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정리하려니까 길다.
사진 좀 올려보자.
파타야.
파타야에서 돌아오던 길. 암튼, 땅이 무쟈게 넓어요. 대강 씨뿌리면 뭔가 자라고 말이지.
방콕
여긴 태국의 파출소. 그냥 사진쫌 찍어봤다고..
방콕에서 단군아저씨와 “짐 톰슨 하우스 앞 간판에서 번개”를 하기로 했었다. 우여곡절끝에 만났다. 만났어.
사진은 씨얌에 있는 쏨땀집. 쏨땀맛은 역시 푸켓타운 란짠펜이 제일 좋았어. 고기 파는 집에서 만든 쏨땀이 최곤것 같아.
단군아저씨, 난 아직 빠이에 있어요.
피피
피피 들어가는 배에서.
8월 27일에 끄적 거린 것.
지금의 가장 큰 문제는 “걱정하기” 습관인 것 같아. 어깨를 움츠리거나, 웃을 때 찡그리는 것도… 근데, 뭐가 그렇게 걱정일까.
걱정한다는 건 두려워 한다는 것. 왜? 약하니까, 약하다고 생각하니까 두려운 것이다. 약하다고 생각하니까.
약한 것은 허상이 아닐까. 자기를 약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허상이 아닐까. 강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허상이겠다. 실상은 그 어느쪽도 아니다. 그냥 있을 뿐이다. 거기에 어떤 색깔을 입히게 되는 것이 문제가 아닐까.
그러나, 거기까지 가고 나서도 여전히 만약 색깔을 입히지 않은 그대로의 세상을 제대로 보게된다면, 그럼 두려워지지 않을 수 있을까, 라고 생각했다.
파타야 우드랜드 호텔.
파타야 근처에서 코끼리 타기를 해보았다.
누군가 코끼리를 타지 말아야 한다고 전에 말하는 것을 들었는데, 뭐, 타보니까 괜찮드만. 불쌍하다는 생각은 별로 들지 않았다. 짜식. 이러고 사는 거다.
진리의 성전
진리의 성전이다. 이름은 골때린다. 꼭 사이비 종교단체 같다. 사실은 돈많이 번 어느 사업가가, 모든 종교의 상징을 한군데 모아서 뭔가 그럴싸한 것을 만들어가는 중이라고 한다. 가볼만 하다.
상징적인 것. 탑이나 불상을 모시게되면 그 근처에는 자연스럽게 기운이 생기게 된다.
어제 몽땅 올리려고 했는데, 중간에 파워가 나갔다. 이 피씨방에는 귀여운 유피에스가 있는데, 그놈, 계속 삐이삐이거렸다. 무시하고 글을 써나가니 중간에 퍽, 나가버렸다.
전기.. 자주 나간다. 걸핏하면 나간다. 너무 좋아..~~
8.27 > 지칠 때까지 나이트클럽에서 놀았다. 맥주한병 사주면 될꺼라던 여자애가 “나좋아?” 라고 한국말을 했다. 당근이지 “너 이뻐” 라고 해줬다. 뭐, 그렇게 이쁘거나 그렇진 않았지만, 그래도, 예의란게 있잖아. > > 근데, 그게 오늘 자신의 밤영업에 손님이 되어주겠냐는 뜻이었다. > > 그걸 알고 나서 “엇.
이제 본격적인 여행이 시작된 것 같기도 하고, 아닌것 같기도 합니다.
이번 여행의 시작은 좀 힘들었습니다. 워낙 술마시는 것과 새로운 사람 만나는 것을 싫어하고, 만나는 사람만 계속 만나는 저로써는 말이죠. 어쨌든, 시작했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잠깐, 시간을 내서, 수첩에 지금까지 끄적거려놓은 것을 올립니다.
8.26
장스포츠랑 이글크릭을 비교해 보았다. 확실히 배낭전문 메이커가 만든 것이라 좀 무거워도 등과 어깨가 편했다. 이글크릭으로 결정.
10시에 집을 나왔다. 회현동 우리은행으로 가서 바트화환전을 하기로 했다. 어제 분명히 “내여자니까”를 MD에 녹음했는데, 실수로 지워버렸나봐.
정말 아무일도 안합니다. 트래킹도 안하고, 온천도 안가고, 목에 고리를 차고있는 카렌도 안보고, 그냥 인나서 밥먹고 책보고 요가하다가 잡니다.
지상에 천국이 있다면, 그건 빠이입니다.
이렇게 보면 그냥 우리나라 시골하고 비슷합니다. 사실 태국 북부는 많은 점에서 우리나라 이삼십년 전하고 비슷합니다. 나중에 사진이 다 올라가면 좀더 많은 얘기를 쓰겠습니다. 저쪽 피씨방에 사진들이 있는데, 거시기.. 오늘은 아스팔트 공사를 한다고 전기가 안들어온다네요. 근데, 아스팔트를 까는데, 왜 그쪽 블럭이 전기가 나가는 겁니까? 왜?
오늘쯤에는 여행기스러운 글을 써보려고 했는데, 일단 미루고 그냥 있기로 했다. 아무것도 안할 자유가 있는 곳이라고 하던데, 정말 그렇다.
5일째인가? 한국말을 쓰지 못했다. 끄적거릴때나 속으로 뭔가를 생각할때만 우리말을 쓴다. 때로는 혼잣말을 하면서 어떤 단어들은 영어로 중얼거린다. 웃긴다, 단 5일만에.
치앙마이에서 여기오는 버스에서는 운전수랑 나를 제외한 나머지 열명은 서양애들이었다. 이제는 걔들이 하는 것 처럼 길에서 마주칠 때 웃어주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 사람이 지나가면 저절로 눈을 마주치고 웃어주게된다. 하지만, 그게 뭐 대순가. 대강 살자.
빠이로 가버리자. 더이상 누구를 만난다거나 하는 것에 연연하다간 혼자만의 여행은 영영 물건너 가버리겠다.
내일 오전버스를 끊었다. 장장 이틀이나 버스와 기차를 갈아타면서 가보자. 빠이에 도착해서 마음이 잠잠해지면 다시 접속하리다.
댓글
빨강머리앤 : 빠이로 갔어? 푸켓엔 더이상 있지 않는군..^^ 나는 오사카로 결정했어..오빠보러 갈까했는데.. 집에 와서야 보겠네..10월엔 오려나? (2004-09-07 22:15:34)
소녀 : -.-;;; 기껏 쓴글이 날아갔군요 오늘 빠이로 떠나신겝니까 지금쯤 버스 아니면 기차안에 계시겠군요 차조심 길조심 모기조심하시구요 바뜨 여자는 않조심하셔도 됩니다. 그런데 두분다 나가시면 집은 누가 지키나요?
8일에 찰리아저씨가 오신다해서 잠시만 더 있기로 했다.
17000밧남았다. 25밧짜리 볶음밥과 150밧짜리 방에서 지내고 있으니 80일을 더 살수있다. 하지만 빠이까지 버스-기차로 가면 1000밧정도, 비행기는 3000밧정도 들것같다. 어딘가에 들어있던 87달러를 환전하면 교통비로 쓸 수 있겠다. 결국 빠이에서 80일넘게 지낼수있다. (1밧은 30원정도?)
들어오는 사람마다 인사를 하는데.. 썬라이즈 직원으로 보이는 갑다. 까짓, 여기서 HTML 코딩하면서 살아도 괜찮긴 하겠지만…
빠이에 한번 들어가면 아마 나오지 않을 꺼라고 하는 말을 들었다. 23일에 스프가 올지도 모르겠다. 어디서 만날지 정하지는 않았지만, 일단 빠이에 들어간 다음에 그 후 일정을 정하자.
피피에서 뷰포인트는 이번에도 실패. 너무 높아보였다. 까르마의 불쑈는 찍었다. 동영상으로.
곧바로 치앙마이-빠이로 갈지, 잠시동안 타운에 머무를지 정하지 못했다. 가져온 책은 한줄도 보지못했다.
이제야 여행하는 기분이 난다. 셀렉남. 은 베트남의 퍼와 비슷하다. 바미남이랑 다른점은 아직 모른다. 어쨌든 맛있다.
댓글
와리 : 날씨는 좋은가요? 설마 거기서 하루종일 비 맞고 있는건 아니겠지요. 여기 날씨는 갑자기 좀 더워졌네요. 그리고 일지는 적고 계시겠지요. 나중에 책으로 발간해도 좋겠는데. (2004-09-06 03:51:36)
박제권 : 자네 전화안받드만?
여기는 피피. 세번째지만 이번에도 뷰포인트는 가보지 못했다. 오늘밤엔 까르마에서 불쇼를 보기로..
luke님의 코멘트에 따라 GMT+7로 조정했다. 세상이 어찌돌아가는지 까먹어서, 날짜도 잊고 요일도 잊고 있었다. 방콕에서 여기까지는 세줄짜리 좌석버스를 탔다. 다음번에는 싸구려 에어아시아라도 타야겠다. 제일 좋은 버스라는데, 역시 밤샘 버스는 좀 힘드네.
오늘도 사진은 엄따~.
— added 2006.02 —
댓글
hanti : 최근 태국을 다녀온 친구의 홈페이지에서 맛깔나는 여행기를 읽으며 또 여행병이 도지는지 몸이 근질근질해 지는걸 느끼고 있으려니, 훌훌털고 태국으로 날아가 블로그 시간대까지 변경하신 박제권님이 한없이 부럽네요.
어쨌든 도착.
정신없는 며칠을 보내고, 이제 잠시뒤면 버스를 타고 푸켓으로 간다.
지금은 덥지 않다. 오늘 새벽에는 감기에 걸리기도 했다. (더운공기를 마시니 10분만에 완쾌)
아직 알바회사에서는 연락이 없다. ㅎㅎ
암튼, 내려가 보자고..
댓글
warry : 무사히 도착하셨다니 다행입니다. 감기도 다 낳아버리고.. 체질은 체질인가 보네요. 더워서 한시라도 있기 힘들었는데. 망망푸켓에서 좋은 추억을 만들어 보세요 (2004-08-30 12:30:10)
luke : 어 오래 계실 예정이면 블로그의 타임존을 현지 시각으로 맞추지 그래요? (2004-08-30 12:59:42)
도네이션 프로그램이 순조롭지 않았던 관계로 기대했던 경비는 모이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아래쪽에 계좌번호를 올립니다. 뭐, 벼르고 벼른 여행이니, 석달을 채우고 오고싶지만, 어쩌면, 한달만에 오게될 수 도 있습니다. 그래도, 우짜둥둥 출발합니다. 방콕으로 들어가서 그 근처에도 가보려 하지만, 어찌될진 모릅니다.
아이포드가 없는 관계로 이번에도 MD에 여러가지를 구웠습니다. 그러다가 오랜만에 엑스제팬을 들었습니다. TEARS. 이런 가사가 있습니다.
어디로 가야만 하나, 당신과 헤어지고서 이제는 지나간 시간에 물어본다. 기나긴 밤에 여행을 꿈꿨어. 이국의 하늘을 바라보며 고독을 가슴에 품고.
송별회, 같은 것을 위해 나간다.
간만에 나가본 인사동은 이젠 평일에도 붐빈다. 안씻는다는 중국인들이 무더기로 지나다닌다. 붐비는 것, 쳐다보면서 외국인이 된 것 같았다. 계속 여행을 생각한다. 붐비는 모습을 피할 생각은 없었는데, 어쨌든.
‘줄없는 거문고소리’인가. 그 골목으로 쓰윽 들어간다.
‘줄없는 거문고 소리’ 위층에는 정말로 동화속에 나올 것 같은 찻집이 있다. 어쩌면 ‘센과 치히로’가 있을 법도 하고, ‘귀를 기울이면’에 나오는 골목 어디쯤으로 연결될 수도 있다.
전영혁의 25시 오프닝이 나오기도 하고, 제목을 알 수 없는 기타연주가 흐르기도 한다.
떠나는 준비, 라고 해봐야, 별거 없다.
여행기간은 적어도 한달에서 석달정도로 예상한다. 짐, 은 가볍고 가벼운 옷들과 몇권의 책. 몸에 뿌리는 모기약. MDP, 그리고, 끝. 다른 건 상관없지만, 책과 음악을 고르기가 조금 힘들다.
여행경로는 모른다. 일단 8월26일에 방콕에 들어간다. 푸켓-피피까지는 정해졌고, 푸켓에서 적어도 열흘은 있겠지만, 그 다음엔, 치앙마이가 될지, 어떨지 모르겠다.
나올 때는 가급적 앙코르와트를 거쳐서 베트남으로 나오려고 한다. 하지만, 역시 언제 나올지,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 나오는 항공권이 없으니, 못올지도 모르겠다.
멀리있는 것은 이뻐보인다.
똑같은 것을 우리나라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지만, 방콕에 미친 사람은 방콕에 가야만하고, 미국병은 미국에 가야만 고칠 수 있다. 어쨌든, 멀리있는 것은 이뻐보인다.
또, 방콕에 가기로 했다. 이번에는 돈도 없다. 어떻게 갈지 아직은 미지수 . 어쩌면 나오키상처럼 도박을 하면서 지낼지도 모르지만, 사실은 도박같은 건 모른다. 무리다. 그러면서 일단 가기로 했다.
다행히 한 천사의 도움으로 싼 항공권 구하고, 예약도 걸었지만, 지불은? 역시 미지수.
이런 상태에서 숙소를 구해본다. 양심은 있으니, 카오산에 삼천원짜리 도미토리를 뒤져보다가, 역시 그 천사의 도움으로 싼 호텔을 구했다.
루크님이 태국에 계신다. 중간에 사진 “불을 지르고 왼쪽으로 튀어라” 가 너무 재미있다.
여행기를 읽다가..
아내와 여행할 때 한번도 택시를 탄 적이 없다. 오늘 그 사실을 알았다. 택시란 3인 이상의 사람들이 모였을 때 그들이 버스에 투자하는 돈을 다 합친 가격의 3배 이내일 때라야 내키진 않지만 탈만 하다고 본다. 위만맥 멘션까지 가는 버스비가 4밧이니까 둘이 합치면 8밧, 택시비가 50밧이니 무려 6배나 되는 가격이다. 50밧이면 쌀국수(25) 두 그릇 또는 꼬치(10) 다섯 개, 또는 계란(5)을 얹은 팟타이(15) 한 접시 먹고 고명을 얹은 밥 한 접시(20) 먹고 수박 쥬스 한 봉지(15) 마실 돈이다.
1. 숙소 호안끼엠 호수옆에 캥거루까페란 곳이 있다. (깡가루라고 해야한다) 그 까페의 왼편이 바오칸이란 숙소. 엘리베이터가 있는 흔치않은 미니호텔이다. 가격은 열심히 협상할 경우.. 싱글에 15달러까지도 가능하다. (원래는 20달러가 넘는다.)
나머지는 비슷비슷하다. 아마도 혼자간다면, 그냥 구시가의 퀸까페나 프린스같은 곳에 묵어도 괜찮겠다. 가격은 트래블게릴라를 참고하자.
하지만, 처음에 협상을 잘해도, 나중에 나올때는 말이 달라진다. 조식포함이냐, 세금포함이냐.. 등등. 그냥 조식불포함으로 못을 박고 세금포함해서 협상을 하자. 물론.. 그렇게 해도 체크아웃할때는 다른말을 할꺼다. 그래서, 기분이 상할 수 있으니, 미리 각오하자.
2004 6 28
어제밤에 두시에 바래다드리고, 어찌어찌하여 방에 들어왔다. 자괴감 같은것. 나는 강한 인간이 아니다. 수시로 우울해진다. 요즘엔 더 심하다. 그래도 글을 쓰는 동안에는 아무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나마 견딜만 한 하다.
저 사진을 클릭해보면, 위에 쓴것 같은 글이 써있다. 호숫가에 앉아서 자기가 쓴 글을 사진에 담는, 그럴싸해보일라고 발악하고 있었다.
2004.6.28 10:30 마사지샵
제대로된 베트남 마사지를 프랑스식 창문너머 호수가 보이는 집에서 받는다. 베트남 맛사지, 받아볼만하다.
여기서도 한국인이라고 하면, 주변에서 뭐라 뭐라 자기들끼리 떠드는 소리에 귀가 아파질지도 모르니 조심하자.
24:07 호엔끼엠 옆에서
날씨가 나쁘다. 그래선지 별로 덥지 않다. 이젠, 내 영어도 꽤 잘 통한다.
현지인 까페골목을 걷다가 길에서 메실주 같은 것을 팔고 있었다. 지나쳐 걷다가 용기를 내어 물었다. 손짓, 발짓. 그 아주머니는 완벽하게 비위생적인 플라스틱통을 열어보이며 젓가락을 주었다. 하나 먹어보라는 시늉을 한다.
‘돈을 내야하나?’, ‘얼마짜리지?’
속으로 궁금해하며 먹어보니 너무 짜다. 짱아찌 같았다. 천천히 씹어보는데, “한봉지 주랴?” 는 시늉을 한다. “노 땡큐 - 착한 아주머니, 사드리고 싶지만, 너무 짜다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