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는 극장에서 “The Incredibles”라는 영화를 보았습니다(80밧). 꽤 볼만했습니다. 어제는 치과에 가서 스케일링을 하고 디북이란 레스토랑에서 훈제연어를 먹었습니다. (스케일링 + 폴리싱 = 600밧)
오늘은 25밧짜리 버스를 타고 카론 비치에 가서 눕는 의자를 빌렸습니다. (100밧) 그리고.. 코코넛을 먹었습니다(30밧). 숟가락을 달라고 해서 속을 긁어먹기까지 했습니다. 이렇게만 놀고 있으면, 바보되는 건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여기는 디북이라는 레스토랑입니다. 프랑스음식과 태국음식을 먹을 수 있습니다. 두가지 종류 모두 꽤 잘한다는 소문이 있는 집입니다.
이제는 태국말이 조금씩 들린다. 정확하게 들리는 단어도 아주 조금은 있고, 심지어 문맥과 느낌만으로 대강 무슨말인지 알아듣는다. 하지만, 가지고 온 태국어교본은 보지 않는다. 주변 사람들은 석달이상 머물면서 왜 태국어 공부를 하지 않는지 궁금해 하기도 한다.
나에겐 지금 아는 정도만으로 충분하다. 더 이상은 배우고 싶지 않다. 한국 사람들이 나와 이야기할 때는 우리말로 이야기하다가 바로 옆의 태국사람들과는 태국어로 유창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바로 그 순간에 갑자기 느껴지는 어색함, 내가 잘 모르는 언어로 이야기하는 사람들 사이에 앉아있다는 느낌.
가끔 이분 사는 모습을 보고있으면, 그래, 참 잘 사시는구나 싶다. - 그러니까 당신들도 이렇게 살아.
하도 네팔과 캄보디아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두군데는 꼭 가봐야만 할 것 같다. 네팔. - 고통스런 산행에서 생동감 느껴
절과 스님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좋다. 자네 서러운가
지식노동자는 40대에 이르면 탈진상태에 이르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일자체는 좋아하고, 회사에서도 필요한 작업이고, 사람이다. 하지만, 더이상 이 일이 나에게 도전의식을 주지는 못한다. 글에서 주어진 해답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지만, 문제 자체는 마음에 든다.
오늘 이 동네에서 망사업을 하고 있는 KTI의 모과장님을 만났다. 이미 기계도입이나, 기술이전은 끝났지만, 밍기적대면서 완료 사인을 안해주고 있는 태국의 전신전화국을 씹다가, 한국도 똑같다면서 약간 욕해주었다. 중국이나, 베트남이나, 한국이나, 태국이나, 갑은 모두 비슷하다. 당연하다. 갑이란 돈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권력을 누리려는 사람이다.
미래에는 컴퓨터 프로그래머라는 직업은 사라질 것이라는 말을 너무 많이 들어왔다. 나 또한 그리 생각했다. 컴포넌트들이 잔뜩 등장할 것이고, 이것들을 대강 조합만 하면 될꺼라는 둥. 그런 말을 많이 들었었다. 정말 그럴까?
비자런을 하러, 라농으로 갔다가 카오속에 들렀다, 왔습니다. 3일 걸렸습니다. 라농의 미얀마 이민국이 미얀마의 “해피버쓰데이” 로 인하야 단축업무를 한다고 하더군요. 덕분에 라농에서 하루 잘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쪽은 SUTA게스트하우스가 깔끔하고 이뻤습니다만, 거기 사진은 없습니다.
푸켓에서 태국 본토로 나가는 다리입니다. 사라신 다리. 짧은 다립니다. 저 다리를 건너서, 여섯시간정도를 달려 라농에 도착했습니다. 넓은 나랍니다. 버스.. 버스.. 버스..
라농에서 하루자고, 태국이민국에 들렀습니다. 관공서는 다 똑같습니다. 어쨌든 시키는 대로 뭔가를 끄적거렸습니다. 하기전엔 떨리지만, 하고나면 하나도 안무서운 것이 공문작성과 국가고시죠.
아침에 눈을 뜨면서 ‘아, 또 지구최후의 날이었던가’ 라고 생각했다. 내 생전에 오긴 올건가, 그날이. 어쨌든, 최후의 날을 맞아 지구의 표면 일부를 떼어낸 후 이를 우주로 들어올렸다. 그런 힘겹고 상상 안되는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타운이 꿈의 배경이었다.
아무 생각없이 걸어다니긴 했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니 공기가 희박할 것 같아. 그걸 느끼는 순간 숨쉬기가 힘들어졌다.
도대체 나와 함께 있던 그 인간들은 누구를 상징하고, 삭막한 서부영화에 나오는 마을같던 그 동네는 어디를 상징하는가. 태국의 일반적인 인간들이 살아가는 판자집을 상징하는 것도 같지만, 잘 모르겠다.
나오키 상의 이야기는 전처럼 재미있지는 않았지만. 음모론을 닮아서 링크걸어둔다.
지나간 기회…다.
초콜렛아가씨와의 이별 몽환적이다…
재미있는 물품들 - 역시 이진법시계가 제일 탐난다.
앗, 로봇찌빠다.
구글의 비둘기
키스
빠이에서 자유롭던 엘리다스 아저씨는 먼나라로 떠나신다. 엘리다스님은 미스코리아 뺨치는 여인의 인도여행 길잡이였다. 땅은 넓고 동네는 작다. 모두가 서로을 알고있다.
엘리님, 블로그에서 하나, 둘,셋, 넷
경제학은 언제나 우리 사회라는 시스템에 대해서 명쾌한 답변을 주는 것 같으면서도 난해함을 잃지 않는다. 언제나.
이정우님의 아트인 컬쳐 처음1,처음2,두번째 하나, 둘, 셋, 그리고, 헨리다거라는 사람에 대해서
언제나 머리 속 조언자의 의견을 따랐다. 그가 그만하라고 하면 나도 하기 싫어졌고, 그가 하라고 하면 나도 하고 싶어졌었다. 회사를 들어갈 때도, 나올 때도, 사람을 만날 때도, 언제나 그렇게 했었다. 이성적으로 생각해서 반드시 책임져야 할 자리에 있었다고 해도, 내 기분이 우선이었다. 언제나.
소크라테스처럼, 보이지 않는 조언자를 따라서 행동하고 있다고 뻥을 쳤지만, 사실은 기분에 따라 행동했을 뿐이다. 이쁜 행동이다 아니다를 말하기는 힘들지만, 경우에 따라, 타인을 배려하지 않았다는 (해야만 하는 경우에도) 이야기도 된다. 별다른 합리적 근거가 없다면, 한번 뱉은 말은 지켜야 하는 것이겠지만, 그러지 못했다.
잠시만 여기 있다가. 비자런을 하러 캄보디아나 말레이지아에 갔다와야겠다. 그리고, 다시 싼 항공권을 기다려야지.
곪아서 수술했던 발목은 오늘 아침에 보니 완전히 나았다. 이쁘게 흉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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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그리는 상에 딱맞게 모양이 만들어지지 않으면 견디지 못하는 인간들이 있다. 블로그에 코멘트하나 달리는 것도 길이를 조절해두었다. 이상한 것에 집착한다고 생각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런 것 하나에도 내가 그리는 상이 있다.
뭐, 그런 종류의 사소한 것들에도 집착하곤 한다. 마음에 안들면 괴로와 한다. 그래서 나와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은 가끔, 저 인간이 이번엔 뭐가 맘에 안들어서 저러나 하고 갸웃거릴 때가 있다.
여기는 다시 푸켓, 메모리를 읽을 수 있어. 그간 찍은 사진들 올린다.
차 게스트하우스, 끄라비. 주인아저씨가 착하다. 직원들도 착하다. 장기로도 지낼만하다. (쪽방 120밧)
코란따로 가는 선착장이었다. 바다로 나간 길위에 이런 것이 있었다. 주유기 삼형제.
그중 맏형으로 보이는 녀석에게 물었다. 너희는 배에다.. 주유하는 녀석들이냐? … 대답은 없었다.
배의 의자다. 나무다. 흔들린다. 어쩌면 삼년쯤뒤에는 썩어있을지도..
세계에서 몰려온 여러 국적의 인간들이 타고 있다. 좋다. 그 독일 아가씨들은 어디에 묵는 걸까.
접안시설이 안되어있는 섬에서 나오려면 이렇게 작은 배를 타고 나와야 한다.
아직도 사진은 못올렸지만, 내일 떠나기로 했다.
다 좋은디, 싸고, 사람들 좋고, 바다 이쁘고, 하늘도 이쁘고, 근디… 외롭다. 너무 많이 외롭다.
빠이랑 비슷한 분위기이긴 한데, 배낭들이 모여있는 곳이라기 보다는 서양에서 온 온갖 국적의 커플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싸니까.. 젊은 커플들에게는 이보다 더 좋은 곳은 없겠지?
수영하고, 밥먹고, 뽀뽀하고. 술마시고.
방금도 어떤 커플이 나혼자 밥먹는 앞에서 한시간은 뽀뽀를 한 것 같다. 음.. 그리구.. 방으루.. 들어가드라구.. 짜슥들.. ㅜㅜ
염장도 이런 염장이 없어요.
사랑을 나누기에 정말 좋은 곳.
푸켓에 있을 때, 호기심에 찾아보았었다. 폴 니츠가 1950년에 작성하고, 이후 냉전시대에 전략교과서로 쓰였다는 문서 “NSC-68”. 이 정도는 되어야, 분석보고서라고 할 수 있겠다. 그동안 써온 “사업계획서” 라던가, “업무분석 보고” 따위는 이 문서에 비하면 새발의 피 정도로 보인다. 정치적으로 올바르거나 말거나 일단 일을 하려면 이렇게 해야겠다.
또 다른 호기심이 생겼었다.
There are three kinds of people, those who can count and those who can’t.
라는 문장을 어딘가에서 보았는데, 한번 보고나니까, 계속 눈에 띄였다.
어제 옆자리에 있던 일본인 청년이 오늘 내가 묵는 숙소의 레스토랑에 앉아있었다. 말을 걸까 말까 망설이다가 걸어보았다.
이름은 오노에 다이스께, 별명은 류!.. 그.. 무라카미 류랑 같은 류, 다. 한자로는 용이라고 쓸껄? 말을 걸고, 이것 저것 이야기하는데, 브라질리언 탬버린이라는 판테이로를 꺼내서 잠깐동안 연주를 해준다. 헉. 너무 잘하잖아. 멋져. 예술이다.
혹시 엑스재팬을 아는가. TEARS에서 “이고꾸노 소라(이국의 하늘)” 분을 불러주었더니, 중학교때 밴드에서 드럼을 했고, 엑스를 꼬피했었다고 말했다. 헉. 아티스트다. 함께, 구레나이를 잠깐 불러보았다. 옆자리의 서양애들이 쳐다봤을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라이레에 다녀왔다. 이뻤을 것 같다 옛날에는. 지금은 공사중인 곳이 많고, 호텔들은 너무 비싸고. 게스트하우스도 비싸다. 후미진 곳에 몇개 있긴 했지만, 별로 머물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이것들은 어제 오늘 찍은 사진들.
떠나기 전날이던가, 푸켓타운에 비가 억수로 왔었다.
버스를 타고서 타운을 떠나 코팡안으로 출발. 하지만, 중간에 이 버스에서 내려서 끄라비로 왔다.
여기는 끄라비 타운의 선착장. 물냄새가 나고, 밤이건 낮이건 몇명의 사람들이 서성이고 있다. 한밤중에 여기 앉아서 물냄새를 즐기고 있었다.
쓸데없는 인간이, 내 여자친구의 어깨에 손을 얹길래 한참을 싸우는 꿈을 꾸고 깨었다. 그리고 나서는.. 다시 잠을 청했는데, 이번에는 이런 꿈을 꾸었다.
끄라비 타운을 걸어가는데 발뒤꿈치를 얼룩덜룩한 뱀이 콱물었다. 겁도 나고, 귀찮기도 해서 빨리 떼어버리려 했다. 헌데, 가만히 보니 뱀이 나를 물고 있는 모양이 너무 필사적이었다. 마치 지금의 내 모습과 비슷해보였다. 이봐.. 내 고기를 얻으려면, 따끔하지 않게, 몰래몰래 물었어야지. 독이 잘 퍼져나가게..
뭐, 동감같은 것을 하면서 쓰윽 쓰다듬어 주었더니, 껍질이 벗겨져 버렸다.
끄라비다.
어쩌다보니 이리로 와버렸다. 여기는 타운의 차(CHA)게스트 하우스.
아무런 계획도 없고, 어제 오늘 주워들은 몇마디 정보가 끄라비에 대해 알고 있는 모든 것. 그래서, 그냥 라이레라고 하는, 육지 속의 섬 이라는 곳까지 곧바로 들어가려고 했다.
“끄라비는 세군데로 나눌 수 있어요. 타운. 아오낭. 라이레” “라이레에 내려서, 선착장에서 오른쪽으로 쭈욱 들어가면.. 들어가면 들어갈수록 싼 게스트하우스가 나와요” “아오낭은 빠통이랑 비슷하게 번화해요.”
그리고, 라이레는 락클라이밍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를 전부터 들었었다. 어제 아리랑에서 잠깐 나왔던 락 클라이밍.
버스를 타고 한참을 가고 있었다. 버스 앞에 AIR라고 쓰여있는 것들은 에어컨버스다. 그넘들은 절대로 에어컨을 끄지 않는다. 내 바로 뒷자리에 앉아있던 서양커플이 “프로즌 업” 될 것 같다고 떠들었는데, 그 단어를 듣는 순간 아이스크림이 연상되었다. 배가 고파서 그랬나보다. 문제는.. 에어컨 버스가 아닌 일반버스는 진짜 덥다는 것.
어쨌든, 오는 길에 갑자기 머릿속에서 코팡안에 가지마라, 는 말이 들려왔다. 분열초긴가? 너무 분명하게 들려와서, 한참 고민했는데, 결국은 끄라비로 가기로 했다.
길거리에서 또 셀렉남을 먹었다. 수랏타니에서는 국수만 먹는다.
치앙마이에 들어갔을 때, 남아공에서 왔다는 흑인 부부 에이브러험과 도나를 만났었다. 서로의 일정을 물어볼 때 나는 “아 윌 고우 투 빠이, 앤 메이비 스테이 데어 포에버”라고 말했었다. 그 부부는, 농담도 잘하셔, 라는 눈빛으로 한참이나 호탕하게 웃어댔었다.
삼주뒤에 빠이에서 어슬렁대고 있을 때, 갑자기 그 부부를 만났다. 나를 만난 그들은 포옹을 해대면서 한참동안이나 반가운 인사를 나눴었다. 며칠 후에 내가 빠이를 나올때 맥주를 권하면서 (우리나라 사람처럼..) 끝까지 무! . (고 포 잇!)이라고 했었다.
여기는 코시레라고 하는 푸켓의 가장 가난한 마을. 밤에는 사고가 나도 경찰이 오지 않는다. 마약과 범죄의 소굴. 양철로 만든 집과 판자로 만든 집, 그리고, 마약상으로 거부가 되었다가 잡혀들어간 사람이 만들어놓은 궁궐같은 집. 뭐 그런 것들이 있다. 사진은 양철집. 더운 날에는 뜨거운 양철지붕이 되겠다.
그리고, 바다가 양철집 바로 앞에 펼쳐져있다. 물고기를 잡으면서 살아가는 까만 사람들이 살고 있다.
아이들은 신발을 신지 않거나, 혹은 한짝만 신고 있다. 한짝.
이 사진은, 한달동안 여행사 체험을 도와주신 미스코리아 뺨치는 아가씨.
지금 태국시각은 2004년 11월 5일 오전 6시 5분.
서울은 8시 5분. 다들 출근하시는 중이겠다.
뭐하다가 이 새벽에 일어났는가, 옆방에 사는 미스코리아 뺨치게 이쁜 아가씨가 방문을 두드려서라고 해도 믿을 사람은 없겠지? 믿거나 말거나다.
어쨌든. 오늘 새벽에는 해뜨기 전에 목성이랑 금성이 만나는 장면을 볼 수 있다고 하는 말을 들었다. 여기서 보면 더 가까이 있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그림이 머리속에 그려졌다. 맞나?.. 어쨌든 방금 금성과 목성이 만나는 장면을 보고 들어왔다. 꿈을 꾸는 것 같다.