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의 생물학적 뿌리

박제권
TODO: 아돌프 포르트만 찾아서 읽어볼 것. 스위스의 동물생태학자 아돌프 포르트만에 따르면, 인간에게는 조기 출산이라는 특징이 있다. 즉, 인간은 태어나서 한살이 돼야 비로소 다른 포유류들이 태어날 때와 비슷한 발육 상태에 도달한다. 다시 말해, 임신 기간이 21개월이 돼야 다른 동물의 새끼처럼 태어나서 곧 걷기 시작하고 독립적으로 움직일 수 있을 것인데, 사람의 자식은 지나치게 짧은 임신 기간 때문에 혼자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극히 미숙한 상태로 태어나는 것이다. 제대로 성장하려면 아기는 태어난 뒤에도 일년 정도는 어머니의 자궁에 있을 때와 근본적으로 다르지 않은 환경 속에 있어야 한다.

자동 번역 국가

박제권
십년쯤 전에 KS와 JIS가 오자까지 같다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어제 시사인에서 일본의 형법을 번역기로 돌리면 한국의 형법과 99%동일하다는 이야기를 읽었다. 이 나라가… 우리나라인가? 우리, 고민없이 살고 있다. 나나, 국가나.

자기 전에 안경을 벗으면

박제권
자기 전에 안경을 벗으면, 이미 어두워진 세상이 더 흐릿해진다. 천정이 희미하게 보이고, 커텐도 희미하게 보이고, 옆 사람의 베개도 희미해진다. 모두가 흐릿해지는구나, 생각했지만, 이럴 때면 불안과 공포는 더욱 선명해진다.

깊은 밤

박제권
밤이다. 이렇게 깊은 밤. 아버지는 오늘도 티브이를 켜고 주무실게다. 처가 집의 밤. 모두 잠든 조용함이 아직도 낯설다. 평생 어색할 지도 모른다. 어쩌면 그때 그 일 이후로 나는 낯선 사람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이렇게 예전에 만지던 씨 쏘스 파일을 만지작 거리고 있으면. 십 몇년 전의 나와 이어지는 느낌이다.

두 마리 개

박제권
이런 글을 읽은 적이 있다. 한 제자가 붓다에게 물었습니다. “제 안에는 마치 두 마리 개가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 마리는 매사에 긍정적이고 사랑스러우며 온순한 놈이고, 다른 한 마리는 아주 사납고 성질이 나쁘며 매사에 부정적인 놈입니다. 이 두마리가 항상 제 안에서 싸우고 있습니다. 어떤 녀석이 이기게 될까요?” 붓다는 생각에 잠긴 듯 잠시 침묵을 지켰습니다. 그리고는 아주 짧은 한마디를 건넸습니다. “네가 먹이를 주는 놈이다.”

겸손한 개발자

박제권
나이가 들수록, 프로젝트가 바쁠수록 게을러진다. 그래도 열심히 공부하는 동료들을 보면 나를 채찍질하게된다. 문제는 책값인데, 도서관을 이용하면 좋지만, 신간은 대출 경쟁에서 밀려 2주이상 기다려야 하는 일도있고, 서점까지 쫓아온 지름신께서 ‘이건 소장해야해’라고 속삭이기도 하신다. 결혼 후에는 집사람 눈치도 봐야하기 때문에, ‘한달에 얼마’ 라고 정해놓은 책값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래저래 책 읽기가 힘들다. 이런 형편이니, 공짜 책만큼 기분 좋은 선물이 없겠다. 그루비 프로그래밍으로 인연을 맺은 인사이트에서 책을 한권 보내주셨다. (그리고… 그루비 프로그래밍 좋은 책이다.

그루비 프로그래밍 번역 완료

박제권
프로그래밍 그루비 기욤 라포르쥬 외 지음, 박제권 옮김/인사이트 원서는 Groovy in Action. 이 책이 나온 것은 2006년. 나는 06년 12월 5일에 PDF 버전을 사서 읽었었고, 덕분에 그때 진행하던 프로젝트에 재미있게 적용했었다. 그때, 이런 책은 번역판 안나오나, 하는 생각을 했었다. 좋은 기술인데 국내에는 알려지지 않는게 안타까웠다. 그리고, 일년 뒤 겨울. 더 이상은 회사에 출퇴근하는 생활을 하지 않겠다, 는 결심을 하고 이것 저것 손대고 있었는데, 루비온레일즈라는 것을 만져보니 너무 재미있었다. 양재동 “DAUM”사무실에서 루비 사용자 모임 세미나를 한다길래 한번 나가봤다.

가족 여행 큐슈 - 사진만

박제권
산들이 파도처럼 넘실거린다는, 야마나미 하이웨이로 들어간다. (그래서 차멀미하기도 쉽다) 마키바노이에 식당의 장식 (제사상이라기 보다는 수호물에 가깝다고 들었다) 이불에 닿는 햇살 여전히 엄마의 선글을 탐한다. 유후인 산책로 양귀비. 예쁘네. 나. 고레와 도께데쓰. (자신은 없지만, 이 정도는 할 수 있다.) 셀카 준비 카라반의 아버지 (캐러밴? 카라밴? 가라반?) 카라반에서 집사람도 한 컷 찍으시었다. 검은 고양이가 내려가신다. 작품활동중인 마누라님

가족 여행 큐슈 11 (끝) - 구마모토

박제권
호텔 근처에는 백천공원 (시로가와 ?) 이란 것이 있어서 조카와 부모님이 다녀오셨습니다. 구마모토의 명물이라는, 고무라사키라멘입니다. 메뉴판입니다. 물만두도 맛있습니다. 방명록중에는 1984년에 쓴 것도 있습니다. 간판입니다. (위치는 카미도오리 끝쪽입니다. 아쿠아의 리뷰를 보고 갔습니다.) 지나다가 본 밀폐형 가로수 흙막이(?)입니다. 저래도 되는 건가요? 그런가하면 길보다 먼저 가로수가 있었다는 곳도 보았습니다. 전차와 구마모토 성. 입니다. 요즘 인형을 좋아합니다. 엄마도 좋아합니다. 생도를 모집중이랍니다. 밤풍경을 찍어보았습니다. 작품 2. 역시 밤풍경입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호퍼를 흉내내봅니다요.. 야마미즈키는, 무려, 6개월 전에 예약해야 하는 료칸이었습니다.

가족 여행 큐슈 10 - 구마모토 성

박제권
구마모토에서는 마루코호텔에서 잤습니다. 카미도오리라고 불리는 상점가도 가깝고 구마모토성에 가기에도 편리한 위치입니다. 분위기는 가족적이고, 다음에 다시 이용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호텔입니다. (그래도 다음번에는 캐슬호텔로…) 호텔을 나섭니다. 그냥 걸어서 성까지 갑니다. 하카다나 구마모토에서는 한글 표지판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열심히 걸어갑니다. 가마쿠라 쌀집이라는 드라마가 떠오르는 간판입니다. 하지만 길을 잃은 거였습니다. (저.. 총기가 있다고 생각했었는데.. 그런건 사라졌나봅니다. 젊은 기술자 여려분… 밤새지 마라요~.) 그런데, 뜻밖의 소득이랄까. 길을 잘 못 들어서 걷게된 이 동네가, 꽤나 살기 좋은 마을인 것 같습니다.

가족 여행 큐슈 9 - 수전사

박제권
일정에 구마모토를 넣은 이유에는 수전사에 다시 가보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습니다. 그때도 언젠가 시간이 덤비면 ”구마모토에 호텔을 잡고, 가끔 이곳에 와서 산책하고 싶다”고 했었는데, 이번에도 그런 여유는 없었습니다. 그런 한가한 여행은 앞으로도 한동안 없겠지요? 빨간색 줄줄이 도리입니다. 잘 있군요. 2년전 겨울에 저녀석이 여기 왔었는데.. 기억하는 것도 같고, 아닌 것도 같았습니다. (그때 여행기) 2년전 사진에는 머리카락이 거의 없네요. 지금은 다행히 머리 숱이 많아졌습니다. ^^ 물고기 먹이를 사서 던져주면, 금방 ‘물반고기반’이 됩니다. 정말 팔뚝만한 녀석들이 몰려옵니다.

가족 여행 큐슈 8

박제권
야마나미… 우유도 맛있고, 소나 말, 오리 등등등을 볼 수 있답니다. 단체 관광버스가 들어간다고 해서 좀 꺼려지긴 했습니다만. 아이들이 뛰어놀 수 있게 해주려고 일부러 일정에 넣었더랬습니다… 하지만 그 아이들은 차멀미를 한 후 잠들어버렸습니다. 다음 일정은 아소산의 분화구였습니다. 2년전 잠깐 보긴 했는데… 별거 없더군요. 설명을 해주니까 활화산이라는 것은 알겠는데, 그게 전부였습니다. (용암이 안보이니까.. 그런가..) 하지만 부모님과 동생도 한번쯤 봐둬야, 집에 돌아가서 자랑할 거리가 있을 것 같아 일정에 넣었습니다.. 만. 안타깝게도, 안개때문에 아소산 분화구는 볼 수 없었습니다.

가족 여행 큐슈 7 - 야마미즈키

박제권
야마미즈키는 여성을 타겟으로 하는 료칸이랍니다. 노천탕이 두개있는데 여성 전용탕 쪽이 훨씬 이쁘고, 누드 산책로도 있다고 합니다. (나머지 하나는 혼탕이랍니다.) 만족스러운 숙소였습니다. 특히 새벽에 이 공간에서 책을 읽는 맛이 아주 좋았습니다. 끄적거리기도 좋은 분위기였습니다. 이때 읽은 것은 “산책하는 이들의 다섯 가지 즐거움” 이었습니다. 작가가 틀림없이 공황장애가 있을거야, 라고 생각하며 읽었습니다. (다른 책들은 짐속에 넣을 수 있었지만, 이 책은 마누라의 갯수제한에 걸려서… 복사를.. 해갔습니다.) 식사는 따로 방에서 차려줍니다. 옆방과의 사이에는 얇은 칸막이만 있는 정도여서 시끄러울 수도 있습니다.

가족 여행 큐슈 6 - 구로카와

박제권
유후인에서 이틀동안 온천과 산책을 즐긴 후에, 3일째에는 구로카와로 향했습니다. 오늘은 야마미즈키에서 1박입니다. 유후인에서 구로카와까지는 산큐버스를 이용했습니다. 야마미즈키에는 무료 픽업서비스 (일본에서는 송영서비스라고 부르네요)가 있습니다. 저희는 버스 하차시각에서 두시간 정도 후에 여관조합에서 픽업해달라고 부탁했는데, 버스 정류장에서 조합까지는 꽤 걸어가야 하더군요. 그냥 정류장에서 픽업해달라고 하는게 좋을 듯 합니다. (먼저 짐을 료칸에 맡겨둔 후, 한시간에 두번씩 다니는 셔틀 버스를 이용하세요.) 이곳 료칸 조합에 계신 분들은 모두 친절했습니다. 한국어 시험이 내일이라고 하면서 책을 펼쳐놓고 공부중인 직원분도 계셨고, 한국어, 영어 모두 잘 통했습니다.

가족 여행 큐슈 5 - 노만 록웰 미술관 유후인

박제권
가기 전부터 마누라님께서 말씀하신 노만 록웰 미술관입니다. 느낌상 가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하더군요. 사진 촬영 금지입니다만, 모르고 찍어댔는데, 나갈 때서야 찍으면 안되어요. 라고 할아버지께서 말씀해주시더군요. 굉장히 엄격하게 규제하시지는 않았습니다. 먼저 물어보면 허락해줄 것 같은 느낌…. 위치는 구르메시티 맞은 편입니다. 저희는 코앞에 두고서 빙빙돌기도… 구르메 씨티에 가신다면, 한번 들어가보시는 것도 괜찮겠습니다요. (외국인 입장료는 학생할인과 동일하게 400엔입니다.)

가족 여행 큐슈 4 - 카라반 유후인 커피샵

박제권
유후인에서도 커피가게 탐사를 해보았습니다. 이런 좁은 골목길로 들어가면. 이런 커피집이 나옵니다. 실내는 유후인답게 아기자기하고. 아름다운 정원에는, 꽃이 가득했습니다. 오른쪽 꽃의 이름을 아시나요? 약간 슬픈 이름인데, 일본 이름을 물어보니 “피셔” 라더군요. 저걸 밥풀이 아니라 미끼라고 해석하네요. 허락을 받고 천천히 찍었는데도 흔들렸군요. 주인 아저씨 수염이 멋있었습니다. 계속 정원손질을 하시는 아주머니와 잘 안통하지만 대강은 통하는 일본어로 얘기도 하고, 꽃들속에 아이들을 앉혀놓고 사진도 찍었습니다. 나올 때는, “고히, 굿또데쓰.” 라고 말씀드리고 나왔습니다. 추가 : 저 나중에 이 가게에 또 갑니다요.

가족 여행 큐슈 3 - 유후인 산책

박제권
유후인 산책입니다. 공기좋은 시골 마을 입니다. 민들레..죠? 불어봅니다. 이건 양귀비죠? 살며시 맛봅니다… 라고 하면 안됩니다. 불법일 것 같습니다. 산책하기 좋아보이죠? 마을 전체가 녹색입니다. 물도 깨끗하구요. 예쁜 표정으로 말합니다. 1년 뒤에 다시 올까? 아니, 한달있다가 오자. (엥?) 동생도 신났나봅니다. 일요일이었습니다. 사람들 참 많더군요. 구로카와, 유후인은 일본인들도 가보고 싶은 온천 1등, 2등으로 꼽는 마을들입니다. 맛있는 가게들이 많습니다. 길을 걷다가 리뷰에서 본 듯한 가게들에 들어가 사먹어 보았습니다. 실패…하기 힘듭니다. 드디어, 긴린코. 예쁜 호수를 보고 있으면 어딘가에서 한국인 단체관광객들이 나타나서 침을 뱉는다는… 아름다운 호수… 뭐, 요즘엔 그런 사람은 없나봅니다.

가족 여행 큐슈 2 - 유후인 마키바노이에

박제권
“마키바노이에”는 유후인 숙소중에는 저렴한 편에 속합니다. 하지만 온천도 예쁘게 꾸며놨고, 료칸 내부도 아기자기합니다. 졸졸졸 물 흐르는 소리가 사방에서 들립니다. 이 꽃이 바로 화투의 5단에 나오는 바로 그 꽃이라고 아버님이 알려주셨습니다. 정말 닮았습니다. 첫날 식사는 좀 부실한 느낌이었는데, 2박째에 나오는 고기를 먹고나니 불평하기 힘듭니다. 입에서 그냥 녹아버리더군요. 식사는 식당에 모여서 하고, 좌석이 지정되어있었습니다. 노천 온천은 두 군데가 있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오후로와 후타쯔’라고 말한 것 같아요..) 가족탕은 여섯개인가 있고, 무료입니다. 사촌지간에 아침 문안인사를 나누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