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가락의 가시에 대하여
식당으로 가는 길, 아이가 너무나도 걱정스러운 얼굴로 묻는다.
“손가락에 가시같은게 박힌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한데 자꾸 신경이 쓰여요.”
“그럴 때는 너무 예민하게 신경쓰지 말고 무시하는 연습을 해볼까. 연습하면 될 것 같은데.”
“그게 안되면 어쩌죠? 영원히 신경 쓰이면, 어쩌죠?”
“손을 앞뒤로 뒤집는 것처럼 쉬운 일일 지도 몰라. 정말 안될 것 같지만, 해보면 너무 쉬운 일도 있지.”
식당에서 순두부찌개를 먹고, 휴대폰으로 게임하며 방심하고 있는 아들에게 물었다.
“아까 신경쓰던 손가락에 가시 같은 거, 계속 신경쓰고 있었어? 아니면 까먹고 있었어?”
“아! 까먹고 있었어요!”
영원히 머리 속에서 사라지지 않을 것 같은 걱정도, 사실은 내 마음이 그걸 선택하고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