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30 호엔끼엠 호숫가.
힘든 하루였다. 고독은 별로 좋지않다. …… 호안끼엠 호숫가에서 비가온다. 담배를 피우고 귀여운 베트공 여자경찰과 이야기한다. 저 호수가운데 섬까지 가겠느냐. 고 묻지만, 당연히, 가고 싶지 않다. 힘든 하루였다. 고독은 별로 좋지않다.
혼자하는 여행은, 완전히 혼자하던가, 아니면 친구를 끌고가라. 주변에 사람들은 다들 동행이 있는데, 혼자만 싱글이라면, 상당히 외롭다. 그건, 그들이 친절하거나 아니거나에 상관없이 겪어야 한다.
21:55 황룡호텔(게스트하우스..)
들어오는 길에 리셉션이란 놈이 붐붐을 하겠느냐고 묻는다. 그래, 고독을 달래는 데는 붐붐이 최고겠지.
6⁄23
공항버스를 타기전까지 집에 앉아서 TV를 보았다. 거기선 대망을 해주고 있었다.
대망이라니… 이제 겨우 원숭이가 사무라이가 되기위해 뛰어다니는 중이었다. 이거 이십몇권까지는 읽었는데.. 지난번에 서점에서 삼십권넘게 나와있는 것을 보았던 것 같다.
소설을 쓰려면 저정도는 써야하는 걸까.
13:40 대림역 앞 공항버스 정류장.
항상 누군가와 함께 서있던 곳에, 혼자 서있으려니 뭔가가 허전했다.
14:12 공항버스
다시한번 모든 것을 뒤에 두고 떠난다. 하단전에 마음을 모으고, 어깨와 목에서 힘을 풀었다. 요즈음 단전호흡을 다시 시작하고 있다.
더운나라 베트남. 옷을 입고서는 잘 수 없었다.
더운나라 베트남. 찡그리지 않고서는 앉아있을 수 없었다.
하지만, 이틀간의 폭염이 지나고, 나머지 삼일은 어떤 휴양지보다 한가하고, 여유로운 공간으로 변신해버렸다.
하노이에서 기억나는 것들…
1. 호수 하노이 시내 한가운데에는 이런 호수가 있다. 다시 이곳을 거닐고 싶다.
2. 구시가 한없이 느끼한 냄새로 가득한 로컬마켓. (구시가쪽에 있다.)
3. 음식 이건, 두부. 길거리에서 손가락에 때가 잔뜩 끼여있는 사람들이 만든다. 맛있다.
4. 길건너기 오토바이들이 저렇게 달려올때 길을 건너는 방법은?
녹색대학 본관에 딸린 식당에서 밖으로 나오면 바로 이런 풍경이 눈앞에 있습니다. 녹색이죠.
땅콩
“우리는 J’s bar에서 밤이 새도록 땅콩을 까먹고, 맥주를 마셨다”, 고 하고싶지만, 대신에 기숙사의 어느 방에서 새벽까지 땅콩을 까먹고, 막걸리를 마셨습니다. 한병에 800원이라던가..
J’s Bar는 아니었지만, 건축공부하시는 분 답게, 방안을 단순하면서도 아기자기하게 꾸며놓고 계셨습니다.
죽
아침이 되니, 속이 쓰리고, 죽을 것 같다는 환자가 발생했는데, 영화판에 계시다가 이쪽공부를 하고계신 어느 원생께서 죽을 쑤어주셨습니다. 짧았던 이번 여행에서 가장 맛있던 음식은 죽!
남들은 학교때 다하는 여행에, 이제야 마음을 빼앗겼다.
이제.. 마음속의 길을 따라가다보면, 다음은 라오스가 될까, 아니면 터키가 될까.
팜응우라오 거리는 말 그대로 여행자 거리이다. 주변에 큰 시장이 있었고, 거리에는 숙소들과 여행자를 위한 많은 여행사, 서점, 식당, 술집들이 즐비해 있었다. 여행자의 입장에서는 이런 곳에 오면 그냥 마음이 편해진다. 여행자를 위한 편의 시설들이 잘 갖추어져 있고, 다른 여행자들을 쉽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곳에서는 영어도 잘 통한다. 다른 나라를 여행하다가 이런 여행자 거리를 가끔 마주치게 된다.
간송미술관은 일년에 두번만 열린다. 5월과 10월.
지금은 겸재할아버지의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물론 작품은 촬영금지다. 다만, 미술관의 촬영은 가능했는데, 아기자기하고 이쁘게 꾸며놓았다.
그런데, 5월과 10월을 제외한 나머지 기간에는 여기서 무얼하는 걸까, 무척이나 궁금했다.
이런 건물은 허물거나 개조하지 말고 이대로 보존해주었으면 좋겠다, 싶은, 무척이나 튼튼해보이는, 구식의 건물이다.
미술관의 뜰에는 고려시대의 것으로 추정된다는 탑이랑 불상들이 서있었다. 사진은 좀 희귀해보이는 문양이 새겨진 탑이었다. 역시 뜰에 서있다. 친구나 연인이 손잡고 있는 듯한 문양이다.
겸재할아버지의 작품은 사실… 이렇게 오래된 유리판 너머로 보는 것보다는, 대청마루에 앉아서 거문고 소리를 들으며 쳐다보라고 그린 것이었을 텐데…
소쇄원에는 녹색대학 생태건축학과 대학원생들과 함께 갔었다. 교수님중의 한분께서 설계하신 의재미술관 견학도 함께 하기로 했다.
무등산(이라고 생각하는데… 암튼)을 오르는 길은 꽤나 번쩍거렸다. 들러서 막걸리라도 한잔 해야 한다 싶었다.
의재미술관의 첫인상은 숲속에 무언가 있는 것 같은데, 전혀 튀지 않는 현대건축물이네, 라는 느낌이었다.
어떻게 네모난 건물이 산속에 들어서 있으면서 전혀 튀지 않을 수 있을까.
차근차근 설명을 들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건축가의 ‘창의성’을 느낄 수 있었다.
드나드는 사람들의 수는 적었다. 게다가 외국인이 더 많았다. 어딘가, 론리플래닛따위에 실려있으리라.
어찌어찌 기회가 되어 담양의 소쇄원에 가보았다.
광주까지 KTX를 이용해주었는데, 계속 시속 300K는 아닌 것 같았다. 어느 순간 방송으로 ‘지금 시속 300KM로 운행중입니다.’ 라고 말하길래, 창밖을 보았더니, 경치가 시시각각 바뀌는데, 꽤나 빠르다.
KTX내부는 어쩌면 약간은 비행기 기내와 비슷한 느낌. 아줌마들은 신기한 것을 타셨다는 투로 끊임없이 이야기하시고, 옆자리의 아저씨는 트림을 하신다. 아무래도, 트림은…
십년정도 전에 남원에 가본 적이 있었다. 다 잊어버려서, 혹시나, 전라도의 산은 좀, 특별하지 않을까했지만, 항상 보아온 우리땅의 산과 강과 논이다.
U10보다 무겁다. 펜탁스 P50보다 가볍다. 딱.. 그 정도다.
수동기능에 재미붙여서 기변 못한다는 사람도 있었는데, 단점도 있지만, 장점으로 커버된다고 했다.
사실 가장 원하는 것은, 조리개랑 셔터스피드랑 ISO만 쉽게 변경 가능하고, 35mm SLR의 28mm정도 화각이 보태지는 정도인데..
이것도 되고, 저것도 된다는, 나에겐 필요없는 기능들을 제공한다는, 디카들.. 종류가 너무 많다. 제대로 산건지 의심되지만, 그래도, 쓸만한 녀석임에 틀림없다.
사진이나, 조작성도 U10과 P50의 딱, 중간인데.. 지금은, 구매과정에서의 소소한 일들이 약간 답답하게 느껴진다.
댓글
자주 들락거리는 사이트에서 존 스타인벡이 58세의 나이에 애완견 한 마리와 트럭하나를 타고서 미대륙 횡단 여행을 했다는 이야기를 읽었다.
“이 나이에 혼자 프랑스산 푸들 한 마리를 데리고 장기간의 자동차 여행을 한다니, 나는 지난 겨울 상당히 심하게 앓았고 따라서 모든 지인들이 여행계획을 듣자마자 내 건강을 걱정하며 극구 만류했지만 사실 이렇게 부실한 몸이야말로 내가 이번 여행을 떠나고자 하는 가장 큰 이유인 것이다. 나는 이미 너무 많은 남자들이 일정한 나이가 되면 주치의를 만나 콜레스테롤 수치 등을 체크 받은 후 “어쨌든 이젠 나이가 들었으니까요.
타운-피피 피피에 가는 날.
원래는 번지점프를 하기로 되어있었지만, 다행히도.. 보수공사중이었다. 대신 로얄타이에서 오일 마사아쥐를 했다. 나는 온몸을 꾹꾹 비틀어주는 타이마사지가 최고지만, 친구들은 부드러운 오일마사지가 더 좋다고 한다.
맛있던 바미국수도 먹고, 피피로 가는 배를 탔다. 배가.. 상당히 좋았다. 에어컨도 나오고. 여기서 MD를 들었다. 시간 날 때 들을라고 서울서 밤새 녹음했었지만, 실상 이때까지 켜보지도 못했었다. 다행히 선곡을 잘했다며 칭찬받아서, 기분 좋아졌다. 그렇다. 나.. 단순하다.
배위에서, 기분좋아하는 모습.
동생의 “두발로 바다가리기”
이것은 선곡 리스트
방콕-왕궁 역시 38도라고 했다. 오늘은 왕궁을 가야만해. 어제는 너무 더워서 아유타야를 포기했으니.. 왕궁이라도..
숙소를 나서며
배(르아두언)을 타러가는 길도 꽤 걸을만했다. 짐을 들고 다녀서 힘들긴 했지만서도, 이쪽에 있는 숙소들도 괜찮지 않을까. 길도 한산하고, 평온해 보였다. 방콕에서 걸었던 길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길이다.
(파쑤멘 이던가.)
이 요새앞의 공원에서 여섯시쯤에 무슨 태극권같은 것을 한다고 해서, 함 가보고 싶었지만, 더위탓을 하며 말도 꺼내지 못했었다.
꽤 비싸보이던 커피샵. 나중에 함 가보고 싶긴한데, 너무 럭셔리해보였다
중간에 부두로 들어가는길을 놓칠뻔했다.
더운 방콕 38도라고 했다. 이 사진에서 열기가 느껴지지 않는가? 저 두사람은 거의 쓰러지려는 듯이 걷고 있었다.
그런데. 왜 그늘로 걷지 않은 거지? 어이~
아점
딤섬을 먹을 생각으로 열심히 뒤졌지만, 가끔가는 한남동의 딤섬 집과 다를 것 없는 맛이었다. 이때 한참을 헤매던 까오산. 지금은 자연스럽게 떠오르지만, 까오산의 그 시장통이 그때는 참 어렵게 느껴졌었다.
대신 국수집은 대 성공. 이때부터 태국의 모든 음식은 내 입맛에 딱맞을 꺼라는 것을 확신했다. 다른 친구들은 이 국수이후로 아무것도 못먹었다.
아쿠아(aq.co.kr)에 오늘 올린 것을 그대로 포스팅합니다.
시작 딱 10년 전에 프로젝트 완료기념으로 회사에서 태국에 보내줬었습니다. 생전 처음 외국으로 나가는 거라, 멋모르고 쫓아가서 일주일동안을 끌려다니기만 했습니다. 마지막날 간신히 도착했던 피피.
그때 이후 저에게 ‘세상에서 가장 편한 꿈같은 장소’ 는 로달람베이였습니다.
계속 다시 가보고 싶었고, 작년부터는 꼭 병난 것 처럼 안달했었는데, 드디어 지난주에 갔습니다. 방콕 푸켓 피피.
아쿠아의 후기랑 리뷰도움을 너무 많이 받아서 (에.. 작년에는 유료회원이었는데, 이번에는 무료회원으로 … ^^) 저도, 함 써봅니다.
카오산은 무척 더웠습니다.
38도라고 했는데, 정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세 발자국만 걸으면 쓰러지는 정도였습니다.
서울에 내려갈 때 기장이 6도라고 했는데, 잘못들었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한국말안내에서도 6도라고 하더군요.
비행기도 놓쳐보고, 럭셔리 호텔에도 묵고..
지금은 다시 방에 들어와, 전에 하듯 한밤중에 끄적거리고 있습니다. 잘 다녀왔습니다.
카오산은 무척 더웠습니다.
38도라고 했는데, 정말인지는 모르겠지만, 세 발자국만 걸으면 쓰러지는 정도였습니다.
서울에 내려갈 때 기장이 6도라고 했는데, 잘못들었나, 싶었습니다. 그런데, 한국말안내에서도 6도라고 하더군요.
비행기도 놓쳐보고, 럭셔리 호텔에도 묵고..
지금은 다시 방에 들어와, 전에 하듯 한밤중에 끄적거리고 있습니다. 잘 다녀왔습니다.
국왕께서 다스리시는 나라. 타일랜드에.
방콕의 카오산에서, 피피, 그리고, 까따비치.
여행의 컨셉은, 노숙자에서 럭셔리까지 (또는) 먹기 !
그건 그렇고, 여행계획은 가급적 한달이나, 길어도 한달반전에 시작하자. 석달전에 시작하면, 준비하다가.. 지친다. 아.. 시간이 .. 안가…
댓글
hanti : 오우~ 부럽습니다. ㅠ.ㅠ 저도 예전에 3박4일로 방콕에 다녀온 적이 있었죠. 태국, 정말 볼거리 많고 재미있는 동네입니다. 준비물에서 컵라면은 다른짐이 많으시다면 빼셔도 좋을듯 합니다. 현지에도 컵라면은 많거든요. 물론 한국 라면과는 다른 맛이지만 현지 컵라면을 종류별로 먹어보는 재미도 쏠쏠하지요.
추웠다. 그리고, 바람도 많이 불었고, 우리는 산이란 것에 익숙한 인간들이 아니었다.
건강이 않좋아서 약을 먹고, 맘을 편히 가지는 것도 한계가 있다. 헬스를 끊고, 심지어 산에도 올라갔다. 왠지 다 나아버린 듯한 느낌.
어쨌든, 오늘 갔던 북한산에는 바위가 많았다.
우이동 계곡.. 물은 맑았지만, 겨울이라 발을 담그지는 않았다. 사진으로 봐도 아주 깨끗하다.
옛날에 고기 구워먹고 그릇씻고 내려오던 그런 계곡이 아니다. 함부로 들어가서도 안되고, 이제는 고기 구워먹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아마도, “스위스가 아름다운 이유는 스위스 국민들이 자연을 아끼고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여기는 종로 반줄
사진기는 U10, 조명이 어두우면, 화질은 후지다.
어쨌든 여기 찻잔은 상당히 이쁘다. 저기 저 주전자를 문지르면, 주전자의 요정이 나와서, 노래를 부른다.
사진은 하프만 나온 녀석을 골랐지만, 실제로는 눈앞에서 연주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나는 과연, 저 연주자는 대학 들어갈 때 하프를 사서 들어갔을까. 라는 상념에 잠겨서 평생 처음으로 “라이브” 하프연주를 들었다.
영풍문고 앞의 공사장에는 “문화재” 가 보인다. 청계천 밑에 숨어있던 문화재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봐도, 담벼락일 뿐. 나중에 가까이서 보게되면, 더 이뻐보이겠지?
시립미술관에서 한중일초상화전 관람.
윤두서의 초상화를 실물로 보았다. 우리나라 할아버지들은 대개 고집이 있어보였다.
옛날 높은 사람들은 손톱을 길게 길렀다. 아마도 긴손톱을 가져도 불편하지 않다는 상징성 때문인 듯.
대개의 초상화는 사실적이다.
청대 의자에 조각은 이뻤다
전족.. 정말 작다. 가장 작은 발은 금련이라고 불렸다. 연꽃을 닮는다나.. 그다음이 은련, 동련이다.
기대한 만큼은 아니었지만, 나름대로 볼만했다.
전시실 옆에는 “천경자 전시실”이 있었다. 초상화전 쪽도 좋았지만, 사실 이쪽이 더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