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 태평양
2010년 3월 19일
05:41 기상 10:08 출발 10:34 료마 동상 11:36 태평양을 달린다. 12:13 목적지에는 공원이 12:29 고속도로로 13:51 맛없는 휴게소 14:28 좋은 휴게소 미깡! 197번 국도를 따라 미사키까지 도중에 경치가 너무 좋다. 16:50 미사키 17:30 배타고 18:47 오이타 도착 20:01 벳부 헤텔 에일
옥상 온천하고 라면 먹음(맛없음)
6시 전에 잠에서 깬다. 집에 가서도 이 리듬이 유지되면 좋겠는데, 일찍 일어나려면 일찍자야하고, 일찍 자려면 몸을 피곤하게 만들어야한다. 그런데.. 서울서도 이렇게 몸쓸 일이 있을까나.
짐도 안풀고 잤다. 그리고, 이 호텔 조식.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라쿠텐에서 1인당 4500엔에 예약한 곳이었는데, 조식으로 삼각김밥과 시리얼이 나왔다 !
나중에 전문가 형님한테 물어보니, 고치쪽에는 호텔이라고 부를만한 것이 없다고 하신다. 차라리 차에서 잘 것을. (참고로 호텔이름은 컴포트호텔 코치에끼마에)
앗, 저거슨.. 바다.
조금 더 가면 가쓰라하마. 료마 동상이 있는 곳이다. 오늘은 친구가 운전한다. 나는 테레사텐의 “이별의 예감”을 틀어놓고 조수석을 지켰다. (테레사텐 == 등려군. 음악 들으실 수 있는 동영상링크)
동상이 보인다. 동상 옆으로… 태평양이다.
태평양.
태평양. 이름 참 잘 지었다. 쇼생크 탈출에 “I hope the pacific is as blue as it has been in my dreams.” 라는 대사가 있었다. 그렇게 푸르길 바랬던 퍼시픽 오션.
마음이 저 넓은 물에 녹아버리는 것 같았다.
이루카? 응. 나도 이루카. 방가방가.
태평양에 손담가보기. 태평양에 손 담가보았는가? 안담가봤으면 말을…
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이게 꽤 힘들다. “파도를 적당히 피하면서 지가 지손찍기” 놀이.
빨간 집이 눈에 들어온다. 올라가 보자.
여긴 꼭 산토리니 같다. 가본 적은 없지만서도.
신사가 있을 법한 자리다. 용왕을 모신 것 같았다. 안 그럴것 갈은, 중딩들도 동전을 놓고 합장하고 간다.
오래된 신사인 것 같지만, 도리이만큼은 최근에 지은 거다.
옛스럽게 만들었을 뿐이다.
가쓰라하마 해변. 분위기상 료마전의 몇몇 씬은 여기서 찍었을 것 같다.
해변 뒤쪽으로 수족관이 있다. 몇번이고 10과까지만 공부했던 일본어실력으로도 읽을 수 있다. “스이조깐”
펭귄이 인사를 하고.
가족들과 오면 이벤트가 될 것 같다. (고치까지 가족을 데리고 올 것인지가 문제지만… 괜찮을지도…)
아이스크린.
다들 블로거일까.
원조 고치 명물 아이스크린. 물어보고 사진 찍었다. 고코 사진 이이데쓰까. 데끼마쓰까. 되는대로 말했지만 어쨌든, 물어보고 찍었었다.
시코쿠에 오면 순례자들을 왕창 만날 줄 알았는데, 여기서야 처음으로 오헨로상들을 만날 수 있었다.
해변 공원의 기념품가게, 이름은 료마센타.
지나다가
관광안내소에 이게 붙어있길래 안내하는 할아버지한테 혹시 저 포스터가 더 있냐고 여쭤봤다. 없단다.
할아버지 나와서 메모해두신다. 어쩌면 다음에 가시는 분은 구할 수 있을지도. “관광안내소”라는 간판이 붙어있었다.
고치사람들은 이런 차를 좋아하는 것같다. 다른 지역보다 더 많이 보인다.
가쓰라하마에서 적당한 위치까지 나비를 찍어본다. 착하게도 해안도로를 안내해준다. 오늘은 친구의 로망 “태평양을 노견에 끼고 달려본다” 를 실현해보자.
이제부터 해안도로.
끝없는 바다.
노인과 바다.
렌트를 하니까 이런 짓도 가능하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남의 나라를 여행하면서, 관광객이 없는 곳에 다다랐을 때, 내맘대로 내려서 쉬었다간다는 건 특별한 경험이었다.
일본이라면 바이크도 해볼만 하겠다. 얼마나 재미있을까.
해변의 집들. 태풍이 불어오는 날. 저 집. 2층 창에 서보고 싶다. 무척 무섭겠지?
그래도, 한번만 태풍이 불어오는 날. 저 집. 2층에 서서 창밖을 보고 싶다. 짜릿할 것 갈다.
건축기술이 발달 할 수 밖에 없겠는데?
이런 다리를 사방에 놔야한다면..
낚시도 한다. 태평 낚시라고 이름붙였다.
해안도로를 신나게 달려주고, 바닷가 조용한 공원에 들어가봤다.
너무너무 한가한 공원.
이 녀석에게는 바다가 앞마당이다. 태평해 보인다.
일본 여행에서 참 아쉬운 점이, 여행자임이 분명한 사람을 만나더라도, 쉽게 말을 걸지 못한다는 점이다. 저 두 친구는 분명히 여유로와 보였고, 받아줄 만한 상황이었는데, 어쩐지 말 붙이기가 힘들었다.
태국 배낭여행을 상상해보면, “하이”로 시작해서, 삼십분 정도는 잡담을 했을텐데… 일본사람들도 태국에서는 그런대로 수다스러웠는데… 말해봤자 소득이 생긴다거나 하지는 않겠지만, 외국 나와있는 기분도 나고 괜찮은 ‘말트기 이벤트’가, 이 나라에선 어쩐지 잘 안생긴다.
돌이켜보면, 식당이나 편의점 종업원들과는 꽤 많이 얘기했다. 흠.
어쨌든, 이제, 다시 달린다.
공원이름은 류노하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