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방에 남아있던 마지막 한국친구가 떠났다. 이 친구는, 국사편찬위원회의 김점숙선생님을 알고있었다. 세명만 건너면 아는 사람이다. 태국에서까지. 어쨌든, 열시에 57밧짜리 못생긴 버스를 타고서 메홍손으로 떠나버렸다. 또, 혼자다. 약간 친해졌던, 귀여운 일본 아가씨도 오늘 떠난단다. 또, 혼자다.
조용하고, 아무도 없는 곳에, 혼자서 있으려고 여기까지 찾아와놓고서, 사람을 사귀고, 힘들어한다.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고 했는데 말이지. 그것도 마음대로 되는 건 아니야.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라고 하는 문장을 홉스인지, 누군지가 말했다는 대목을 읽고 나왔다. 어쨌든, 간단하지 않아.
밖에 나가려는데 백원짜리 몇개뿐. 급하게 생활비 저장소를 뒤졌지만, 아무것도 없다. 한푼도.
혹시나 하며 서랍을 뒤지니, 지난번 베트남 여행에서 남은 미국달라가 보인다. 음모론자의 성화 달라.
뿌듯해 하며 집을 나선다. 조만간 어딘가에서 착한 사마리아인이 나타날꺼야…
담배끊은지 12시간째. 7/18 1:09 AM 코가 뻥뚫린 느낌이다. 머리는 약간 무겁고, 띵한 느낌이다. 아직 완전히 띵띵한 느낌에 다다르지는 않았다. 내일 아침이면 너무 맑아서 쨍한 느낌을 느낄 것이다.
이년간의 금연생활을 2월에 망가뜨렸었다. 알바든 뭐든 일을 잡는게 아니었는데 싶다. 어쩌면 2년째가 되어 담배를 원할 때였기 때문에 다시 피운 것일 뿐, 알바는 핑계였을 수 도 있다. 어쨌든, 이번에 끊으면 또 2년은 버티겠지.
담배를 끊으면서 커피도 동시에 끊었다. 대신 베트남에서 사온 연꽃차를 마신다. “은”과 같은 금속향이라는 와리의 말이 맞는 것같다.
요즈음 최소한의 품위 유지비를 위해서 알바를 하고 있었다. 다목적 무결점 서버, 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정체불명의 소켓서비스다. 기능은 없다. 그냥 서버다.
어쨌든, 그것을 만든다고 용돈을 주는 사장님도 (그저께의 사장님과는 다른 회사) 대단하지만, 뭘 만든다고 딱 말하기도 힘들면서 코딩은 계속 하고 있는 나도 신기하다. 결과물이 궁금해서 계속 만들고 있는지도.
그래봐야 생기는 액수는 뻔하다. 먹고 사는 것은 부모님과 동생에게 신세지니까 별문제 없다. “이상의 날개”보다는 럭셔리하다고 자부한다. 결혼도 안했고 직장도 없다. 인생에 대해 고민한다는 핑계로, 여행이나 다니고 있는데…
그 친구도 그럴까, 혼자서 마음 속으로만 상당히 좋아하던 친구가 있다. 오늘 결혼한단다. 양복을 입고 가서 기쁜 마음으로 축하해줘야지.
그 친구를 떠올리니, 왠지모르게 붉은 돼지의 음악하고 딱 맞아 떨어지는 기분이다. 붉은 돼지를 닮지는 않았다. 그 친구는 남자고, 어딘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들었다.
그 친구는 상상도 못했겠지만, 언젠가는 그 친구와 함께 지중해로 떠나서 이렇게 쉬고 싶다, 고 생각한 적도 있었다.
지중해.
좋지않은가?
댓글
와리 : 그 친구분도 지중해 가고 싶어 할겁니다.
1. 내 인생의 책과 영화(가장 인상적인 영향을 준 영화와 책)는?
가장 깊은 영향을 준 책을 정할 때는 항상 망설이게 됩니다. 하루키, 류, 데드먼드 모리스 등등. 전에는 데드먼드 모리스의 “털없는 원숭이” 라고 말하곤 했었는데요. 지금 생각해보니, 진짜로 영향을 준 책들은 하루키의 단편들이었구나, 하고 생각합니다. “치즈케이크 모양을 한 나의 가난”이라는 단편있지요? 자주 펼쳐보지는 않지만, 그 글을 읽을 때의 느낌같은 것이 항상 마음속에 남아있었구나, 싶습니다.
영화는, “사랑의 블랙홀 “. 빌 머레이와 앤디 맥도웰이 주인공으로 나오는 영화였어요.
2017.07.25 추가 : 지금은 유투브에서 볼수있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ICInf9FU5GU
—— 원문 ——
어쩌다가 보게된 다큐멘터리 “Who Wrote The Bible”
몇장면 캡쳐해보았다.
나그함마디. 이집트 남부.
이런 황량한 땅에 영지주의자들이 수도원을 만들고 공동생활을 하게된 것은, 압박과 박해를 피해서 였다. (콘스탄티누스 대제 시절이다.)
저 거대한 바위틈에 건조한 기후덕에 지금까지 보존될 수 있었다. 그나저나, 저런 땅에서 살아가는 것은 어떤 삶이었을까.
나그 함마디 문서.
그 유명한 도마복음도 나그 함마디 문서중 일부이다.
제일 오래된 (현재판본과 동일한) 성서가 발견된 캐더린 수도원이다.
프랜즈를 가지고 듣기공부를 시작한지 딱 일주일째. 오늘 101을 끝냈다. 기념으로 여기저기 프랜즈 까페를 찾아다녔는데.. 뒤져보다가 발견한 건터에 관한 글을 읽고서 이남자를 자세히 보게되었다.
(건터에 대한 길고 긴 자료) 약간 가져왔다…
이 남자, Central Perk에 가면 볼 수 있는 사람, ‘건터’라 불리는 남자입니다. 그의 하얀 머리는 실은 염색입니다. (612) 그리고 언제나 멋진 (어떻게 보면 촌스러운 색깔) 셔츠에 진한 원색의 넥타이를 하고 일합니다. 건터는 독일 이름입니다. 그렇다면 건터의 부모님은 독일계라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 친구들은 이름에 성에 미들네임까지 있는데, 건터는 그냥 건터입니다.
방금 추천한 책에서 골목길에 대한 이야기가 기억나서 한마디.
여름이면, 내가 살던 곳의 골목길에는 “평상”이란 것이 펼쳐지곤 했다. 동네 아저씨들이 바둑을 두기도 하고, 할머니와 아주머니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하기도 했다. 또, 우리또래의 아이들이 모여서 놀기도 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요즘에는 골목골목으로 드나드는 자동차 때문에 그런 약간의 공동체적 분위기조차도 허용되지 않는다. 난 골목길을 걸으면서 뒤에서 비쳐지는 헤드라이트에 미리부터 길옆으로 비켜줄 때마다 .. 이게 사람살라고 만들어놓은 곳인가.. 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나도 언젠가는 차를 사겠지.
시작한 일을 끝맺지 못하고 떠나거나, 조금만 늘어져도 상대적으로 큰 지루함을 느낄 때, 나의 끈기에 대해서 불만스러워지곤 했다. 스쿼시와 요가를 거쳐 이번에는 헬스클럽에 등록했다. 과연 저 지루한 러닝머신위에서 내가 며칠이나 더 버틸지 알 수 없지만, 그래도 20분을 채울 때마다 나에게도 혹시나 지구력이란 것이 생길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해본다.
요가는 집에서 혼자할 정도가 되었으니, 이번에는 필라테스를 해보려했는데, 분당에서만 한다고 해서 헬스클럽에 등록했다. 알고보니 “필라티즈”라는 이름으로 신사동에서 배울 수 있었네. 어쩐다.
참장공도 배우고 싶었는데 불광동에서 “참장공”을 전문적으로 하는 분이 제일 유명하신 것 같았다.
‘당당당’을 아느냐.
볼 때마다 주선생님을 존경하게 만드는 영홥니다. 지금 슈퍼액션에서 틀어주고 있네요.. ^^
댓글
eouia : 주성치 넘 좋아요. :) (2003-12-18 06:37:32)
지나다 : 주성치도 그의 영화도 좋긴한데… 블코 새글목록 도배의 압박이 심하네요… (2003-12-18 06:53:12)
jinto : /어우야님(맞죠? ^^), 전.. 주선생님이라고 부릅니다. /지나다님, 음.. 블코 새글에는 더이상 올라가지 않도록 했습니다. 그.. 어차피 오는 분들은 RSS리더를 쓰실테니.. (2003-12-18 18:38:23)
와리 : 잊지못할 주문 : 뽀로뽀로미~ 서유기 월광보합 (A Chinese Odyssey Part1 Pandora’s Box)과 서유기 선리기연(A Chinese Odyssey Part2 Cinderella)을 몇번이나 보았던지.
산타클로스를 언제까지 믿었는가, 동생은 3학년까지라고 했답니다. 나는 아예 처음부터 믿지 않았는데…
그런데, 동생은 그보다 더 놀라운 사실을 이야기 했습니다. 자신은 6학년까지.. 아버지가 “6백만불의 사나이” 인 것을 의심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동생 : “그럼.. 고모는 뭐하고 있어?” (고모님은 철원에 사십니다.)
아버님이 눈가에 손을 얹고 눈을 지그시 감고서..
아버지: “뚜뚜뚜뚜…, 아 우물가에서 빨래를 하고 있군..”
라고 하면, 동생은 눈이 똥그래지면서,
동생 : “우와, 그게 다 보여?”
라고 너무너무 놀라와 했더랬답니다.
아.. 오늘도 6백만불의 사나이는 직원들이 다 나가버린 공장에서 와이프와 함께 바느질을 하고 계신답니다.
내년도에 …
배우고 싶은 것 : “전통 목 공예”, “단청”, “만다라”
갖고 싶은 것 : “레츠 노트북 R2B”, “자동차”
하고 싶은 것 : “일본여행”, “푸켓여행”
그리고.. 쬐끄만 텃밭을 가꾸는 것.
전통목공예나, 단청, 만다라.. 같은 것.. 아.. 손으로 뭔가 그럴싸한 것을 만들어낸다는 생각만으로도 두근두근..
P.S.
자.. 이중에서 단청과 목공예는 아마도 전통학교에서 들을것 같고.. 140..
레츠는.. 250정도에 월말에 정식 수입개시 예상.
자동차는 보류
일본 여행은 1월말쯤.. 갈듯.
이런 글을 쓰다보면 역시 위키가 더 좋은 면이 분명히 있는데…
역시 동생이 “어둠의 루트”를 통해서 구워온 CD였습니다. 이것 언젠가 아주 오래전에 본 기억이 있는데 다시봐도 정말 좋습니다. 영화에 대한 자료는 여기에 잘 정리되어있네요. 클릭해보면 노래도 나오는데, 꽤 좋습니다.
기억에 남은 장면들은 “구름의 평원” 씬하고, 바로 이 장면
비행정을 고쳐서 돌아와 “지나”씨에게 보여주는 장면입니다. 이 비행장면, 너무 아름답더군요.
파시스트가 되느니 돼지쪽이 나아
언젠가 그리스 해변 사진들을 모은 적이 있습니다. 부럽네요..
아름다운 지나씨
노래하는 지나씨
비행정을 만드는 “피오”
오.. 비행기를 만드는 과정이나, 필름을 만드는 과정이나, 모두모두, 노가다라는 것을 알 수 있다.
refer를 들여다보는데, 어딘가 알 수 없는 곳에서 검색에 걸렸더군요. (아.. 요즘 검색엔진마다 다니면서 사정하고 있습니다. 제발 제 도메인좀 지워주쇼라고..)
오늘 제 홈피를 방문한 분은, 글쎄, 한일번역기를 통해서 들어오신 분이더라구요. 그분이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를 일본어로 번역해서 보고 있더군요. 잘, 이해는 안되는 상황이지만, 암튼, 그런 사람도 있었답니다.
포스팅하기전에 가만히 들여다보니 “소바”를 검색어로 친 거였습니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 “君がそばにいても” 라고 해서 소바가 검색에 걸린거죠. (키미가 소바니이떼모, 라고 읽는 것 같습니다.
동네 만화대여점에 매일 드나들 때에 “음양사”를 발견했었습니다. 나에게 꼭 맞는 내용!
한참후에 소설로도 보았고, 오늘은 동생이 “어둠의 루트”를 통해서 구해준 씨디로 영화를 보았습니다. 영화자체로는 별로지만, 소설과 만화를 알고있는 상태에서는 안보고 지나갈 수 없는 영화입니다.
히로마사는 사실, 꽤나 높은 사람이었는데, 만화에서는 그냥 웃기는 인간정도로만 등장했었습니다. 히로마사와 세이메이가 만난 것이 하늘에도 나타날 정도로 큰 사건이었던 것은 영화를 보고서 알았습니다.
사실 저는 영화를 보는 내내 이쁜 것들에 눈이 갔습니다. 이쁜 정원, 이쁜 나무집, 이쁜 옷.
인터뷰 다큐멘터리 “가족”을 그때는 못보았었는데, 오늘 낮에 재방송 해주더군요. 등장인물이 질질짜고 소리지르는 종류의 소위 “드라마” 라는 것은 절대로 보지 않습니다만, 이건 안볼 수가 없더군요.
역시 연기가 들어가지 않은 “날것으로의 이야기” 만큼 사람을 울리는 것은 없나봅니다.
“모녀 관계는 절대로 아버지와 아들은 모르는 거예요” 라고 말하는 부분에서는 꽤나 부러웠다구요.
밤샘의 여파로 낮에 잠을 자고는 저녁때 일어나 인간극장을 보았습니다. 이번에는 “버스를 사서 그림여행을 하는 화가”의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역시 자기일에 미쳐있는 모습은 아름다운거네요. (아.
2017.06.10 추가 -
원글의 링크가 깨져서 유투브 동영상을 첨부합니다. 제 기억으로는 저 동영상이 대한민국 전통무예제의 영상입니다.
— 원글 —
지금까지 본 모든 무술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힘있는 것은, 선관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아주머니한분이 나오셔서 품세를 보이시는데, 초반부터 아.. 이거 보통이 아니네. 라는 생각이 들게만듭니다.
헌데, 그 옆에 조용히 앉아계시는 아저씨들이요.. 나중에 이분들도 품세를 보여주시는데, 장난이 아닙니다. 아주머니의 품세가 끝난후 불이 꺼지고 잠시후에 이분들 품세가 나옵니다.
전에 “무림의 고수를 찾아서” 라는 제목으로 인간극장인가에서 방송되었었습니다.
매년 반복되는 행사로써, 올해에도, 오가나이즈된 삶을 살아보고자, 교보를 두시간정도 뒤졌습니다.
저는 두꺼운것, 무거운 것 싫어합니다. 심지어 선물받은 좋은 지갑들을 마다하고, 이 녀석을 쓰고있습니다.
여기에다가, 교통카드겸용 신용카드 한장, 명함 몇개정도만 넣어다닙니다. 뒷주머니에 넣어놓으면 딱 좋죠. 뭔가 큰것을 들고다니는 걸 극도로 싫어합니다.
–
다이어리도 많이 시도했습니다.
대학때는 양지다이어리, DAILY A4를 썼었는데, 일기장으로만 쓰고 그닥.
회사들어갔더니 시스템다이어리란 것을 줬었는데, 일정이 계속 바뀌리란 것을 몰랐기 때문에 엉망이 되어버림.
이것 저것 시도 (혼자서 대강 줄쳐진 노트 들고 맘대로 쓰기도하고.
꿈꾼 내용을 적으려다가, 실패하고 말았다. 역시 블로그에 모든 일을 솔직하게 쓰자고 했으면서도, 그러지 못하는 부분이 있는 것을 알았다.
–
그러니까 꿈은, 한참을 들여다보면, 그 깊은 내용이 보일 때가 있다.
그리고 그게, 항상 아름답지만은 않다.
댓글
무명녀 : 꿈을 글로 옮겨보려는 시도, 이해합니다. 전 거의 악몽이라 일부러 잊어버리려 하는데.. 박제권님은 한번 해보시죠…연재로. (2003-11-26 10:57:46)
jinto : 네, 좀 아름다운 넘이 걸리면 함 해볼라고 기다리는 중입니다~ (2003-11-26 11:32:44)
와리 : blog=思念波 bloger=satorare 자신의 생각,꿈(사념파)이 다른사람에게 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