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의 길

거의 매일 산보를 한다. 산보할 때마다 위파사나 명상의 한가지인 ‘대상없는 주시’를 한다.

때로 주시가 아닌 백일몽에 빠져서 걷기도 한다. 실컷 상상을 하고나서야 아 잡생각에 빠졌구나 하며 알아차리기도 한다. 그 잡생각의 내용을 보면 대개는 내가 무언가 대단한 일을 해내고 우쭐대는 내용이다.

어릴 때부터 확인한 결과 상상을 하려면 ‘내가 진짜로 기뻐하는 모습’을 상상해야한다. ‘누군가가 나를 부러워하는 모습’을 그리는 것은 소용이 없다. 건강만 상할 뿐이다.

어쨌든, 나에게 그런 욕구가 있다는 것을 알아채면 그런 나를 잘 쓰다듬어주려고 한다. 명상이 잘 안된다고 스스로에게 짜증낼 때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마음속에 그려놓은 상” 이다. 그 이미지가 “과정”이냐, “결과”냐 이다. 과정에 집착하게되면 최종 결과보다는 과정자체의 치열함에 빠져버리게 된다. 가장 멀리해야 할 상황이다. 예를 들면, 이원희선수가 했을 이미지 트레이닝은 “금메달을 따는 영광의 순간”일 것이지, “땀흘리며 연습에 몰두하는 자신의 모습” 은 아닐 것이다. 전자를 트레이닝하면, 후자는 자연스럽게 따라온다. 후자를 이미지화하면, 연습만 죽어라 하게될 수도 있다. (출처 - 내블로그)

전에도 비슷한 말을 적어놓았었다. 그런데, 옳은 말이긴 한데, 목표를 잘 설정해야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공식을 떠올릴 때면, 결국 정해진 답이란 것이 존재하지 않고 내가 걸어갈 길을 내가 선택할 뿐인건가, 라는 생각이 뒤이어 떠오르고, 그러고 나면, 그 다음에는 어딘가 허공을 보고 있는 느낌이 든다.


added 2017.06.14. 그 허공을 보고있는 느낌이 떠오를 때의 마음도 바라보기로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