 훈련하는 과정이랑, 눈을 감고 소리를 들으면서 안정된 알파파가 나오도록 훈련하는 과정, 두가지의 반복이다. 역시 실제로 해보지 않은 사람에게, “뇌파를 안정적으로 나오도록 훈련하는 거야” 라고 말해봤자, 소용없는 일이다. 어쨌든, 그런 훈련을 한다.
그런데, 치료사가 ‘당신 뇌파 이상해’ 라는 말을 자꾸 한다. 미쳤다는 말은 아니고, 너무 안정적이라나. 훈련을 조금만 더하면 금방 완치될 것 같다는 말을 한다. 명상이랍시고 해온 세월이 10년이 넘었는데, 당연히 다른 사람들과 조금 다른 파동을 보이겠지.
다만, 뇌파가 안정적인데, 무슨 치료를 더할까 싶었지만, 느낌으로는 뭔가 그간 해왔던 명상과 다른 점이 있었다. 역시 설명 불가.
어쨌든, 요즘에 이런 치료를 받고 있다. 인간 개조 프로젝트의 서브 프로젝트로써.
댓글
엘리다스 : 뇌파치료’라면 걍 인도에 함 오시는게 좋을것 같아요. 역시 설명불가. ^^’ (2006-02-22 04:4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