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한 현대인에게 주는 번즈박사의 충고
김형경의 “사람풍경” 에도 조금 인용되어 있었고, 치료중에도 제목을 들어보았었다. (링크 : 우울한 현대인에게 주는 번즈박사의 충고)
책을 사기전에 서점에서 한번씩 확인해보고 사는 습관을 들여놓았는데, 이 책은 서점에는 없었다. 별 수 없이, 조금은 도움이 되겠지라는 기대로 주문해버렸다.
결과는, 역시 편집이나 번역쪽에서는 많이 쳐졌다 (안그랬으면 별다섯개일텐데…). 언젠가 예쁜 편집과 재번역판이 나오겠지만 다급한 환자들은 별 수 없다. 편집이랑 번역문제가 겹쳐지면 가끔 지루해지기도 하는데…
그래도, 내용으로는 충분히 가치있는 책이다.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 따위의 말이 적힌 책들은 많이 있다. 나는 그런 책을 좋아하는 타입의 인간이어서, 비슷비슷한 책들을 주기적으로 사곤 했었다.
그런 책들은 읽는 동안에는 뭔가 기운이 솟는 것 같지만, 얼마쯤 지나고 나면 다시 약발이 떨어지고, 다시 서점의 처세술코너를 서성여야만 하는 단점이 있다. 이 책이 처세술 책은 아니지만, 그런 류의 책을 너무 자주 읽고 있다면, 이번에는 이 책을 읽어보자.
책에서는 우리가 우울이나 불안을 느끼는 이유중 상당부분은 “외부의 사건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왜곡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고급레스토랑에서 밥을 먹는데, 웨이터가 내 자리에만 물을 따라주지 않았다면, “저 웨이터가 나를 무시한다” 라고 생각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은 “독심술” 왜곡에 속할 수 있다. 물론 진짜로 그 웨이터가 성질이 나쁜 사람이라서 나를 무시했을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내 인지과정의 왜곡이 경우가 더 많다.
책에서는 우리가 알아차려야할 왜곡들로 “독심술” 외에도, “점쟁이”, “과대평가” 등등이 이다고 한다.
이런 종류의 인지왜곡들을 나열하고, 각각에 대해서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해준다. 그리고, 상담 과정의 대화를 그대로 인용해주어서 읽고 있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속에 떠올랐던 왜곡에 대해서 (상담하는 것처럼)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게 해준다.
혹시, 우울하다면, 읽어볼 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