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

벌써 두해째다

박제권
집사람을 모시고 여행을 가고 싶지만, 사정이 그리안되네. 오랜만에 식구들 사진이다. 마누라 블로그에서 긁어왔다. 하늘에 떠다니는 커다란 구름을 보니 푸켓생각이 간절하다. 못 가본지가 27일이 되면 꼭 2년이되는구낭. 매일 매일 땅과 붙어있는 하늘을 보는게 일이었는데….

뒤집어 엎기

박제권
사이트 하나를 뒤집어 버렸다. 결과는 PPT 하나, DOC 하나. 그리고, 수정된 50개정도의 JSP 파일들. 새벽즈음에 내 뒤에서 동생이 한참동안이나 내가 하는 짓을 쳐다보고 있었다. 브라우저 다섯개, 울트라에디터, 텔넷 두개, 윈엠프. 그리고, 키보드로 뭔가를 계속 두들기면서 여기에 뭔가를 끄적 거리더니, 다른 파일을 열고 그쪽으로 복사하고, 이름을 바꾸고, 다시 복사하더니, 다른 파일로 옮기고, 그리고는 if 나 for 같은 단어를 몇개 쓰고는, 한참동안 노려보더니, 그것은 또 저쪽 파일로 복사하고.. 중간중간 브라우저에서 F5한번씩 눌러주고

어째서...

박제권
오늘은 사무실에 가지 않는다. 사무실… 이라고 해도, 이제 시작하는 곳이고, 요즘은 자금문제로 상당히 고달프다. 아무튼, 오늘은 휴일. 기계를 켜고, 메신저로 동생과 얘기한다. [제권] 어째서.. 오늘은 여덟시 반에 눈이 떠지냐고… [제권] 쩝.. [동생] 좋은 현상이지 뭐 [동생] 아침에 잠간 오빠를 째리다가 나왔어 [동생] “아아 부러운걸” 이러면서 [제권] 아… [제권] 그래서.. 깼군.. 썰렁.. 하다. 어쨌든, 그래서 깬거군. 댓글 빨강머리앤 : 천만에 말씀 만만의 콩떡~!!! 나는 째리기만했지만, 아부지는 시계를 맞춰놓고 나가시던걸.

머리카락 자르다.

박제권
가정용 이발기라는 것인데.. 원래 구입목적은 우리집 강아지의 털을 자르는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서, 가끔은 집에서 잘라주기 위함이었다. 이것을 발견한 나는, 참을 수 없는 호기심에, 내 머리에 손을 대고 말았다. 사실 머리를 아주 짧게 자른 사람들을 보고 은근한 부러움을 느꼈었는데, 이것을 발견하고는 당장 시험해보고 말았다. 덕분에 쥐파먹은 영구가 되었다. 나중에 여동생이 퇴근한 다음에 망치면 삭발하겠다는 다짐을 해주고서, 전체를 12미리로 균등하게 해준다는 부속품을 끼우고 전체 재작업했다. 작업결과, 이제는, 다행히, 아주 이상한 머리는 아닌것 같다.

동생이 읽은 - 무라카미 류 - 69

박제권
1969년 봄이었다 그 날, 3학년 최초의 종합시험이 끝났다. 아마도 내평생 최악의 성적이 될 것 같았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나의 성적은 끝없이 하강해 갔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부모의 이혼, 동생의 갑작스런 자살, 나 자신이 니체에 경도했다는 것, 할머니가 불치의 병에 걸렸다는 것, 때문이라고 하면 거짓말이고, 그냥 공부가 싫었을 뿐이다. 나는 보았다. 무엇을? 영원을. 그것은 태양에 녹아드는 바다. — 동생의 미니홈피에서 댓글 전은정 : 무라카미류…소설 읽다가 생각이 깨졌져. 놀라워라~ (07.

선물

박제권
동생이 생일선물로 신발을 사줬다. 내가 원한 것은 “가볍고, 통풍이 잘되고, 이쁘고, 작은” 신발 이었는데, 그런 것은 명동에 가면 있을꺼라고 했다. 진지하게 골라봤지만, 잘 안골라지던데…. 결국, 이 넘을 보구서 맘이 끌렸다. (동생말로는 나온지 좀 된 모델이라나) 음.. 반바지에 어울릴 듯한 모양이다. 나에게 신발을 선물한 동생은, 일본에 갖다오시는 회사분을 졸라서 유카타(!)를 선물받았단다. 유카타!

무의도에서 몇개의 표정

박제권
내가 물려준 스타텍을 쓰던 동생이 “와아이이뜨” 라고 선전하는 놈을 사왔다. 그게 카메라가 달렸나보다. 엄첨 찍어댄다. (테이블에 있는 것은 스노우캣 혼자놀기!) 그러더니 갑자기 낙서를 한다. 우울해 하는 것은 건강에 좋지 않더라는 말을 해주고 싶지만,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았다. 동생이 이런 낙서를 쓴건, 스노우캣 때문.. 둘이서 코로나를 세병 먹고, 피나콜라다를 한잔 마셨다. 그리고는 현찰이 떨어진 것을 알고 막막해 했다. 나가는 배는 들어올 때 표를 끊었으니 문제없지만… 그래서, 컵라면을 먹어야 했다.

실미도 가는 길

박제권
무의도 및 실미도에… 금요일, 토요일해서 이틀동안 갔다왔다. 실미해수욕장의 석양. “인생은 궁극적으로 혼자사는 것이다.” 라는 진리를 깨달아가는 여동생이, “혼자서 여행간다면 부모님이 절대로 안 보내줄 것이므로” 함께 가기를 강요했다. 무의도는 서해에 있는 섬인데, 그냥 가볼만하다. 금요일에는 섬까지 들어가는 배가 하루에 한번 있었다. 토요일부터는 두번씩 간단다. 섬.. 이다. 섬.. 요즘 서해에 있는 섬들에 자주가는데.. 혹 가실분계신가. 무의도도 한번 가볼만 하다. 석모도도 이뻤는데, 여기도 꽤 괜찮다. 무의도 옆에는 실미도가 있다. 영화 촬영을 한다고 했는데, 끝났는지 어쨌는지 아무것도 못봤다.

인도사이다

박제권
사진을 첨부하면 정말 좋겠지만, 없다네요. 며칠전에 동생과 함께 길을 걷다가 갑자기 흥얼거리게 되었어요. 그럴때가 있지 않나요? 어떤 멜로디가 머리를 계속 맴돌고, 아무리 그만두려고 해도, 결국은 입으로도 흥얼거리게 되는 그런 증상요. 그때 흥얼거리던 것이 바로. 인도, 인도, 인도사이다.. 사이다 사이다 오땡큐. 좀 멋있는 노래였거나, 혹은 로시니의 “도둑까치”의 서곡 같은것이었으면 좋겠지만, 어쩔수 없지요. 아무튼 노래를 흥얼거리다가 동생이 전에 인도에 갔었던 기억이 났어요. 그래서 물어봤지요. “인도에 사이다가 있더냐?” 한동안 바라나시라던가.. 갠지즈강가의 안개.. 머 그런거를 회상하는 듯한 표정을 짓더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